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습 일지
2018.7.10. (화) 김제사회복지관 실습생 최수경
출근 시간: 09:00 퇴근 시간: 18:00
09:00 ~ 11:00
저번에 검사했던 MBTI 결과에 대한 분석 시간이 있었습니다. 관장님께서는 MBTI 전문 강사이십니다. MBTI란,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융(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입니다. 이것은 비진단 도구로써, 개인 선호의 차이일 뿐이지 진단을 하기 위한 목적은 아닙니다.
인성은 캐릭터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인성은 성격이 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인성은 사회적 기준이고, 성격은 개인 고유의 속성입니다. 성격은 좋고 나쁨이 없고,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갈등이 없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 유형은 ENFP입니다. ENFP는 ‘스파크형’으로, 풍부한 상상력과 영감을 가지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잘 시작합니다. 풍부한 에너지를 가지고 순발력 있게 일을 재빨리 해결하는 솔선수범력과 상상력이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열성파이고, 뛰어난 통찰력으로 타인 안에 있는 성장 발전할 가능성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열성으로 다른 사람들도 어떤 프로젝트에 흥미를 가지게 하고 다른 사람들을 잘 도와준다고 합니다. 대략 교과서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하지만 더 와닿았던 건 제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행했던 것들을 관장님께서 콕콕 찝어 말씀해 주실 때입니다. 저희 집에 관찰 카메라가 달린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동료 실습생 유형을 전부 살펴보고 난 뒤 관장님, 부장님, 정수현 선생님의 유형을 들었습니다. 모두 그 유형과 잘 맞았습니다. MBTI는 마치 마법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11:00 ~ 12:00
박상빈 선생님께서 잠시 들어오셔서 오늘 일정에 대해 물어보셨습니다. 오전에는 MBTI 강의를 들었으며, 오후에는 샬레 아파트에 붙였던 홍보물을 제거하고 인사도 드릴 예정이었기에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런 뒤 이성민 실습생의 임명장 만드는 것을 도왔습니다. 인터넷에서 임명장 양식을 다운로드받고, 거기에 이름과 내용만 수정하였습니다. 그럴싸한 임명장이 만들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어 샬레 기획단 아이들에게 줄 임명장 또한 제작하였습니다. 역시 이름과 내용만 수정하였습니다.
내일 첫 회의 때 임명장을 한 명 한 명 수여할 것입니다. 받고 기뻐 할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12:00 ~ 13:00
점심 식사는 오광환 선생님이 차려 주신 제육볶음이었습니다. 메추리알 샐러드와 김치도 있었습니다. 맛있게 잘 먹고, 열심히 설거지를 했습니다. 설거지 자체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식기 세척기에 넣을 때 매우 힘들었습니다.
13:10 ~ 14:30
설거지를 마친 후 샬레 아파트를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샬레 아파트 관리 사무소 직원 분들, 경비 아저씨께 인사드리기 위함입니다. 박상빈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관계”가 보다 더 깊어지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사를 드리고 겸사겸사 4일 동안 붙어 있었던 홍보물도 떼어 낼 예정입니다.
먼저 경비실로 향했습니다. 노크를 하고 안을 들여다 보니 아무도 안 계셨습니다. 아쉬웠지만, 갈 때 들리면 되니 “후에 다시 오자” 서로 얘기하고 바로 관리사무소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는 관리 과장님과 관리 주임님이 계셨습니다. 두 분 다 처음 뵙는 분이었습니다. 대차게 인사드린 후, 김제사회복지관 실습생들이고, 이번에 한 여름 밤 샬레 극장 담당하게 되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웃으시면서 우선 앉으라고 했습니다. 관리소장님이 도착하시기 전까지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점심 메뉴부터 자녀 이야기… 짧은 시간 동안 꽤나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곧 관리소장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어, 학생들!” 하며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습니다. 저희는 “소장님, 안녕하세요! 저희 인사도 드리고, 붙였던 홍보물도 떼려고 왔습니다!”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이구, 홍보물도 수거해 준다니, 정말 고맙네 우리가.”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녜요, 저희가 더 감사드리죠. 저희 얼른 떼고 다시 올게요!” 말씀드렸습니다.
