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해방론자들이 자주 써 먹는 말이 원시 모계 사회라는 소설입니다.
인류는 원래 여성 중심에서 남성 주심으로 왔고, 다시 여성 중심으로 돌아가고... 뭐, 이런 소설을 그리는 것 같더군요.
원시 시대가 모계 중심의 사회였는가 부계 중심의 사회였는가 혹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가에 대한 해답은 모른다가 정답에 가까운 겁니다. 이유는 일단 원시시대 즉 역사 이전시대에는 기록을 남기지 않았으므로 그 사회를 모르고 단지 유추를 할 뿐이지요.
그런데 그게 어떤 사회였느냐에 대한 확실한 단서를 주는 건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야후 백과 사전을 옮겨 보겠습니다.
[옛날에는 인류사회의 진화역사상 부권제의 성립에 앞서서 보편적으로 존재하였던 사회체제라고 믿었다. 모권제의 존재 및 모권제 선행설은 19세기 후반에 J.J. 바흐오펜이나 L.H. 모건 등에 의해 사회진화론적 입장에서 제창된 것으로, 당시의 지배적인 학설의 하나가 되고 20세기 인류학자에 의해 결정적인 반박이 가해질 때까지 수많은 논쟁을 낳았다. 모건의 영향을 받은 F. 엥겔스에 의해 마르크스주의의 교의로도 받아들여진 일은 유명하다. 그들의 설에 의하면, 인류사회는 그 진화 초기에 원시난혼시대를 거친 뒤, 생물학적으로 보아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누구인가가 더 분명한 점 때문에 어머니와 자식의 유대를 집단구성의 핵으로 삼는 모계제 시대로 나아갔다. 어머니 쪽밖에 몰랐던 시대에는 어머니가 한 집안이나 일족의 중심이 되어 권위와 권력을 가졌고, 나아가서 사회 전체에서도 여성의 지위가 우월한 상태였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권제의 예로 제시된 사회의 대부분은 재산상속이나 출신이 모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모계제에 불과했고, 거기서도 재산의 관리운영이나 정치적 권력은 남성의 수중에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
마르크스가 원시 공동사회를 주장한 건 그 당시의 관점에서 본다면 별로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 다음 세기에 들어와서 원시 모계 사회라는 것이 반박을 당했고, 그들이 제시했던 모델이 모계 사회를 뒷바침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 못했다는 거지요.
다들 소설을 쓰니, 저도 하나 써 보겠습니다.
원시 시대 즉 가족이란 단위가 출현하기 이전 시대를 모델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들은 석기인들이었고, 동굴에서 집단 생활을 하였으며, 그들은 불을 피울 줄 알았고, 수렵과 채취 어로 등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여자들은 동굴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지냈고, 남자들은 집단적으로 몰려 가서 사냥을 합니다. 물론 아내와 남편의 개념은 없었지만, 어떤 질서에 의해 그들은 섹스를했으며, 태어나는 아이들의 아버지는 누군지도 모르고 누군지 알 필요성도 못 느꼈습니다.
남자들은 사냥을 나가서 죽기도 하고, 다른 부족들과 싸움으로 죽기도 합니다.
여자들은 아이들을 돌보거나, 동굴 근처에 있는 나무 열매를 따거나 하면서 생활을 합니다.
자~ 이 사회를 부계라고 보는가요 모계라고 보는가요?
그러면 역할을 나누어 보지요. 사냥으로 먹을 걸 조달하는 남자들... 사냥을 하는데 마구잡이로 할까요?
그건 아닙니다. 동물들의 사냥에서도 그들사이에 우두머리가 있고, 우두머리의 지휘를 받으며 공동 사냥을 합니다. 한 개체만이 움직여 사냥을 하는 경우는 아주 강한 동물일 뿐입니다. 육체적으로 약한 사람들이 동물 사냥을 할 때에 질서있게 움직여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분명히 우두머리가 존재하고 어떤 질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굴에 남아 있는 여자들도 어떤 질서가 있을 겁니다.
아기를 가진 여자들은 동굴에 남아 있을 것이고, 그 외의 여자들은 나무 열매를 딸 수도 있고... 여기도 분명 질서를 만들고 유지하는 여성이 있을 겁니다.
그러면 두 우두머리 중에서 어느 쪽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인가?
저는 당연히 먹을 걸 조달하는 남자들 그리고 다른 부족이 쳐들어 왔을 때나 다른 부족을 칠 때에 앞장서 싸우는 남자들의 역할에 더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에 이 사회에서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저는 그것을 남자 우두머리로 봅니다.
