더 밝게 더 기쁘게
드디어 오늘, 연중시기 마지막 평일미사입니다. 내일부터 대림시기이고요. 연중시기 보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무엇보다, 누구보다 저는 저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잘~했다! 그동안 이거저거 행사하고 강론쓰느라고 그동안 고생 많았지? 대림시기, 성탄시기 또 고생해야해~ 행사 잘~하고, 강론 잘~ 준비하고, 사목 잘~ 하고!”
그러면 연중시기 마지막 평일미사인 오늘, 요한 묵시록이 전하고 있는 종말은 무엇인가... 요약하면, 천사가 용을, 곧 악마이며 사탄인 그 옛날의 뱀을 붙잡아 천년 동안 움직이지 못하도록 결박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에 대한 증언과 하느님 말씀 때문에 목이 잘린 이들이 살아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천년을 다스립니다. 그리고 어좌에 앉아 계신 분 앞에 심판을 하는 생명의 책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생명의 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불 못에 던져져서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새 하늘과 새 땅이 펼쳐지고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단장한 신부처럼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옵니다.
이렇게 요약해 보았는데... 요약을 해도 기네요~ 우리 교구에 구약성서의 대가는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님이시고, 신약의 대가는 민병섭 바오로 신부님이십니다. 그 신부님께서 요한묵시록으로 박사학위를 쓰셨는데 요한묵시록 11장의 “두 증인”에 대해서입니다. 이 세글자로 성경의 대가가 박사학위를 써도 모자람이 있는 성경인데, 하물며 제가 성경을 요약, 설명한다고... 가끔, 제가 강론한다는 것이 참 어이없고 황당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 어줍잖은 실력으로 감히 성경을 설명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고요. 다만 조금씩 공부한 것이나 묵상한 것을 나눌 뿐입니다. 저는 오늘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를 “두 번째 죽음”과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죽음은 단순히 인간의 육체적 죽음을 의미하지요. 두 번째 죽음은 하느님과의 영원한 단절입니다. 하느님에 의해 취해지는 최후의 영원한 형벌... 제가 이것만큼은 면하고 싶다고 여러분들에게 여러번 말씀드렸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주님과 가까이 붙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행, 선의 실천이 이를 면하게 합니다. 그러니 틈만 있으면 선을 행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 새롭게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천지창조로 시작된 성경이 이처럼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 신천 신지로 마치게 되는 의의가 참으로 깊고도 원대한데, 이런 거룩한 이름의 이미지를 신천지가 망치고 있으니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전의 하늘과 땅, 바다도 사라지고, 질적인 측면에서 이전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면모를 가지고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에, 묵시록 뿐만 아니라 성경 전체가 이 장소를 향하고 있고, 네비게이션처럼 우리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새롭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전에 존재했던 하늘과 땅이 그 성격이나 본질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약간의 수정, 개량한 리모델링이 아니라 그 이전 것은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는, 구조나 본질에 있어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가 출현한 것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예수님의 비유말씀처럼,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새 부대에, 우리가 새 술이 되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는” 준비를 합니다. 성형수술을 하고 돈을 많이 벌고 명품을 두르고 승진을 하고... 이런 외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고 봉사를 하고 선행을 실천하고 주님 영광을 위하고 사람을 도우려 희생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치장하는 “단장한 신부”로 “차리는” 준비입니다. 현실의 부동산, 건물주가 아니라 저 하늘에 부동산 부자가 되길 바랍니다.
첫댓글 “단장한 신부”로 “차리는” 준비를... 아멘...
저하늘의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