동마다 부착했던 모든 홍보물을 뗐습니다. 떼면서 직원이 해 주신 고맙다는 말을 계속 곱씹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고마운 건 저희인데, 수거해 주어 고맙다고 말씀해 주셔서 저희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했습니다. 이렇게 좋으신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니 정말 기쁩니다.
다시 관리사무소로 돌아갔습니다. “자, 우리 학생들, 마스터키 주시고~ 이 홍보물도 저 주시고~” 말씀하셨습니다. 확실히 아까보다 더 친근해진 말투입니다. 자신감을 얻고 “저희 더울 때마다 여기 와서 에어컨 쐬어도 될까요?” 여쭈었습니다. 웃으시면서 “당연하죠. 시원한 물도 마셔도 돼.” 이렇게 관계가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나와 경비실을 다시 들렀으나, 여전히 부재중이셨습니다. 아쉽지만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나중에 다시 오자고 이야기하고 복지관으로 돌아왔습니다.
14:30 ~ 15:30
복지관에 복귀해서 홍승미 실습생의 일상생활기술학교에 대한 슈퍼비전을 들었습니다. 인원수가 너무 적은 것이 걱정이었습니다. 정수현 선생님께서는 지금이라도 아파트에 홍보물을 붙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틀이라면 충분합니다. 서둘러 상의하여 홍보물을 수정한 뒤 바로 50장을 출력했습니다. 아파트에 부착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과정에서 신아름 선생님께서 먹는 비타민을 가져다 주시며 “이거 붙이면 좀 더 좋지 않을까요?” 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희는 정말 좋다고 생각하며 호치케스로 먹는 비타민을 홍보물에 붙였습니다.
15:30 ~ 16:10
복지관에서 나왔습니다. 우선 검산주공1차 관리사무소로 향했습니다. 직원 분께 일상생활기술학교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허락을 맡았습니다.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며 103동에 먼저 붙였습니다. 붙이다 보니까 검산 주공은 아이보단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곳보다는 부영 2차 아파트에 붙이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부영 2차 아파트로 갔습니다.
먼저 관리사무소에 찾아갔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 붙여도 되냐, 여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를 무섭게 바라보셔서 조금 의기소침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된다고 하셨습니다. 기쁜 마음에 크게 “감사합니다!” 외치고 동에 홍보물을 부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착하는 도중 만난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안녕!” 인사하고, 홍보물을 보여 주면서 “이거 일상생활기술학교라는 건데, 주변 어른께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을 배우는 거야!” 하고 알려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관심 있게 들었습니다. “집에 가서 한번 읽어 볼래?” 하며 홍보물을 쥐어 주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진우 아파트로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부지가 넓어서 관리사무소를 찾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관리사무소인 줄 알고 찾아갔던 곳은 경비실이었습니다. 경비 아저씨께 “안녕하세요! 혹시 관리사무소가 어디인지 좀 알 수 있을까요?” 여쭈었습니다. 아저씨께서 친절하게 답해 주셨습니다. “저기 빨간 지붕으로 가면 돼요~” 일러 주신 대로 찾아가 보니 금방 나왔습니다. 부영 2차 아파트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어 조금은 자신감에 찬 상태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우리 아파트는 공공 기관만 받아 줘요.” 단호한 말씀이었습니다.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기관으로 향하는 도중입니다. 부영 2차 아파트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어머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아까 홍보물 주신 거 잘 봤는데요,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해서요!” 땡볕에 돌아다닌 의미가 있었습니다.
16:20 ~ 17:20
정수현 선생님의 슈퍼비전을 듣기 위해 회의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회의가 길어져 여유 시간이 생겼습니다. 내일 진행될 기획 회의에 필요한 대본을 적어 보고, 동료 실습생에게 연습해 보았습니다. 수정해야 할 부분을 알려 주고, 다시 수정하여 연습해 보고. 그런 시간을 거치다 보니 어느새 슈퍼비전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17:30 ~ 18:40
선생님께서 가장 먼저 말씀하신 것은 HOW였습니다. 즉,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첫째, 오늘 배운 것이나 깊이 와닿은 것, 고마웠던 것을 중점으로 이야기해라. 둘째, 답답했거나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해라. 마지막으로 진행 과정을 쭉 나열해 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우리가 진행하는 사업은 당사자들이 직접 하게끔 해야 하는 것이지 우리가 짠 스토리를 가져가 그저 참여하게 만들면 의미가 없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자꾸 무언가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과연 내가 안 되는 일을 질문한 것이 아닐까? 의문도 가져야 합니다. 안 된다고 하면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질문에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해결의 끈을 잡고 있는 것은 결국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입니다. 다방면으로 구상해 두어야 당황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굉장히 중요한 작업입니다.
