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매화/하종오
떠돈들 어떠리 떨어진들 어떠리
언제든지 떨어지면 움 돋겠지.
진달래가 골백 송이 흐득흐득 울어도
풍매화는 바람 따라 날아다닌다.
골짝에 죽어 있는 메아리를 살려내고
벌목꾼이 버리고 간 도끼소리 찾아내고
땅꾼이 잃어버린 휘파람도 찾아내어
그 덧없는 소리들 데불고 무얼 하는지
풍매화는 이곳저곳 기웃거린다.
혼자서 싹틀 힘도 없으면서
어디든지 뿌리내리면 숲이 이뤄지겠지
풍매화는 득의양양 산맥을 날아다니지만
대포알 묻힌 땅 버릴 수 없고
녹슨 철모망 무심히 바라볼 수만 없어
머뭇거리니 마침내 바람도 잠잠해진다.
이제는 묻혀야지, 몸 바쳐야 할 자리는 여기
===[한국인의 애송시 II, 신예시인 48인선 중에서, 청하]===
하종오 시인은 정전(1953/7/27)된 후에 태어나 상당히 어려운 시기에 성장하셨을 것입니다
전쟁은 1950/6/25 부터 정전될 때까지 3년 1개월(1129일) 동안이였습니다.
우리는 자라면서 반공, 승공을 교과서에서 배웠습니다.
전쟁의 피해는 컸으며 복구에 많은 세월이 소요됨을 체감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풍매화는 바람을 이용해 꽃가루를 이동시킨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려한 꽃잎으로 관심을 끌 필요가 전혀 없지요.
만들레가 그러합니다.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부강한 국가를 이루는 것입니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꾸준히 책임을 다하는 일입니다.
이런 저의 생각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한 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