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늦은 오후...
무심코 작업장 앞을 지나다가 잠시 걷게된 외진 가마의 뒷편길...
발자욱을 내딜 때마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푹신푹신한 편안함...
무심코 고개를 내려 아래쪽을 내려본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흘러 화려한 지난 봄의 향연을 뒤로 감추고 벚나무의 잎새는
붉은 색채로 물들인 채 일찍도 져버리고 말았다.
커다란 잣나무와 벚나무에서 떨어진 누런 잎새와 붉은 잎들을 바라보며...
따스한 봄에 푸른 잎을 내어...
뜨거운 여름 장마비를 받아내고...
고운 빛깔 물들이다 이젠 편안한 땅위에 내려 앉습니다.
힘겹게 가지에 붙어 내 생명을 다하는 날까지 진정으로 혼심의 힘을 다해...
태양의 빛을 받아내고 비바람을 맞아가며 잠시의 아름다운 삶을 살아보았습니다.
왜, 왜 나는 줄기로, 뿌리로 뻗어내려 영속적인 삶을 살 수 없는냐고 하늘에 대해 원망도 해보았습니다.
모든 것이 내가 중심이 되면 안되느냐고 나의 이런 짧은 생을 한탄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이렇게 땅에 내려 앉아 편히 쉬며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내가 꼭 세상의 중심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뜨거운 태양빛을 받아내어 줄기와 뿌리의 자양분이 되어주고...
뜨거운 태양빛을 막아주어 그늘을 만들어 지나가는 이에게 작은 도움이 되어주기도 하고...
나의 아름다움을 찬양해주는 이를 만날 수 있는...
그런 주변부 인생도 세상에 미천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짧은 인생...
누구에게라도 작은 꿈과 희망과 연민을 느낄 수 있도록 마지막 배려를 하기 위해...
나는 잠시나마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마지막으로 세상을 향해 나의 슬픈 몸짓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사라져간 생명들이 이곳에 잠들어 있습니다...
이젠 편히 쉬려므나...
(2008년 10월 29일 '가을 삼악산을 오르며'라는 으악이의 글에서 발췌...)
음...
어찌 떨어진 낙엽을 보며 잠시 감상에 젖을 틈도 없이 불현 듯 으악표 잼난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떨어진 낙엽으로 고구미 구워먹기 대작전...
일전에 제 블로그에 써놓은 군고구미 구워먹기에는 장작을 이용하던지,
장작+낙엽을 이용하여 구워 먹는 '고구미 굽기 정석', 고구미 굽기 해법'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우선 낙엽불에 잘익을 수 있도록 고구미중 가늘고 긴 늘씬하고 이쁜 놈들을 골라...
역쉬 인생 아프지 않고 가늘고 길게 가야 잼나는 일들을 많이 많이 할 수 있는 거라구요...캬캬캬
겉표면이 직화열에 의해 검게 타거나 그슬리지 않게 끔 호일로 감싸주고...
갈퀴로 주변의 낙엽들을 깡그리, 싹다, 모조리, 이빠이(?), 왕창 모은다...캬캬캬
불이 주변으로 번지지 않도록 불을 놓는 위치의 낙엽들을 제거하여 안전성을 확보하고...
일정량의 낙엽을 모아 먼저 불을 지핍니다.
"불이야 불..."
역쉬 불구경하고 쌈구경이 젤로 잼나다는데...
가슴속의 뭔가를 막 끌어당기는 듯한 저 현란한 불춤을 잠시 바라보며...
아시나요?
떨어진 낙엽의 종류에 따라 태울 때 나는 냄새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그중 으뜸이라면 역쉬 소나무의 잎새로 태우는 솔향이 최고라는 것을...
한적한 시골의 느즈막한 오후에 모락모락 피어올라 바람을 타고 주변에 내려앉는
구수한 낙엽태우는 냄새...
평화로운 과거의 일상을 떠오르게 하는 짙은 향수이기도 합니다.
사그라져가는 불을 바라보며 이밤을 뜨겁게 불사르며
한마리의 불나방이 되려하는 고구미의 화려한 산화를 준비합니다.
꺼져가는 낙엽의 재를 온몸으로 느껴가며 그렇게 고구미는 이곳에서 뒹굴어 장렬히 산화할지어다.
다시 고구미 위에 낙엽을 왕창 올려주어...
<으악표 돈 한푼 안들이고 다른사람에게 좋은 인상 심어주기.>
첫번째... 항상 얼굴에 미소를 띄우자.
생소한 모임에 나가 스쳐지나가는 낯선 사람들 중에서도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사람은
항상 웃으면서 미소 지어주는 사람의 얼굴이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무뚝뚝하게 대하는 사람들보다는 밝게 웃으며 이쁘게 미소짓는 사람.
주변을 밝게하는 친근감속에 기분좋은 어울림이 존재한다.
백마디 멋진 말보다 온화한 미소가 더 많은 여운을 남긴다.
참 쉽죠잉...캬캬캬
아랫쪽으로 입김을 서너번 불어주면...
꺼져가던 불씨가 되살아나 다시 한번 거센 불길이 되어 한바탕의 광란의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두번째... 항상 먼저 반갑게 인사한다.
긴가민가 아는 사람인가 모르는 사람인가를 두고 머리를 굴리기 보다는
먼저 넙죽 인사하고 웃어준다.
대학원을 다닐 때 교내 어르신들만 보면 넙죽 넙죽 인사 잘했던 으악이...
어느날 지도교수님이 으악이한테 퉁명스럽게 한마디 던지신다.
"넌 어떻게 처세했기에 어찌 지도교수보다 다른 학과 교수님이 너의 칭찬을 더하고 다니냐?"
