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2회 등산 사랑산(647m) 2023-35
(충북 괴산군 청천면) 2023년 10월 22일(일) 맑음
한 폭의 산수화 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산의 고장 괴산군의 숨은 명산 사랑산은 지도에 이름조차 나와 있지 않은 오지의 산이다. 사랑산 북쪽은 옥녀봉(599m)이 솟아있고 서쪽은 달천이 유장히 흐른다. 남쪽은 화양구곡을 품고 있는 화양천의 비경 지대로 에워싸여 철옹성 같은 형국이다.
산에는 기암괴석이 많고 동서남북의 사방으로 전망이 빼어나며 산 아래엔 용추폭포가 있는 심산유곡이 흐른다. 특히 사랑산 이란 새로운 이름을 지어준 시초가 된 연리목을 사랑하는 사람과 통과하면 백년해로를 할 수 있다고 하여 청춘 남녀 산객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랑산의 산줄기는 백두대간의 산 장성봉(916m)부터 시작한다. 희양산서 달려온 백두대간 큰 산줄기가 장성봉 고스락 직전 북쪽 봉우리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이 막장봉(887m)을 일으키고 제수리치로 가라앉았다가 남군자산(827m)을 들어 올린다.
남군자산서 산줄기는 나누인다. 북쪽은 군자산(947m)으로 뻗고 남서쪽으로 달리는 능선이 갈모봉(582m), 가령산(535m) 등을 빚고 산줄기가 나누이는 610봉에 이른다. 610봉서 북쪽으로 약 1Km 거리에 일으킨 산이 사랑산이다. 사랑산을 일으킨 능선은 남은 여맥을 달천(달래강)에 가라앉힌다.
49번 국도에서 우회전하여 바로 차도 모퉁이에 주차하고 스트레칭을 한 다음 산행을 시작한다(9:33). 고려 시대 때 사기를 굽는 막사가 있었다 하여 사기막이란 명칭이 붙은 사기막 마을로 7분쯤 걸어가 산길 들머리에 이른다(9:40). 사랑산 2Km, 용추폭포 2Km란 푯말이 반긴다.
정상부 일대가 조망된다.
사랑산을 향해 완만한 산길로 낙엽을 밟으며 9분쯤 올라간 다음 급해진 산길로 3분을 더 올라가 시야가 트이는 바위에 이른다(9:52).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정상부 일대가 조망되고 뒤돌아보니 군자산과 남군자산이 뚜렷이 조망된다.
곧이어 완만해진 산길로 조금 내려가 사랑산 1.6Km, 용추폭포 1.5Km라고 쓰인 사랑의 숲길 푯말에 이른다(9:53). 다시 가팔라진 산길로 밧줄이 달린 바윗길도 올라가 전망이 시원한 바위에서 바라본 풍경이 아름답다(10:05). 사기막골이 평화롭게 내려다보이고 옥녀봉 뒤로 군자의 기상인 군자산이 길게 펼쳐진다.
이어 잠시 완만한 산길로 산에 오르다가 급경사로 바뀐 산길로 코끼리 바위에 올라선다(10:11). 바위 형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코끼리 모양이고 아주 큰 바위이므로 코끼리 바위로 부르는 것 같다.
계속하여 약간 내려서다가 오르막길로 사랑산 최고의 경관을 뽐내는 사랑 바위 암반에 이른다(10:24). 암반에 둥그런 바위가 있어 독특하고 사랑 바위로 짐작되지만, 코뿔소 바위라고 한다. 사랑 바위는 바로 그 뒤에 사람의 심장 모습으로 당당하게 서 있다.
사랑 바위 암반에선 환상의 전망이 터진다. 동쪽으로 장성봉, 대야산(931m), 조항산(951m)의 백두대간 산줄기가 청화산(984m)까지 한정 없이 뻗어 나간다. 그 앞으론 기묘한 바위가 많은 막장봉, 암릉미가 돋보이는 칠보산(778m), 천년고찰 각연사가 있는 보개산(750m)이 뚜렷하다.
