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독소가 뜨니까 보툴리눔 독소의 인기에 편승해서 ‘바르는 보툴리눔 독소 ’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보툴리눔 독소라는 단백질에서 근육 이완작용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만 유전자 재조합 방식을 통해 생산해서 바르는 제품으로 만들면 됩니다. 그러나 피부 흡수율이 문제입니다. 피부는 인체를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보호막의 역할을 합니다. 피부를 통해 약물이 흡수되려면 우선 분자량이 작아야만 합니다. 비타민C나 몇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작은 분자는 각질층을 통과할 수 있지만 보툴리눔 독소 단백질에서 피부를 통해 흡수가 되려면 분자량을 줄이기 위해 아미노산의 숫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선결과제인데 이 부분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분자량이 큰 단백질의 피부 침투율을 높이는 다른 방법으로 원하는 약물과 함께 피부각질층을 잘 통과할 수 있는 운반체(carrier)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리포좀과 같은 기름기성분으로 비타민C를 잘 흡수되게 만든 화장품이나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식의 인슐린 제형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보툴리눔 독소 단백질분자 정도의 크기를 흡수시켜줄 수 있는 운반체는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이런 기술적인 문제들로 인해 바르는 보툴리눔 독소가 현실화되기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입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바르는 보톡스’ 제품들은 기존의 보톡스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주름 예방에 효과적인 성분들을 이용해 마케팅 차원에서 이름을 붙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2. 보툴리눔 독소를 안 맞으면 주름이 더 심해지나?
처음 보툴리눔 독소를 시작하기 전에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가 나중에 시술 받다가 안 받으면 혹시 주름이 더 생기거나 더 보기 싫지 않냐는 점입니다. 그러나 보툴리눔 독소를 중간에 그만둔다고 해도 주름이 더 심하게 잡히는 것은 아닙니다. 최소한 시술 받기 전의 상태로 원상회복될 뿐입니다. 다만, 보툴리눔 독소로 인해 팽팽하던 얼굴이 4-5개월 지나면서 주름이 다시 잡히니까 예전보다 주름이 더 심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보툴리눔 독소는 오히려 주름이 깊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예방효과가 있습니다.
3. 보툴리눔 독소는 시간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는데
보툴리눔 독소를 일단 생리식염수에 희석한 이후는 보톡스의 약효가 감소하기 때문에 냉장 보관하여 4시간 이내에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미국 FDA). 그런데 한 명의 보툴리눔 독소 주름제거시술에 필요한 보톡스의 용량이 1/3병이나 혹은 반 병 밖에 되지 않으므로 환자를 여러 명 모아서 시술하거나 희석 후 4시간이 지난 보툴리눔 독소는 버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보면 보툴리눔 독소를 냉장보관해서 4주간 경과해도 약효가 떨어지지 않는 걸로 밝혀졌고 보툴리눔 독소B형인 마이오블록은 액상으로 냉장 보관해서 2개월 이상 쓸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보툴리눔 독소가 도입된 초기는 물론이고 요즘도 한 병을 따면 다 못쓰기 때문에 2-3명이 함께 오면 싸게 시술해 준다는 병원이 있습니다. 잘 몰랐던 초기에는 어차피 버릴 건데 싸게 시술해주자는 측면도 있었던 것 같고 냉장 보관해도 문제가 없다는 걸 다 아는 요즘에는 일종의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하는 측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4. 보툴리눔 독소를 몇 년간 계속 맞아도 되나요?
보툴리눔 독소는 처음 사람에게 사용되었던 1970년대 이후부터 1989년 미국FDA 승인을 받은 이래 보툴리눔 독소의 부작용은 전부 보고되어 있지만 장기적인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약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안검 경련과 같이 2-3개월에 한 번씩 반복적으로 수십 번을 맞은 사람들도 아직까지 장기 투여에 따른 부작용은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주름의 경우에도 2004년 미국피부과학회에서 캐루더스 박사가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1987년 이후 장기적으로 총 853회 반복 시술을 받은 50명의 사례에서도 부작용이 거의 보고되지 않아 보툴리눔 독소의 장기적인 안전성이 입증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