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日有懷(춘일유회: 봄날의 감회)
章臺迢遞斷腸人(장대초체단장인) 멀고 먼 한양 땅에 님 보내곤 애가 타서
雙鯉傳書漢水濱(쌍리전서한수빈) 한 쌍 잉어 속에
편지 써서 한강가로 보냈어라.
黃鳥曉啼愁裏雨(황조효제수리우) 꾀꼬리는 새벽 빗속에 서글피 울고
綠楊晴裊望中春(록양청뇨망중춘) 푸른 버들은 싱그럽게 휘늘어져
봄빛을 바라보았어라.
瑤階寂歷生靑草(요계적력생청초) 섬돌은 고즈넉해 푸른 풀로 덮여 있고
寶瑟凄凉閉素塵(보슬처량폐소진) 정답던 거문고는 먼지 앉아 처량하구나.
誰念木蘭舟上客(수념목란주상객) 그 누가 생각해 줄까
목란배 위의 나그네를
白蘋花滿廣陵津(백빈화만광릉진) 광릉나루에는
흰 개구리밥 꽃이 만발해 있겠지.
※ 참고
1. 지은이는 조선시대 소실 이옥봉
2. 章臺(장대)는 중국의 전국시대 진왕이 함양에 세운 궁전 이름이다.
여기서는 한양.
3. 迢遞(초체)는 멀 초, 갈마들 체, 역말 체 이므로 아주 멀리 보내다.
4. 斷腸人(단장인)은 끊을 단, 창자 장, 사람 인 이므로
사람의 창자가 끊어지다. 애가 타다.
5. 雙鯉傳書(쌍리전서)는 쌍 쌍, 잉어 리, 전할 전, 글 서, 편지 서 이므로
잉어 한 쌍 편으로 편지를 보내다 .
6. 漢水濱(한수빈)은 물가 빈 이므로 한강 물가.
7. 黃鳥(황조)는 누를 황, 새 조 이므로 꾀꼬리.
8. 曉啼愁裏雨(효제수리우)는 새벽 효, 울 제, 근심 수, 속 리, 비 우 이므로
새벽 빗속에 근심스럽게 울다.
9. 綠楊晴裊(록양청뇨)는 초록빛 록, 버들 양, 갤 청, 간드러질 뇨 이므로
푸른 버들은 싱그럽게 휘늘어져.
10. 望中春(망중춘)은 바랄 망, 바라볼 망, 봄 춘, 가운데 중 이므로
봄빛을 바라보다.
11. 瑤階寂歷(요계적력)은 옥돌 요, 아름다운 옥 요, 섬돌 계, 고요할 적,
지낼 력, 겪을 력 이므로 섬돌이 고즈넉하다.
12. 生靑草(생청초)는 날 생, 푸를 청, 풀 초 이므로 푸른 풀이 돋다.
13. 寶瑟凄凉(보슬처량)은 보배 보, 큰 거문고 슬, 쓸쓸할 처, 서늘할 량,
쓸쓸할 량 이므로 보배로운 거문고는 초라하고 쓸쓸하다.
14. 閉素塵(폐소진)은 닫을 폐, 가릴 폐, 힐 소, 질박할 소, 티끌 진,
먼지 진 이므로 먼지로 덮이다.
15. 誰念(수념)은 누구 수, 생각 념 이므로 누가 생각해 줄까.
16. 木蘭舟上客(목란주상객)은 나무 목, 난초 란, 배 주, 위 상,
손 객, 나그네 객 이므로 목란배 위의 나그네.
17. 白蘋花滿(백빈화만)은 흰 백, 네가래(개구리밥) 빈, 꽃 화, 찰 만 이므로
흰 개구리밥 꽃이 만발하다.
18. 廣陵津(광릉진)은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한강 나룻터.
19. 이 漢詩(한시)는 옥봉 시집에 올려져 있지만
허난설헌 작품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다.
옥봉의 정확한 출생과 사망연월일은 미상인데,
옥봉의 한시 속에 나타난 사건. 년도 등으로 추정하면,
有婦男(유부남)인 조원(1544년생)과 1564년에 옥봉이 결혼했으니
이때 대략 15살 정도로 추정된다.(옥봉의 출생년도는 1550년으로 추정)
한편
허난설헌은 1563년생으로 15살(1567년)에 김성립과 결혼하여
1589년 27살에 사망하였다.
옥봉의 사망년도가 임진왜란 중인 1595년경으로 추정되니깐
옥봉이 약 13년 먼저 태어나 허난설헌 사후 6년을 더 생존한
말하자면 옥봉과 허난설헌은 同時代를 살고 간 詩人이다.
첫댓글 멀고 먼 한양 땅에 님 보내곤 애가 타서... 푸른 버들은 싱그럽게 휘늘어져... 섬돌은 고즈넉해 푸른 풀로 덮여 있고 정답던 거문고는 먼지 앉아 처량하구나. 심난했던 마음들을 어쩜 이리도 표현을 했을까요~~~허난설헌과 옥봉....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좋은 한시 감사함으로 다녀갑니다.남은 시간도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