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의 인구를 다스리는 중국 공산당의 거대하면서도 일사불란한 조직활동에서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조직 전문가이며, 그들의 조직관리 수준은 주변국가들의 예상과 달리 매우 높은 편이다. 인간의 정치, 경제 등 사회활동에서 어떤 사업이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정부, 정당, 기업, 단체 등 반드시 조직이 필요하다. 조직의 목적은 구성원들을 일치단결 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은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 지도자, 대통령, 장관, 사장, 팀장 등 조직의 대표를 영도領導라고 부른다. 중국인들은 조직 중에서 사람처럼 머리, 몸통, 손발을 가진 3층 정도의 인간형 조직이 가장 훌륭한 조직이라고 말한다. 피라미드와 같이 층이 많은 다층 조직은 마치 기계처럼 비탄력적이고 취약해서 기업경영에도 매우 부적합한 조직이라고 한다. 조직이 단순할수록, 영도의 뜻이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되는데 반해, 다층 조직에서는, 영도의 뜻이 그만큼 느리고 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천지인天地人이라는 말을 아주 좋아한다. 특히, 사람을 정천입지頂天立地의 동물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정천頂天 - 머리로 하늘을 받치고, 입지立地 - 발로 땅을 딛고 서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조직을 이끄는 영도는 머리와 같고, 중간의 간부들은 몸통,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손발과 같다고 비유한다.
영도는 눈과 귀만 가져야 한다. 영도에게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몸통인 간부는 얼굴, 즉 체면을 가져서는 안 된다. 조직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되, 모든 명예나 체면은 영도에게 주어야 한다. 몸통인 간부가 주제넘게 얼굴을 요구하면 잘리는 것이 현실이다. 손발에 해당하는 직원들은 정확하고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 중국인들은 이를 지도地道라고 말한다. 땅은 언제나 변함이 없으며,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것처럼 직원들은 항상 정확하고 성실해아 한다는 뜻이다. 반면 영도는 하늘처럼 항상 변해야 한다고 한다. 사장의 특징은 바로 변變이다. 기업의 환경은 매일 변하고 있는데, 사장이 이에 맞추어 변하지 않으면 회사는 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간부는 응변應變해야 한다. 응변이란 이불변응만변以不變應萬變 - 변하지 않음으로써 변화에 대응한다, 즉, 원칙은 변하지 않고 지켜나가는 자세를 가지고, 만변萬變 - 수시로 변하는 여건이나 현상에 대응해 나간다는 뜻이다. 간부는 사장의 예측불가한 변화를 받아 들여야 한다. 또 사장의 변화를 규정대로 움직이는 직원들에게 반영시킬 수 있도록 변화의 크기와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즉, 현실과 회사의 실정에 맞게 조금씩 조정해 나가야 한다. 이는 마치 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도로 상황에 맞게, 핸들을 조금씩 조금씩 움직여 나가야지, 핸들을 확 꺾으면, 아무리 큰 차라도 뒤집힐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맨 밑에 있는 직원들은 땅처럼 불변不變해야 한다. 원칙과 규정대로 일을 해야지, 마치 사장처럼 마음대로 변하고 바꾸면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다. 직원들은 땅처럼 부동의 자세로 원칙을 지켜며 일을 해야만 즉, 불변不變해야만 안정적으로 가치를 계속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 손자병법 연구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