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현대기아차의 세타2 엔진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세타3로 교체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내년 말 선보일 예정인 신형 G80을 시작으로 새롭게 개발한 세타3 엔진을 양산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세타3 엔진의 특징은 배기량을 키워 동력 성능을 높이고, 전륜을 비롯해 후륜과 미드십 등 각 구동 방식에 맞는 엔진을 각각 개발한다는 점이다.
2.0리터급이 주력이었던 배기량은 2.5리터급으로 바뀐다. 연료 분사는 직분사인 GDi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 또, 일반 GDi 엔진뿐 아니라 터보 GDi, 미드십 터보 GDi 등이 차례로 추가된다.
각 구동 방식에 맞는 터보 엔진도 나온다. 알려진 바로는 전륜용 터보의 경우 280마력, 후륜용 터보는 300마력 수준이다. 아무래도 전륜구동보다 후륜구동의 퍼포먼스가 더 중요하다 보니 후륜용 터보의 동력 성능을 조금 더 높게 설정한 듯하다.
현대기아차는 과거 YF쏘나타(전륜) 시절 2.0 터보로 271마력을 뽑아낸 적이 있다. 그러나 LF로 바꾸면서 '실용영역의 주행 성능을 높이기 위해'라며 출력을 242마력으로 낮췄다. 표현은 고상(?)했지만, 사실 극한까지 끌어낸 엔진의 힘을 차가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것을 고백한 셈이다.
그러나 배기량이 2.5리터급으로 커짐에 따라 늘어난 엔진의 힘을 조금 더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사용되는 2.0 터보를 대신해 싼타페와 쏘렌토 등 중대형 SUV에 탑재돼 더욱 넉넉한 주행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인 'N'의 업그레이드도 기대된다. 현대차는 최근 i30 N, 벨로스터 N을 선보이며 폭스바겐 골프 GTi를 경쟁 모델로 꼽았는데, 신형 세타3 터보 엔진을 장착할 경우 골프R 수준으로 동력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드십 터보 엔진도 준비 중이다. 배기량은 2.3리터급으로 일반 엔진보다 200cc가량 작지만, 최고출력은 무려 350마력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어떤 차에 적용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엔진을 개발한다는것 자체가 현대기아차가 미드십 스포츠카에 도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4년 '벨로스터 미드십' 쇼카를 시작으로 2015년 RM15, 2016년 RM16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미드십 스포츠카 출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