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패 연
이 구 조
바람이 불어옵니다.
언덕 위에서 연을 날립니다.
먹쇠의 고무래 장군이 씽씽 올라갑니다. 복제기는 파아란 하늘 가운데로 씽씽 올라가는 먹쇠의 고무래 장군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읍니다.
한손에 실을 감아쥐고 한손에 방패연을 들고 멍청하니 멋쇠의 고무래 장군을 쳐다봅니다. 북제기는 먹쇠보다 힘이 약한 탓에 깔보이는 줄을 깜빡 잊어버리고 있읍니다.
북제기 저도 고무래 장군을 파아란 하늘 한가운데로 날릴 수가 있으면 먹쇠처럼 뼈길 수가 있을 줄로 알고 있읍니다.
그러나 북제기의 손에 쥐인 연은 고무래 장군이 아니고 방패연입니다.
방패연을 손에 들고 고무래 장군을 띄우는 언덕 위를 차마 올라갈 수가 없읍니다. 그렇다고 언덕 아래에서는 바람이 없기 때문에 연이 올라갈 것 같지도 않고, 더군다나 집으로 그냥 그저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먹쇠야!”
“먹쇠야!”
“올라와.”
“뭣 하니?”
먹쇠가 뻔히 연을 띄우는 줄 알면서 물어봅니다.
“연 띄지.”
“난 갈 테다.”
“연 띄지.”
하고 먹쇠가 뻗대는 바람에 북제기는 갑자기 저의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혼자는 심심한데 올라와 같이 놀아.”
“난 갈 테야.”
“바람이 여간 잘 불지 않는다 너.”
“그래두 난 우리집으로 갈 테야.”
“올라와 같이 띄워. 네 방패연파 내 고무래 장군과 바꿔 띄우게 할께.”
북제기는 먹쇠가 언덕으로 올라오라는 통에 자꾸 더 집으로 가겠다고 뻗대게 되고, 먹쇠는 북제기가 집으로 가겠다고 뻗대는 통에 자꾸 더 언덕으로 올라오
라고 소리를 치게 되었읍니다.
“난 간다아.”
북제기는 획 돌아서서 한발자국 두발자국 걸어갑니다.
북제가는 먹쇠의 고까짓 고무래 장군보다 몇곱절 더 큰 연을 만들어 가지고 올 생각입니다.
북제기가 저의 집으로 정말 가는 것을 본 먹쇠는,
“내 연 너 줄 테니 같이 놀아.”
하고 커다랗게 소리를 질러봅니다.
그러나 북제기는 아무 대꾸도 없이 터벌터벌 뛰어가고 있읍니다. 북제기는 저
의 건넌방 미닫이 문을 뜯어다가 연을 만들고 굵은 동아줄로 연실을 해서 파아란 하늘 가운데로 높이높이 띄우려는 것입니다.
“내 연 줄 테니 같이 놀아.”
“……”
“북제가, 내 연 준대두 그러니?”
“……”
“티금아 티금아아, 우리 연 재주 많다.”
“……”
미닫이 연을 하늘 높이 띄울 북제기인데 고까짓 고무래 장군의 티금쯤 어립도 없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