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났다고 인생이 끝난 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지내지 못했습니다. 고3 시절 수능을 망하고 인생이 끝난 듯 무기력하게 이불에 쌓여 잠만 잤었고 2번째 수능이 끝나서도 작년보다 조금 오른 성적표를 기다리며 멍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1년의 재수기간이 몇 시간의 시험으로 판가름나고 끝나는 허무함에 작년과 같이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던 저는 이 책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 혁명’이 주는 질타와 교훈에 반성하고 감사했습니다.
책을 읽고 저는 이불 속에서 나왔습니다. 인생에 한 번뿐인 20살을 ‘재수’라는 한 단어로 정의하기가 싫었습니다. 우선 친구들을 만나고 재수를 한다고 어깨를 토닥여 주던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할아버지 과수원 일을 도와드리다 공사장에 나가 막노동도 해보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한 일에 대한 보수를 받고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새로운 마음을 갖고자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누구를 가르칠 만큼 역량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수능을 2번 준비하면서 해주고 싶은 말들이 많아 과외도 시작했습니다. 학생이 내 말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친구들과 여행도 가기로 했습니다. 학교에서 가는 일정에 박혀 버스만 타고 관광지를 훑어보는 여행이 아닌 걸으며 찾아보고 둘러보며 느끼는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가깝지만 제주보단 큰 부산을 여행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내 길을 가는 힘을 조금 더 얻고 싶습니다.
남들이 대학생활을 하며 미래를 조금씩 준비해 나가고 있을 때 재수를 하면서 조금 늦게 출발하게 되었지만 20살 보다는 조금 더 성숙한 21살에 시작하고 이 책을 읽고 더 많이 느끼고 생각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