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첨으로 글을 써봅니다. ^.^
추석 연휴 다들 잘 보내고 계시지요? 올해는 휴일이 길다고 하던데, 여유롭고 풍성한 추석연휴 보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저는. 올해 추석은 예년에 비해도 정말 너무 평범하게 아무일 없이 보냈습니다. 문득 허전한 기분이 좀 들어서.. 기분 전환 해봐야겠다 싶어서 저의 6살짜리 아들 루이 얘기를 좀 적어볼까 합니다. ^.^
저희는 프랑스 남부에 살고있습니다. 루이는 이제 유치원 마지막 학년에 다니구 있구여. 여긴 9월에 새학년 개학이라, 이제 유치원의 '젤 큰 형아들 반 (루이의 표현..)' 에 들어간지 딱 일주일이 됬습니다. 올해는 작년과는 딴판으로, 며칠 전부터 루이가 개학을 기다렸습니다. 몇 밤 더 자면 학교 갈수 있냐고, 가서 친구들 빨리 만나고 싶다고 기대만빵에 두근두근 하던 루이.. 게다가 같은 반에 자기 여자 친구(마엘리즈) 랑 단짝 친구들 세명(클로에, 고티에, 아다)이 함께 있게 되서 루이 기분이 완전 좋았습니다. 제가 아는 제 아들 루이는. 원래 낙천적이기는 하지만, 이정도까지 발랄하고 사회성이 좋은 애는 아닌걸로 이해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번에 한국에서 두달 방학을 보내고 온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갑내기 사촌이랑 같이 지내면서 사교성, 자신감, 개구짐, 눈치, 능청 등등 두루두루 많이 배운것 같습니다. ㅎ
암튼.. 이날 기분 좋게 학교 첫날을 시작한 루이, 오후4시15분에 학교에 데리러 갔더니 오른쪽 무릎에 커다란 붕대를 하고 선생님 손을 잡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운동장에서 뛰다 넘어졌는데(여기 운동장은 아스팔트로 되있습니다) 상처가 제법 크다구여. 집에가다 약국에 들렸는데, 갑자기 절뚝거리면서 작은 지팡이 하나 사달라고, 안그러면 아파서 더 이상 못 걷겠다고 합니다.... 무시하고 치료제만 사서 왔습니다. 들러붙은 거즈를 간신히 떼내고 소독하는데, 아파서 눈물콧물 범벅이 되서 울면서도, 앞으로 학교가서 어떻게 노느냐고 걱정은 태산이 된 루이를 달래주기위해 무릎에 커다란 붕대를 대어줬습니다. 크고 푹신푸신해서 '베게' 라고 부르면서 좋아하던 루이. 이거 붙이니까 자기가 아이언맨 같다구 하면서 엄청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이번에 한국갔을때 이마트에서 아이언맨 운동화를 한켤레 사줬는데, 그 운동화랑 자기 붕대랑 셋트라고 '엄마, 나 진짜 멋있지?' 그러면서 둘쨋날 그 운동화를 신고 붕대를 붙이고 자랑스럽게 학교에 갔습니다.. ^.^
그 둘째날 학교에 루이를 데리러 가보니 이번에는 왼쪽 무플에도 붕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넘어졌다고. 그리고 셋째날은 배꼽 옆으로 상채기를 내왔습니다. 오늘도 또 넘어졌다고... 작년까지는 학교 쉬는시간에 교실에 앉아서 레고 비행기 만들고 종이비행기 날리기만 하고 놀던 루이가 올해 갑자기 뛰어 놀기를 시작하니, 아무래도 뛰는데 익숙하지가 않은 모양인가보다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