‘참여자 시간 조정’에 대한 슈퍼비전입니다. 첫째, 제가 생각한 시간과 장소를 말씀드립니다. 그런 다음 일정을 조정합니다. 만약 이때 다른 아이와 일정이 맞지 않을 경우의 시나리오 또한 구상해 두어야 합니다. 둘째, 안내 멘트입니다. 어떻게 하면 기획 회의에 오고 싶게 만들지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고 당사자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한 여름 밤의 샬레 극장’ 사업은 여차하면 도와줄 분도 많이 계시다고 하셨습니다. 걱정이 한 시름 덜어진 기분입니다. 한 달 동안 진정한 사회사업가답게 한번 활동해 보겠습니다. 저는 ‘한 여름 밤의 샬레 극장’ 담당 최수경입니다.
‣ 느낀점
관장님의 MBTI 검사는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이제껏 했던 모든 검사 중 가장 저와 잘 맞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사실 네이버에 나와 있는 내용만 읽었을 땐 조금 의아했습니다. ‘나랑은 잘 맞지 않은 것 같은데?’ 생각도 했습니다. 막상 결과를 듣고 나니 그냥 저 그 자체였습니다. 심도 있는 분석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가 주로 쓰는 기능이 뭔지, 하고 싶어 하는 기능은 뭔지에 대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맛있게 했습니다. 먹고, 싱크대 한 가득 설거지 탑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솔직히 설거지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으나 식기세척기에 차곡차곡 쌓는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만약에 설거지가 테트리스였다면 깔끔하게 클리어했을 것 같습니다.
테트리스 설거지가 끝난 후 샬레로 갔습니다. 앞서 일정에 썼듯 관계가 조금은 진전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샬레 극장도 성황리에 끝마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기대도 해 봅니다. 물론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처음으로 기획단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임명장도 준비했습니다. 떨리는 마음에 대본도 간단히 적어 보았습니다. 나를 좋아해 줄까? 기획단으로 활동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할까? 많은 걱정이 듭니다. 모든 걱정은 접어 두고,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따르고 거들어 보겠습니다.
슈퍼비전을 받고 나서 느낀점이 참 많았습니다. 아직 저는 학생이기에 배울 점이 많습니다. 배울 것이 많기에 실습도 하는 것입니다. 말을 유연하게 하는 법도 배워야 하고, 당사자가 할 수 있게끔 하는 것도 막연합니다. 복지요결을 들으며 말로써 배울 때는 할 만 하겠는데? 생각했던 제가 한심해집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 좋은 슈퍼비전을 주시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주셔서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한, 무슨 일이 생기면 “담당 팀장님은 정수현입니다!” 말씀하라고 하셨습니다. 말만 들어도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사업가로서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떼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고마운 건 저희인데, 수거해 주어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셔서 저희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했습니다."
"확실히 아까보다 친근해진 말투입니다."
때의 핵심은 관계라는 말이 떠올라요. 그 시작이 인사라고 배웠지요. 승미와 수경이 어떤 자세로 인사드렸을지 짐작이 가요. 제가 승미와 수경에게 배웁니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우리 아파트는 공공기관만 받아 줘요. 단호한 말씀이었습니다."
월평빌라 사례가 떠올라요. 월평 선생님이 입주민의 생활을 돕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셀 수 없이 거절 당했다고 해요. (쉬는 시간에 월평빌라 이야기 책을 읽어 보면 좋겠어요.)
거절 당한 경험이 승미와 수경에게 큰 배움이길 바라요. 발로 뛰며 더 많은 지역사회를 만나는 계기가 되길 바라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