그렇다고 저는 고대 사회를 남성 중심의 사회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혈통적으로 본다면 여성들의 혈통이 더 중요할 수 있으니까요.
즉 다른 부족을 멸하고 그 부족의 여자들을 데리고 왔고 그 부족 여자 중에 임신한 여자가 있었다면, 그건 그 여자를 통하여 혈통이 전수될 거니까요.
어떤 사람들이 중국의 어느 부족, 미국 원주민 어느 부족이 모계 시회의 근거라는 말을 하던데... 그 사회를 면밀히 바라보면, 그 사회가 혈통적으로는 모계로 흘러갈런지 모르겠으나, 그 사회를 이끄는 건 부계 사회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나바호(Navajo; 스페니쉬로 나바호라고 읽는다함)족들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비디오도 보고, 책도 읽어 보고 했었는데...
이들 사회는 혈통적으로는 사위가 처가에 가서 사는 모계 혈통을 따르지만, 사회 활동은 남성위주로 간다는 것... 즉 이런 걸 가지고 모계 사회라고 쎄우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 원시 시대의 모습은 더 알아보기 어렵고, 그 사회가 모계였는 지 부계였는 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지, 확실히 밝혀낼 근거가 없습니다. 또한 부계니 모계니 하는 용어들이 훨씬 이후에 만들어진 개념들이므로 이 개념으로 그 이전에 있었던 일을 재단할 때에는 그만큼 조심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사실인 양 호도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첫댓글나바호족에 관한거라면 제가 지난학기에 들었던 Swartze교수님이 쓴 책이 있는데...혹시 그 분 책을 읽으신 것은 아닌지 모르겟네요. ^^ '모계'라거나 '부계'라거나 하는 것은 꼭 '주권'이 누구에게 있는가로 구분하는 것은 아닌것 같아요. 말 그대로 '혈통'을 남자의 sperm이냐 혹은 여자의 womb으로 잇는냐 하는 부분이죠
나바호족에서는 여자가 월경을 시작하게 되면 축제를 해요. 그건 여성 자체를 존중하는 것도 있지만, '혈통 보존'에 관해 그만큼 여성의 womb을 중요시하는 것이 될 수 있거든요. 말씀해 주신대로, 그것으로 여성이 위라거나 혹은 남성이 위라는 시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거에요. 다만 '구별'된 일을 했을 뿐이지요.
'종족 보존'이나 '자손의 번성'을 이야기하면 시대에 조금 뒤떨어진다고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생물공동체의 '유지'에 관한 인간의 본능적인 추구가 각 문화들의 코드 안에 담겨져 있기도 해요. lineage의 중요성은 꼭 남녀관계를 경쟁관계로 볼 것이 아닌 협력관계로 공동체의 유지를 위한 역할 분담과도 관련이 있
첫댓글 나바호족에 관한거라면 제가 지난학기에 들었던 Swartze교수님이 쓴 책이 있는데...혹시 그 분 책을 읽으신 것은 아닌지 모르겟네요. ^^ '모계'라거나 '부계'라거나 하는 것은 꼭 '주권'이 누구에게 있는가로 구분하는 것은 아닌것 같아요. 말 그대로 '혈통'을 남자의 sperm이냐 혹은 여자의 womb으로 잇는냐 하는 부분이죠
나바호족에서는 여자가 월경을 시작하게 되면 축제를 해요. 그건 여성 자체를 존중하는 것도 있지만, '혈통 보존'에 관해 그만큼 여성의 womb을 중요시하는 것이 될 수 있거든요. 말씀해 주신대로, 그것으로 여성이 위라거나 혹은 남성이 위라는 시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거에요. 다만 '구별'된 일을 했을 뿐이지요.
'종족 보존'이나 '자손의 번성'을 이야기하면 시대에 조금 뒤떨어진다고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생물공동체의 '유지'에 관한 인간의 본능적인 추구가 각 문화들의 코드 안에 담겨져 있기도 해요. lineage의 중요성은 꼭 남녀관계를 경쟁관계로 볼 것이 아닌 협력관계로 공동체의 유지를 위한 역할 분담과도 관련이 있
을 수 있지요. 근데....제 글투가 영어체 논문형이 되어가네요..정말...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ㅠㅠ
좋은 지적해 주셨습니다. 여성 존중... 이러면 얼마나 아름다와 보이겠습니까? Lady first라는 걸 여성 중심 사회기 때문에 여성들을 우대했다고 받아들이면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존중을 해 준다는 마음 가짐이라면 사회는 정말 아름답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