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왕십리는 저의 나와바리입니다. 동묘 프리마켓에서 쇼핑을 마치고 설렁탕을 먹으러
일부러 왔어요. 더운데 데운 국물을 마셨더니 더위가 가시는 것 같아요. 이열치열인가.
매형이 전화 와서 곱창 좀 사 오라고 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정은이네 곱창집’
을 지나갔어요. 정은이가 내가 아는 그 아이인가 늘 궁금합니다. 늙으면 '건강,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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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팁을 줬건만 매형은 허투루 듣는 눈치이니 외로움에
몸부림치시라. 진국설렁탕 앞에 '프라하'라는 레스토랑이 '철의 장막' 분위기를 자아
내서 몇 번 사진을 찍긴 했어도 아직까진 한 번도 들어가보지 못 했어요. 우리가 아는
대로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입니다. '프라하의 봄'이란 영화로 알려진 프라하 사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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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군사개입으로(1968)자유를 갈망하던 50여 만명의 당원들이 숙청됐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선 유신체제와 5.18 항거에 빗대어 '서울의 봄'이란 용어를 사용했을 것
입니다. 두 '봄' 모두 잠깐의 봄으로 끝났지만 하여튼 '프라하의 봄'은 민주주의 운동의
성지같은 이름입니다. 제가 자칭 깡패이긴 한데 깡패치고 이렇게 역사적인 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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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시라. 왕십리는 70년대 대성 연탄 쪽에 미군 탄약 창고가 있었고
지금 지나는 이곳에 ‘그 다방’이, 그 위 3층 우범지대에서 둘째 이모가 살았어요. 우회전
하면 '유진공업사'가 종합시장으로 연결됩니다. 원조 종합시장 건물을 기산에서 아파트
를 짓다 부도가 났고, 어머니께서 딱지를 사서 들어간 34평 아파트가 최근 8억5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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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겠다고 해서 제가 집주인인 누나를 만류시켰어요. 저는 적정 가격을 15억으로
보고있습니다. 철도 건너편 대성 연탄 방향은 90년대 성석교회 시절 '한양문화사'로
주보 만드느라고 자주 다녔고, 한양대에서 틀어 시민회관 쪽으로 막 지나면 2010년
도 쯤 노래방 지하에서 오락실 (바다 이야기 50대)을 했어요. 첫 오락실이라서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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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벌었고 다행히 기계를 뺏기지 않았는데 동업자가 나쁜 놈이라서 제가 돈을 회수
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훗날 제가 속 썩은 만큼을 되갚아 주긴 했는데 썩 좋은
방법이 아니라서 말하고 싶지 않아요. '대영 학원'에서 '전풍호텔'로 길을 잡으면
'제일 은행'이 지금 LG마켓 자리에 있었는데 제가 PM6시 이후에 포장마차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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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헌병대 졸병 전 국현(483기)이가 007가방에 현찰 200만 원을 들고 와 시작한
행상인데 음식 솜씨가 없어서 망했어요. 포차 그 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시장
보고 준비해서 영업을 하면 24시간이 모자랍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된 게 한
번 온 손님은 다신 오지 않았어요. 6개월 만에 접고 곧바로 졸병 놈을 미용 재료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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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대우자동차 (남구영업소)에 취업했어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오리알
마크대우가 현대만큼 잘나가던 시절 대우자동차에 들어가(1989년) 전국구가 됩니다.
부평교회 장로였던 김창수 사장, 김창일, 미스김, 최영재, 김 한국, 최호선, 진대식,
김진영과장 정도가 내 20대를 동고동락한 이름들입니다. 임규탁은 내 졸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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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 시절 중랑교에서 미용실을 하던 정희란 경상도 여자를 정리하고 아내를
소개받게 됩니다. 중매장이는 김영성집사님이었는데 말투가 어눌했지만 부평교회
사찰을 하면서 자동차 세일즈를 하던 성실한 분이셨는데 아내는 열받을 때마다
김영성 씨를 찾아가 때려 죽이겠다고 원망을 쏟아냈던 기억이 나서 웃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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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팔이'는 따로 다루기로 하고 패스합니다. 마장동 우리 집은 '치 교' 네 와 함께 살던
마장동566번지 파란 대문집이었는데 전역하고 진호가 상경을 하면서 성석교회에
둥지를 텄고 저도 후발대로 등록 교인이 됐어요. (1990) 윤 총무님도 이때 만났어요.
