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하게 맞아준 생태도시, 순천(벌교 - 순천 24km)
4월 23일,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옅은 안개가 끼었지만 낮에는 약간 더운 봄날씨다.
오전 8시, 언덕받이에 있는 숙소를 출발하여 순천으로 향하였다. 바로 앞에 보이는 고개를 넘으니 벌교읍에서 순천시 별랑면으로 들어선다. 한산한 지방도로를 따라 한 시간여 걸으니 구룡리 농협 앞이다. 잠시 쉬었다가 조용한 시골길을 계속 걸어가니 태양광실증연구단지가 나타난다. 무한한 태양에너지를 개발하면 환경문제나 부족한 에너지난이 일거에 해결될텐데 언제 그날이 올까?
옆으로 간혹 지나가는 기차를 향하여 손을 흔들며 천천히 걸어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고즈넉한 시골마을들이 정겹다. 별량면소재지에 이르기까지 10km가 넘는 구간에 쉴만한 곳이 없다. 면소재지 초입에 있는 우체국에 들어가 잠시 쉬는동안 일본인들은 우표를 여러 장씩 산다. 걷는 동안 우체통을 보면 열심히 엽서를 집어넣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별량면소재지 끝머리에 있는 식당에 도착하니 11시가 채 못되었다. 시원한 결명자 물이 맛있고 갈비탕도 먹을만하다. 시간여유가 있어서 개인별 사진을 찍기도. 아마 일본측 보고서에 수록할 사진인가보다. 일본측 전속사진사인 오오시마 도시하루 씨는 하루에도 수십 장의 사진을 찍느라 앞으로 뒤로 뛰어 다니면서 분주하다.
12시에 출발하여 한 시간쯤 걸으니 별량면에서 순천시 인월동으로 접어든다. 그곳 길 옆에 큰 병원이 보인다. 300여 병상의 메디팜요양병원, 현관에 들어서니 행정원장이 반갑게 맞이하며 좌우에 있는 화장실을 안내한다. 식사를 하였느냐며 안들었으면 병원식당에서 할 수 있다고 말하는 표정이 밝다. 병원 앞 그늘진 곳에서 20여분 쉬면서 아이스케이크를 하나씩 먹고 땀을 식혔다.
오후 2시 20분에 순천시청을 향하여 마지막 걷기에 들어갔다. 시청이 가까운 시내 중심부에 이르기까지 한적한 지방도로가 이어져서 한결 걷기가 편안하다. 시청에서는 3시의 도착시간에 직원들이 청사 앞에 나와 맞을 것이라며 정시에 도착하기를 요청한다. 속도를 조절하여 3시 정각에 시청에 당도하니 건물 전면에 환영플래카드가 크게 걸려 있고 직원들이 청사 밖까지 나와서 박수로 일행을 맞이한다. 2층의 회의실로 올라가는 도중의 여러 곳에서도 역시 박수를 보내며 따뜻하게 맞아준다.
소회의실에는 일행들이 모두 둘러 앉을 수 있게 탁자와 의자를 배치하고 시장이 직접 꽃다발과 환영사로 반긴다. 한국과 일본의 여성회원 두 명이 꽃다발을 받고 밝은 표정을 짓는다. 다음은 조충훈 시장의 환영사 요지. '한일우정걷기 일행의 대한민국생태수도 순천방문을 환영한다. 이번 걷기는 한일 양국의 평화와 우호증진, 한국의 문화와 자연을 보고 배우는 의미 있는 행사다. 특히 내년의 정원박람회와 다음달 25 - 27일의 순천국제걷기대회를 앞두고 방문하여 더 의미가 있다. 생태도시이며 휴양도시인 순천에서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란다.'
엔도 야스오 일본대표가 다음과 같이 감사의 인사말을 하였다. '아름다운 순천을 방문하여 영광이다. 특히 시장과 직원 여러분의 환대에 감사드린다. 우리 일행은 형제자매처럼 깊은 우정으로 23일째 걸어왔다. 다음달 열리는 국제걷기대회에 일본걷기연맹에서 20여명 참가할 예정이다. 내년의 정원박람회도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바라며 일본에 널리 알리겠다.'
간담과 다과회가 이어지고 기념촬영과 기념품전달로 약 30여분의 환영행사가 마무리되었다. 숙소는 시청에서 가까운 모텔, 숙소에 도착하니 체육진흥회 임원들이 일본의 가와타 시게루 씨가 보낸 오렌지와 강상일 이사가 준비한 복주머니와 도장 지갑을 건네준다. 멀리서 가까이서 걷기를 성원하는 마음이 고맙다. 저녁식사는 숙소 인근의 음식점에서 삼겹살에 주류를 곁들였다. 한국체육진흥회 전남지부 임원들도 동석한 저녁자리가 화기애애하다. 식사 후에는 전남지부회원들의 안내로 노래방을 찾기도.
오늘까지 620km를 걸었다. 내일 하루 쉬고 모래부터 다시 걷는다. 오늘 지인이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내왔다 '하하, 사진을 보니 훨~ 실감납니다. 고생~이시지만 즐거우시겠어요. 즐거움과 자부심이 보내 주신 글 곳곳에 나와 있습니다. 사진 속 사모님의 표정이 환하고 건강해 보여서 좋습니다. 파이팅! 오늘 날씨는 참 좋네요. '바람이 달다'는 말이 이런건가 봐요. 걷기에도 참 좋은 날. 부럽습니다. 두 분을 부러워하는 여러분의 마음들과 함께, 내내 힘차게 걸으십시오' 메일의 내용처럼 즐기면서 힘차게 걷자.
첫댓글 경로원카페에 올려주시는 글 잘 보고있는데요 사진은 유감스럽게 안보여요 ㅠㅠㅠㅠㅠ
경로원 여러분, 모두 잘 계시지요? 덕분에 잘 걷고 있습니다. 카페의 사진이 잘 안나와서 메일에 첨부로 보내는데 메일이 반송되어 못보시죠. 오과장 메일도 반송이 되더군요. 박간호사 메일로 볼 수 있을는지..
걷기끝나셔서 책으로나오면 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