"전 그저 인사만 잘하고 다녔을 뿐인데..."
"무거운 짐들고 계단을 오르시는 어르신을 보면 들어드렸을 뿐이고..."
"기사분이 안계셔서 주차된 차를 후진으로 잘 못빼시어 난감해 하시는 학장님 차를 잘 빼드렸을 뿐이고..."
"교내에서 홀로 걸어가시는 어르신한테 먼저 인사하고 가시는 곳까지 말동무해 드린 것 뿐이고..."
으악이 성격상 손 비벼가며 딸랑 딸랑 아부하며 비위맞추는 성격은 못하는지라...
난 그냥 웃으며 먼저 인사만 잘했을 뿐인데...
칭찬받는거 참 쉽죠잉...캬캬캬
낙엽의 재는 은근하고 끈적한(?) 열기를 내뿜으며 강력한 원적외선이 방출되고 고구미의 속살까지
깊숙히 깊숙히 파고듭니다.
인생이 참 그런 것 같다.
모두가 꿈꾸듯이 한방에 멋진 모습으로 변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은근하고 꾸준하게 나의 밝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서서히 다른이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시켜
오랫동안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것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위쪽의 재를 살짝 걷어내고...
하지만 요즘들어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욱더 그들과의 거리감을 해소시킬 수 없는 것들은...
점점 내자신이 손익 분기점을 따지는 그런 계산적인 만남을 지향하고나 있는 것이 아닌지...
고구미를 살짝 뒤집어 주어 반쪽만 완성되는 미완의 군고구미가 되는 불상사를 사전에 방지합니다.
왜 점차로 이기주의를 가장한 개인주의적 사고와 깊이 없는 만남들로 내자신을 반쪽의 인간상으로
내몰고 있는지...
다시한번 낙엽을 고구미 위에 이빠이(?) 덮어주어...
계산없이 이득없이 내자신이 좋아하는 대로 행동했던 그 순수했던 과거의 날들로 다시
지금의 현재를 덮을 수만 있다면...
질풍노도와 같은 거센 불꽃폭풍을 다시 일으켜...
순수하고 꾸밈없던 이쁜 맘들로 내자신의 열정을 다시금 불태울 수만 있다면...
불길이 사라진 따스한 재속에 일정시간 뜸들이고 숙성시켜봅니다.
그렇게 일정시간 뜸들여 구수하고 기름진 갓 지어낸 하얀 쌀밥처럼...
숙성되어 농익은 감칠맛 나는 맛진 젓갈처럼...
이런 맛진 냄새와 맛을 가진 성숙한 인간이 될 수는 없을까?
고구미 위쪽의 재를 살짝 드러내어...
목장갑을 낀 손으로 하나둘씩 고구미를 끌어내어 잘 익었는지를 확인하기위해
고구미 몸통을 살짝 놀러봅니다.
살짝 힘을 줌에 따라 고구미 몸통이 살며시 물컹물컹(?) 들어간다면 오케바리 탱큐...
보시죠.
겉 표면이 하나도 타지 않으면서 저 고구미의 깊은 속살까지 누렇게 익혀내는
낙엽표 군고구미... 드셔는 보셨쎄요...캬캬캬
때마침 허기로 가득찬 분들이 보셨으면 조케타...캬캬캬
첫댓글 아고구마 맛있겠당...저도 하나만 주세요...
저희 작업장으로 방문해 주신다면 고구미 즉석에서 구워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캬캬캬
작업장이 어디신지요~~~~ 전 간다면 갑니다. 아이들과 가을여행~~ *^^*
음...쩝...야근중인데....이 고구마에다가 김치 얹어서 먹어주면..쩝.꿀꺽....
김치에 동치마가 하나 더 어우러진다며 쮝이지요...캬캬캬
갑자기 배가 고파옵니다..ㅠ
지송요... 근디 배고프시라고 올려놓은건 맞습니다...캬캬캬
고구마.. 정말 고구마답게 생겼다 ㅎㅎㅎ
캬캬캬... 고구미답게... 담엔 연탄난로에 라면다운 라면 끓이는 법 올려놓을께요...캬캬캬
시즌중에 지산 뒷마당에서 저렇게 하면 안될까요? ㅋㅋㅋ 그때까지 낙엽이 있으려나? ^^;
지산 뒷마당에서 즉석에서 고구미 구워 파는 알바한번 추진해볼까요?... 대박 날듯한데요... 감사합니다...캬캬캬
저도 채용해주세요. 월급은 일일 고구마 2개~
미소 짓는 으악이님 얼굴이 떠오릅니다~~~.군고구미 비법 전수할께요~~~^(^
비법 전수...캬캬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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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여주 밤고구미가 원래 유명하지요. 으악 아부지표 고구미밭에서 직접 캐어 일주일 자연건조 숙성 후 구워먹는 군고구미... 정말 맛지답니다...캬캬캬
가을의 고향은 풍성합니다. 제 고향에도 온통 감 천지지요.*^^* 어릴적 방학 때 시골에 가면 먹을게 없어 생고구마 깍아먹고 했는데, 덜익은 고구마는 차라리 생고구마보다 못하지요.*^^* 군고구마의 맛이 여기까지 전해져 오네요. 물고구마 만나면 좀 그렇지요?*^^*
풍성한 가을...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항상 가을의 지나감을 아쉬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부로 강원권 스키장이 오픈되었다고 하니... 아쉬운 가을을 뒤로하고 이제부터 우리들의 잔치가 시작되려하나보네요... 행복한 겨울 시즌 되세요... 감사합니다...캬캬캬
"우리들의 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