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활동에 대해 27일 8개 구단 단장들이 모임을 갖고 '내년 시즌 장비 구입, 전훈 계획 수립 중지를 사장단에 건의하겠다'는 결의를 내놨다. 한마디로 사장단의 리그중단 경고가 단순한 엄포용이 아님을 보여주고자 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삼성과 현대만은 다르다. 선수들이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선수협에 가입하지 않는 '소신'을 보인 데 이어 구단은 구단대로 '내년 시즌 리그 중단은 우리와 관계없는 일'임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단장들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내년 시즌 전지훈련을 계획대로 진행시키겠다는 태도다.
우선 삼성. 지금도 전지훈련 중이다. 신예들을 중심으로 29명이 김응룡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한달 가까이 하와이에 머물고 있다. 물론 명목은 자율훈련이다.
삼성은 이에 앞서 지난 11월에는 임창용 김진웅 등 주전 투수 5명이 열흘간 일본 돗토리로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을 다녀온 바 있다. 일부 선수들은 내년 1월 5일부터 또다시 일본 돗토리로 건너간다. 이번엔 투수 8명에 야수도 3명이 추가된다.
나머지 선수들은 내년 1월 8일부터 경산 볼파크 구장에서 훈련에 돌입한다. 일부 재활 선수와 일본 전훈 멤버를 뺀 전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 캠프도 일찌감치 열린다. 내년 1월 15일부터 시작될 애리조나 전훈은 약 두 달간 계속될 예정이다.
일본 돗토리 멤버는 귀국하지 않고 15일 곧바로 애리조나 캠프로 합류할 계획이다.
현대도 마찬가지. 10일부터 동계훈련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으며 1월 말 플로리다 전지훈련도 예정대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김용휘 단장은 "조만간 감독과 회의를 거쳐 훈련여부를 최종 확정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모든 준비가 다 돼 있다"고 밝혀 훈련백지화에 별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사실 양 구단 선수들은 선수협 비가입 문제와 관련, 팬들과 동료 선수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거기다 구단마저 나머지 6개팀과 별도로 훈련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저러고도 동업자냐'는 원성이 높다.
그동안 프로야구판에서 선수 스카우트와 연봉, 보너스 지급 등과 관련 위화감 조성에 앞장서 결과적으로 선수협 태동에 단초를 제공한 두 구단이 야구판 전체가 흔들리는 판에도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삼성과 현대의 움직임을 보면 내년 시즌 리그 중단 가능성을 경고한 사장단의 결의도 믿을 게 못 된다'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