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숙 <무옥이>. 상상의힘. 2012.
이 책은 일제강점기가 끝날 무렵부터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1940년대부터 1952년의 시간 속에 허무옥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여성들의 고되고 지난한 삶을 엿보게 해준다.
허무옥은 경기도 화성에서 출생하여 어린 시절 엄마와 할머니의 반대로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나 약간의 할아버지로부터 한문과 동생 무창을 통해 한글을 깨우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할아버지가 갖고 있던 책으로 독학한다.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가 어렵사리 돌아오셨으나
이번에는 좌익으로 몰려 허무옥이 16살에 결혼할 때 혼례일에 앞서 붙잡혀가셨다가
나중에 옥중 얻은 병환으로 돌아가신다.
혼례를 치르던 날,
동생 무창은 급성 맹장염이 복막염으로 발전해 죽음에 이른다.
이 일로 신랑 성두는 무옥과 담을 쌓고 지내다.
결국 서울로 가버리고 말았다.
살아있으나 과부처럼 살아야 했다.
시어머니의 학대는 이루 말할 수 없었으며, 그 설움을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인사 나눌 때 얻은 백석의 시로 달랬다.
무옥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이 하나 둘 책 읽어주길 원했고,
나중에는 시집 마을의 부자 할머니와 마을 아낙들을 모아 책읽기를 했다.
그러다 남편 성두가 새살림 차린 것을 알게 되었다.
또 황달에 걸려 고생하면서도 약 한 첩 제대로 써주질 않는 시어머니의 박정함에 서러워한다.
어느 날 무옥은 시집을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결정적인 일은 서대문형무소에서 풀려났지만 병환이 깊어 출옥하였으나
곧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부음을 듣고도,
장례 치르러 가는 길을 애꿎게 방해하는 시어머니때문이었다.
시집을 나온 무옥은 소꼽친구 순자가 있는 서울의 경연방직에 직공으로 들어간다.
방직공 생활은 착취 현장이었다.
친구 순자가 아니었으면 정말 견뎌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둘은 회사 기숙사를 나와 자취하며 서로 의지하였다.
그런데 6.25 전쟁이 터지고 말았다.
둘은 기차를 타고 부산까지 피난왔다.
부산에서 조선방직에 입사하면서부터 모처럼 호사를 누리는 직공생활을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무옥과 순자가 입사할 즈음에는
노동자 출신의 사장과 관리직들이 근로자들의 임금과 복지를 매우 중시하였기 때문이다.
또 이곳에서 모닥불 독서회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되었고,
모닥불 활동을 통해 서울에서 만났던 야학교사 재유와도 재회한다.
하지만 임시수도를 부산에 차린 이승만 대통령의 욕심은 조선방직을 개인소유화하고자 했다.
이런 욕심은 조선방직의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본래 있던 사장과 관리직의 상당수가 조선방직이 근로자들의 소유로 넘어오기 사흘을 앞두고 억지로 덮어씌운 혐의로 잡혀가고,
뒤이어 낙하산 인사가 사장이 되었다.
그때부터 조선방직 직원들은 힘든 노동과 임금이 삭감되는 부당함을 겪어내야 했다.
조선방직은 서서히 착취 현장으로 변해갔다.
노조는 몸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 재유도, 무옥이도 큰 상처를 입는다.
소설은 무옥이가 쟁의의 한 중간에서 노조노동자들이 권리를 찾겠다고 나서면
선동자들을 가려내 체포했다.
그 과정에서 친구 순자도 갇히게 되었으며, 옥중에서 얻은 폐결핵으로 결국 죽고 말았다.
마음둘 자리는 이제 재유뿐이었다. 재유가 먼저 무옥에게 청혼하였는데, 무옥은 나중에 재유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조선방직 근로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대대적인 쟁의를 진행하였다.
정부는 그에 대해 무력 진압선방직 근로자들을 이끌어나가는 장면에서
경찰의 무력 진압에 쓰러지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전에 무옥은 몸은 쓰러져도 그들의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고 소리쳤다!
등장인물 중 허무옥, 아버지, 재유, 순자, 김씨아저씨, 조반장, 순애, 양과장, 성두, 시어머니, 강일매 사장 등은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아버지, 재유, 순자가 전체를 이롭게 하는 데 적극적인 사람들이었다면 순애, 양과장, 성두, 시어머니, 강일매 등은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였던 사람들이다.
무옥은 마음을 전자에 두고 있으면서도 직접적 행동은 양쪽을 관망하여 어찌하지 못하고 있다가 결국은 전자 쪽으로 행보를 내딛는다.
행동하는 무옥의 모습은 크게 책 읽어주기, 시집 탈출, 조선방직 쟁의를 이끄는 장면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무옥의 변화를 보면 나를 위한 것은 남을 위한 것과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을 조선방직 노동자들을 설득하여 나갈 때 무옥이 외친 소리에서도 증명된다.
“우리는 조선방직이라는 거대한 공장을 돌려 따뜻한 옷을 만드는 위대한 노동자들입니다. 그리고, 집에 가면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누군가의 아버지, 딸, 오빠, 누나입니다.”
거지가 밥 동냥을 왔을 때
무옥이 아버지는 깨끗한 상차림으로 거지에게 밥을 드리라 했다.
“사람은 다 똑같이 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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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긴글을 쓰느라 수고 많으셨읍니다
영화 줄거리를 하나하나 빠짐없이 알기쉽게 편집한듯한 감이 들었읍니다
그시절부터
아니 수천년전부터
집권층의 횡포가 백성들을 힘들게 하였음을..!
그속에서 우뚝 솟은 민중의 지팡이 들..
삶은 양심임을 공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