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e Michael - Listen Without Prejudice vol.1 (1990)
1. Praying For Time
2. Freedom 90
3. They Won't Go When I Go
4. Something To Save
5. Cowboys And Angels
6. Waiting For That Day
7. Mothers Pride
8. Heal The Pain
9. Soul Free
10. Waiting (Reprise)
평점 : A+
추천곡 : 전곡 모두
(지금 나오는 곡 - 8번 트랙 'Heal The Pain')
첫 솔로 앨범 'Faith'의 대박 힛트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발매했을 그의 2집 앨범은 '음악적인 방향 때문에 레코드 회사와의 대립이 있었다'라는 소문처럼, 1집의 수록곡들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그것은 '다양성'과 '진지함', 그리고 '어른스러움'에 대한 George Michael의 바램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Faith' 앨범에도 'One more try'같은 멋진 발라드가 실려있기는 했지만, 그 앨범은 기본적으로 흥겹고 즐거운 앨범이었다. 가볍게 들으면서 즐거워할 수 있는 그런 앨범. 게다가 'One more try'역시 일반적인 팝발라드의 구조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공식에 충실한' 발라드 곡이었다. Wham! 시절에 비해 알찬 느낌은 들지언정, 그 앨범에서 어떤 종류의 '진지함'이나 '무거움'은 느끼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조금 다르다.
앨범의 첫 곡이자 첫 싱글이었던 'Praying for time'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아름다운 어쿠스틱 기타와 풍성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해서 시작되는 이곡에서 George Michael은 'One more try'처럼 자신의 가창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살짝살짝 드러내보이면서 전체적으로는 숨을 좀 죽여가며 노래하고 있다. 게다가 노래의 멜로디도 단조와 장조를 묘하게 줄타기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전체적으로 가라앉는 분위기.
깔끔한 멜로디와 편곡으로 상큼하게 들을 수 있는 두 곡의 발라드 'Something to save'와 'Heal the pain'말고 이 앨범에 수록된 나머지 발라드 곡들은 전체적으로 이런 식의 우울하고 침잠하는 느낌이 강하다. 가스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They won't go when I go'도 그렇고, 7분이 넘어가는 재즈 느낌의 곡 'Cowboys and angels', 잔잔하고 아름다운 반주와 George Michael의 시원한 목소리가 잘 어우러지는 'Mothers Pride'까지, 단조에다가 가라앉는 느낌이 지배적인 그런 노래들이다.
업비트의 노래들인 'Freedom 90'(Robbie Williams가 자신의 솔로 데뷔곡으로 이 노래 리메이크를 선택했었다.)이나 'Waiting for that day'도 경쾌하고 흥겹기 보다는 조금 사색적이랄까, 그런 느낌을 준다. 이 변화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앨범 제목 자체가 '편견없이 들으세요'라는 노골적인 제목이 아닐런지.
물론 그의 뛰어난 송라이팅 능력과 프로듀싱 능력 덕택에 곡 하나하나의 완성도는 뛰어나고, 앨범의 구성도 탄탄하다. 언제 들어도 촌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는 세련된 편곡 능력은 언제나 George Michael의 장점 아니었던가. 하지만, 아이돌 스타에서 벗어나 좀 더 진지한 팝스타로 거듭나기 위한 그의 변화 추구를 위해 그의 마음이 너무 급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앨범을 듣다 보면 무언가 서두른 듯한 느낌, 그리고 변화를 위해 지나치게 어깨에 힘을 주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은 앨범에 어떤 여유가 느껴지지 않고 무언가 숨쉴 틈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Heal the pain'을 들으면서 겨우 한 숨 쉴 수 있는 것은 그 전까지 이어지는 수록곡 퍼레이드가 너무 탄탄하기 때문인 것 같다.
수록곡의 수준도 뛰어나고, 앨범의 구성도 뛰어나고, 프로듀싱도 잘 되어 있는 이 앨범에 A+을 주는 것은 사실 너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밀고 당기는 구성에도 재주를 가진 George Michael이건만 이 앨범에서 만큼은 지나치게 잡아당기기만 한 것이 아닐까. 좋은 앨범임에도 약간 숨이 막히는 느낌을 주는 그런 앨범.
이 앨범 발매 이후,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위해서 소니와 기나긴 법정 투쟁에 들어가게 된다. 그 이후 발매한 그의 음반들이 '무언가 힘이 빠져버린 느낌'이 드는 것은 그가 힘을 다 써버렸기 때문인지, 아니면 세상이 변해버렸기 때문인지는 사실 알 수가 없다. 어쨌든, 그가 아직 힘과 열정과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던 때의 마지막 앨범이라고 불릴만한 이 앨범은 들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첫댓글 마지막 멘트, 너무 아쉽네요.. 사실 그 출중한 능력을 사장시킨 감 없지 않죠. Patience 앨범은 사실 큰 기대는 안하고 있었는데 그건 아마도 Freeek에서부터 어긋난 실망감?이 한몫 했었구요. 아마도 한 다다음 앨범쯤이 썩 괜찮은 준작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듀엣앨범은.. 글쎄.. 무난하다 정도가 될듯.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 구체적인 앨범.. 앨범끝의 Vol.1이라는 수식어가 결국 마지막이 된것이 못내 아쉬웠던..이제는 아련한 기억으로만 남은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