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개 천 원 하는 귤을 여개 천 원에 살 때
기대하지 않던 나무에 꽃이 필 때
울다가 도 웃습니다
잘 울고 잘 웃는 내가 이렇게나 많아서
여전히 시 비슷한 무언가를 씁니다
짝이 맞지 않는 눈동자를
혀 깨물기 십상인 덧니를 수집합니다
돌보지 않아도 웃자라
쌉싸래하고 외로운 것들이 들판에 이렇게도 수북이
동네 볕 좋은 곳에 벚꽃이 펴요
아무 날도 아닌 오늘을 기념해요 우리
어차피 질 꽃을 기념하고 하품을 기념해요
장을 봐 쑥전을 부쳐요
싸한 쑥향은 봄그늘 냄새
날리는 밀향은 봄볕 냄새
고백이 필요한 사람들은
무언가를 부지런히 부칩니다
한 술 두 술 들기름을 두르고
기도하는 자세로 이삭을 줍는 자세로
쑥전을 부칩니다
먹어도 먹어도 허기진 봄을 갖다 바칩니다
- 김 안녕 시 ’ 봄에 부치다 ‘ 모두
- “ 따뜻한 우주 밥상에서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김 안녕 시인이 증정해 준 시집 ‘사랑의 근력’ 속지에 써준 인사말이다. ’ 시사랑’ 정모에 전달받은 시집을, 여러 권을 한편씩 읽어 나가다 보니 동감하고 넓게 공감하는 시집 안에서 한편을 골랐다.
몸이 안 좋아 투석을 받다 보니, 몸의 건체 중을 조절하여야 해서 식사를 하루 두 끼로 맞추니 항상 배가 고프다.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이 너무나 많아 아이들처럼 먹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혈액검사 때마다 ” 뭘. 먹으라는 거냐? “ 하고 의사와 실랑이를 하곤 하지만,, 웃푼 현실이다. 먹고 싶은 게 없을 때, 인생이 부질없어진다.
새해를 맞고 봄이 오면,, 몇 가지 소망을 바라며 계획을 세워 본다. 그중에 하나를 이곳에 적어보면, “장담하지 말자” 하는 것인데 이는, 약속을 하고는 기억을 잘하지 못하는 ‘기억력’ 때문에 적게 된 것인데,, 차라리 메모해 놓고 말을 적게 하자는 나 자신 속 약속 때문이다. 우주의 밥상 속에서 꽃이 피면 우리는 무엇이 속을 채워줄까? 쑥전. 쑥버무리, 도다리 쑥국, 따끈한 수제비.., 몇 개 적어 보아도 먹을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 뭘 먹어야 하나?!…
첫댓글 홍수염 님, 안부 전합니다. 어느새 5월인데, 빛나는 초록 잎들 보고 계시지요. 이토록 청아한 날, 누군가 줄러 주셔서 복되다고 여깁니다. -김안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