2.
9시에 집을 나섰고 여수 매형이 있는 신안아파쪽으로 길을 잡았어요. 저는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소맥'을 마십니다. '소맥'은 석0경 여사의 아들 치영이가
배합을 썩 잘했어요. 가끔씩 생각이 납니다. '포도주는 섞여 있을 때만 포도주다'
라는 말이 '헤라클레이토스 단편'에 나왔있다고 해요. 물과 포도주가 분리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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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듯이 '시간'과 '변화'는 같이 갑니다. '소맥'의 원리 대로 하면 포도주가 섞이지
않으면 포도주가 아닌 이유가 그냥 놔두면 물은 뜨고 알갱이는 가라앉는 다는 것
입니다. 즉 '투쟁은 만물의 아버지', 섞이기 위해 움직여야 하지요. '시간'이란 '포도
주가 섞여 있는 것'과 같기에 '만물은 서로 투쟁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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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는 추상화 될 수 없는 시간을 추상화 시킨 장본인 입니다. 우리가 시간을
애기 할 때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란 말을 사용합니다. '크로노스'를 객관화 시켜
만물은 크로노스라는 신(시간)에 의해 끌려간다고 표현해요. 희랍인의 시간 개념은
'변화를 지배하는 그 무엇'입니다. 그래서 파르메니데스의 이론으로 말하면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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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알송달송 해도 시간이 지나면 곧 정리가 될 것이니
포기하지 마시라. 중요한 팁을 하나 주면 성경에서 말하는 "때가 차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아" 라는 구절에서 '때'는 하나님의 시간 '카이로스'입니다.
'회개'라는 것도 '메타노이아'라는 단어로 '생각을 바꾸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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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장소'나 '공간적 개념'이 아닌 '통치'적 개념 쾅!쾅! 하나님 나라는 '토퍼스'나
'플네시'스가 아닌 '바실레이야'라고. 정리하면 추상적인 하늘의 질서가 '통치'를
통해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새 질서'라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아직도 모르면 패스.
어제 일이 걸려서 아침 일찍 신안아파트를 찾아갔는데 다들 없네요. 어디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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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누나네 12층 초인종을 몇 번이나 눌러도 묵묵 부답이여서 전화를 걸어보지만
역시 낫-띵입니다. 철마산 트래킹을 이어갔고 내려오는데 어머니-둘째 매형-누나들-
큰 매형 순으로 연거푸 전화가 걸려와 전화를 못받은 이유를 설명합니다. 설명하지
마시라. 난 다 알아요. 누나들을 '착한 낙지'로 핸드링을 해서 만났고 봉선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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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셨어요. '봉선사'는 조계종 부자 사찰이고 수양대군의 처인 '정의왕후'가 불교에 미쳐
700년 먹은 느티나무를 심었고, 우리가 사진 한장 박은 것만 기억하라고 알려줬습니다.
우리나라 불교 인구가 천 만이라고 하니 현재는 종교순위 1위입니다. Temple Stay 를
둘째 누나가 알고 있어서 리스팩트해줬어요. ' Temple Stay '는 교회 수양관 같은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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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12시에 만나요 브라보 콘' 3개에 6000원을 내고 카페에 앉아 망중한을 즐겼으니
가성비 갑입니다. 살치살이 좋아서 7팩을 샀는데 고기 상할까봐 더는 지체할 수가 없네요.
누님들! 행복하시나요?
2023.8.20.sun.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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