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인들은 중국인들을 거짓말의 달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남을 속이지 않았다고 강변한다. 상대를 존중해서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자기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보다, 상대가 대충 알아들은 것 같으면,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솔직히 말하면..., 속마음을 다 털어놓으면...” 등의 표현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아무리 취해도, 또는 아무리 믿는 친구라 하더라도, 자기의 생각을 다 말해버리는 행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속마음을 다 말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적당한 만큼만 말하고, 나머지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애매모호하게 넘어가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 또는 인생의 지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중국인들은 스스로를 상대에 따라 말을 다르게 할줄 아는 민족이라고 자랑한다. 또한 상대의 겉말과 속셈을 빨리 알아차리는 민족이라고 한다. 상대방이 “나는 돈을 싫어하는 사람” 이라고 말하면, “나는 돈을 좋아하는 사람” 이라는 뜻으로 알아 듣는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간부에게 야근수당을 올려 달라고 말한다. 간부는 직원들이 하는 말을 사장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그러자 사장이 직원들을 불러 "야근수당을 올려달라고 말했느냐?" 라고 물어 보았다. 직원들은 하나같이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중간에서 의견을 전달한 간부만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국에서는 이렇게 어리석은 간부가 없다. 간부가 직원들의 말을 들을 때는 직원의 입장이 되어 말을 듣고, 사장에게 전달할 때는 사장과 한 편의 입장이 되어 말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팔을 항상 안으로 굽혀야지 밖으로 굽히면 부러진다고 말한다. 그 간부는 먼저 사장에게 직원들이 늦게까지 일하는 상황을 설명한다. 그리고 "야근수당이 많다고 생각하느냐?" 라며 사장의 의견을 물어 본다. 그리고 사장의 생각과 입장을 보아가며 직원들의 요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한국인들처럼 상대의 얼굴색을 살피지 않고, 직접 모든 것을 한꺼번에 말해버리는 중국인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 중국인들은 항상 유정입리由情入理 라고 말한다. 정을 먼저 이야기한 다음에 이치를 말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인들은 본론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부드러운 덕담, 유머 등으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그리고 상대가 경계심을 풀고, 마음의 문을 열었는지를 확인한 다음, 상대의 관심을 서서히 본론으로 이끌어간다. 중국인들이 스스로를 소통의 달인이라고 자부하는 이유이다. - 손자병법 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