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늘은 '수해복구작업(?)을 했습니다.
그냥 두고 바라볼 수만은 없었지요. 제 성격 상으로도......
물론 다른 날처럼 새벽엔 제 일을 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잠을 잤고, 6시 경에 다시 깨어났습니다.
잠깐, 까페의 글을 다시 한 번 확인 한 뒤, 시계를 보니 7시가 되어,
아침을 먹었습니다.
당근 한 쪽, 고구마 한 개, 한 컵의 우유.
이제 우유는 내일로 끝이 날 것이며, 냉장고 안이 점점 비어가고 있었습니다.
언제 장을 보러 간다지? 가면, 또 어떻게 간다지? 하고는 있었지만,
제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비가 그친 상태고, 어차피 어제, 그저께 비가 내려... 엉망이 된 꽃밭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거지요.
그래서 아예 일할 생각을 하고,
장화를 신고, 팔토시도 끼면서 나갔습니다.
그리고 꽃밭을 한 바퀴 돌아보니,
아무래도 '새 물길'을 만들어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다음에라도 또 비가 오면, 물길이 있어야 물이 내려갈 터고, 그나마 더 이상의 꽃밭을 파헤칠 원인을 제거해 버려야만 할 것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시작된 일은......
(그런데 일을 시작했더니, 사진 찍을 틈도 없드라구요. 그래서 일을 하면서도 망설이다가(사진을 찍으려면 장갑도 벗어야지, 카메라 조작도 해야지... 더구나 자동으로 제 모습을 찍기 위해선, 각도도 맞춰야지, 설치도 해야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라서요.)
(그렇지만 아무래도 안 되겠기에,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새로운 물길을 만들어 주었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지치드라구요.
사실은 전날 마셨던 막걸리의 뒤끝이 좋지가 않아,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였거든요.
그렇지만,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기도 내키지 않아... 계속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는데요,
어찌 보면, 이 꽃밭을 새로 조성하는 기분이기도 했답니다.
처음에 할 때는 이런 것까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계획도 없이 했던 건데,
만약에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이제... '여러가지'를 고려해가며 꽃밭 설계를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런 건, 여기 와서 이 일을 하면서... 스스로 배웠답니다. 언제, 이런 일을 해봤어야 말이지요.)
아무튼 저에겐, 생각지도 않았던...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호미 한 자루 가지고요.
물론 그만큼의 정성을 들였기 때문에, 얼추... 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젠 지쳤고, 얼마나 일을 했는지도 몰랐는데,
물길 바닥에 자갈을 깔아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그건 뒤로 미뤘답니다.),
해가 잠깐 나기도 했고, 저도 기운이 없어,
‘그만 하자.’며 일을 멈추고 숙소 안으로 돌아왔는데,
시계는 11시 반이드라구요.
그렇다면 정확히 4 시간을 일을 했던 것인데요,
'아, 그 시간에... 일을 했으면, 상당히 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드는 겁니다.
물론 '헛짓'을 한 건 아니지만,
'화가'가 그림 그릴 생각은 않고, 꽃밭 만들기에(그것도 보수작업) 한나절을 보내다니......
그렇다고 오후에 그림작업을 한 것도 아니랍니다.
(뭔가 하고는 싶었는데, 기운도 없고... 생각도 정리가 되지 않아서... 내내, 하는 둥 마는 둥... 일요일 오후를 다 보내고 말았답니다.)
허긴, 저런 일은 맘만 먹으면 할 수도 있지만,
'그림 그리는 일'은, 맘 가지고만은 안 되는 일이기도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