군자의 기상인 군자산(왼쪽)부터 남군자산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남쪽은 도명산(643m)과 조봉산(687m) 너머 국립공원 속리산(1054m)이 시야에 들어온다. 눈사람 모양의 문장대와 피라미드 같은 관음봉을 비롯하여 날카로운 톱니 같은 서북 능선이 펼쳐진다. 서북 능선 오른쪽은 덕가산(691m)과 금단산(768m)이 늘어 서 있고 북쪽은 배미산과 옥녀봉이 가깝다, 옥녀봉 뒤로 멀리 박달산(825m)까지 조망된다. 사랑 바위는 특이하고 옆에 바위 절벽이 아찔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경관에 빠져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10분쯤 머무른다.
칠보산, 보개산, 막장봉 등이 저마다의 멋을 뽐낸다.
사랑 바위를 뒤로하고(10:34) 완만한 산길로 4분쯤 나아가다가 급해진 산길로 조금 올라선 후 산 사면 길로 사랑산 주 능선인 해발 610m 능선에 올라선다(10:40). 사랑산 0.4Km란 푯말이 서 있다. 곧이어 유순한 길로 2분쯤 진행해 너럭바위로 불리는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하는 조망처에 이른다(10:42).
백척간두 같은 암반에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서쪽 조망이 활짝 열린다. 괴산의 대산(647m) 너머 좌구산을 비롯한 한남금북정맥 산줄기가 수평선을 이루며 길게 펼쳐진다. 남쪽 조망도 좋아 다시 한번 속리산 산세를 감상한다.
곧이어 완만한 능선 길로 조금 내려선 잘록이에서(10:46) 급경사 된비알 길로 5분을 더 올라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사랑산 고스락(정상)에 올라선다(10:51). 정상의 전망은 나무에 가려 좋지 않다. 겨우 남쪽 속리산 쪽이 나무 사이로 바라보인다. 고스락서 서쪽으로 나 있는 능선으로 조금 내려선 쉼터에서 간식도 먹고 사색을 하며 한동안 머무른다.
하산은(11:18) 용추폭포 1.7Km 푯말이 가리키는 방향의 완만한 주 능선을 타고 300m쯤 진행해 644봉우리에 이른다(11:25). 이제 본격적인 하산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1.4Km 거리의 용추폭포를 향해 산에서 내려간다. 급경사 내리막길로 8분쯤 내려선 다음 완만해진 길로 9분을 진행해 이정표(용추폭포 0.7Km)가 서 있는 곳에 이른다(11:42).
다시 산길은 거친 산길로 바뀐다. 하산이 등산보다 위험하기에 조심스럽게 내려가 길게 펼쳐진 바위를 거쳐 79 데크 계단을 내려가 천연보호 수인 연리목에 닿는다(12:06). 소나무 두 그루가 자라다가 하나로 융합돼 자라는 희귀 소나무다. 사기막리 골짜기에 제를 지내는 제당이 있어 제당산 이었던 산 이름이 이 연리목에 의해 사랑산으로 바뀌었다.
곧이어 삼거리로 내려선 다음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50m 거리에 있는 용추폭포를 감상한다. 두 줄기 물줄기가 수직 절벽으로 쏟아지고 소가 깊고 수량도 풍부해 장관을 이루는 용추폭포는 괴산군에서 가장 큰 폭포라고 하다. 용추폭포 상단부와 하단부는 널찍한 반석 지대이고 상단부는 3m 이상의 깊이라 물놀이를 할 수 없지만, 하단부에선 수심이 얕아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한 다음 삼거리로 돌아와 심산유곡인 사기막 계곡을 왼쪽에 끼고 평지와 똑같은 유순한 길로 기분 좋게 진행하여 원점 회귀하여 아름다운 산행을 마쳤다(12:32).
사랑산 산행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행복한 사람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운 산행이다. 사랑 바위 암반에서 바라본 풍경은 산 뒤에 또 산, 그 뒤에 또 산마루, 눈길이 가는 데까지 그림보다 더 곱게 겹쳐진 수려한 풍광이 산객의 마음을 완전히 휘어잡아 진한 감동이 밀려오는 멋진 산행이다.
☺ 산행거리 5.98Km, 2시간 36분 소요(36분 휴식 포함) 평균속력 2.2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