그런데 이런 우리 꽈당 루이가 지난주에 갑자기 태권도를 시켜달라고 하네요.. 작년까지만 해도 무서워서 절대 싫다고 하더니, 올해는 본인이 시켜달라고 하다니... 이번 여름 충무로쪽에 있는 한국의 집에서 태권도 시범 공연을 봤는데, 그게 정말 멋있었나 봅니다. 동영상 찍어 달라고 해서 찍었더니 집에와서도 보고 또보고 보고 또보고를 반복하다, 결국 맘을 정한 모양이예여. 나랑 신랑이랑 "루이야, 태권도 너무 무서우면 안해두 되. 다음에 쫌 더 커서 배워도 괜찮아." 그랬더니, "아니야, 이건 꼭 해야되는거야!" 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제가 "루이야. 꼭 해야되는거 는 아닌거야." 했더니. "엄마, 이거 꼭 해야되는거야. IL FAUT le faire! 그래야 씩씩해 지는거야.!" 합니다. 혹시 자기 한글이 부족해서 내가 못알아 들었을까봐 불어로 재 확인까지 해가면서 강조를 하는걸 보니, 정말 마음을 다잡은 모양입니다. ^.^
오늘이 이 태권도 수업 첫 날입니다. 동네에 태권도 클럽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오늘부터 사범님 (24살 누나인데, 프랑스 태권도 챔피언십을 8번이나 우승한, 이 태권도 클럽의 자랑이며 자부심입니다. ^.^ ) 이랑 이틀동안 함께 해보고, 계속 하고 싶으면 진짜 멤버로 등록을 하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루이가 잘 적응하고 따라할지.. 무엇보다. 너무 많이 넘어지지나 말고 재미있어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예요. ^.^
첫댓글 어머나 이뻐라...루이^^ 이전에 우리 아들놈이 딱 루이만할 때 검도다닌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녀석이 워낙 깔끔쟁이였는데 검도를 일주일만에 안다니겟다는 거에요...이유는 양발벗고 마루에 잇다보니 발냄새가 너무 심하다고..ㅋ 웃고 넘겻는데 녀석의 아빠도 비슷한 경험을 말하더라구요...학창시절 종교를 의무적으로 가져야 해서 여기저기 다녀봣는데 절에는 더이상 못가겟더라고...거기도 신발벗으니 발냄새가 ㅋㅋㅋ
하하하~~ 꼬리꼬리 냄새라는 이유도 재밌는데, 이런것도 부전자전이라니... 정말 넘 웃겨여. ㅋㅋ
루이엄마의 프랑스 육아기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거기서 루이 키우는 이야기, 한국어 가르치는 이야기, 프랑스 남편 시모 시누이 이야기 등등 마구 마구 풀어놔주세요^^
^.^ 예.
근데, 제가 너무 쓸데없는 수다만 줄줄 늘어놓게 되면, 꼭 저한테 눈치주세요~ ^.^
참 씩씩하게 크네요. 다른건모르겠고 외국사는 지인들 글은 밖에서 노는 시간이 아이들에게 참 많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답글을 쓸때마다 자꾸 날라가서 여러번 쓰게 되네요. 이번에는 잘 되야 할텐데... ㅜㅜ
여기는 유치원까지는 많이 놀리는데, 초등학교 가면 방과 후 활동들을 대부분 시켜서. 보통은2개 많게는 5개까지. 공부 연장선이라기보다 운동, 음악, 미술 등(초등학교는 미술과 음악 수업이 없어요). 프랑스 대부분 엄마들이 직장맘이라, 학교 수업이 없는 수요일(엄마들이 수요일 휴가를 많이 냅니다), 퇴근후, 토요일에 집중되어 있구여.
학교에서 4시30분경에 수업이 끝나면 간식을 먹고, 조금 놀지만 그 후에 방과후 활동, 숙제를 하니까 애들이 두달 정도 하고나면 무지 힘들어 하는경우 종종 봐요. 그래서 학교 방학이 이렇게나 많은건지...
ㅎㅎ 하루님 ~ 하루가 다르게, 루이가 매일매일 넘어지고, 다쳐오고..그러면서 커가는 모습이 보이네요.,붕대붙인 무릎이 많이 다친듯 한데, 아이는 자랑스러운듯 멋진 포즈요 ^^
그러게여.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던지... 애들의 세계란... ㅎㅎ
루이 너무 또랑또랑하네요.ㅎㅎ 아이 스스로 커나가는 모습, 강요하지 않는 부모, 둘 다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