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개의 영혼을 위한 레퀴엠

죽은개의 영혼을 위한 레퀴엠 삼복 더위보다 더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네요조금만 움직여도 등엔 땀방울 송글송글 맺히고 입안은 보일러 온수통이 되네요 수확을 끝낸 복숭아 밭에 이틀거리 가는데 개들의 먹이 때문에 먹이를 주러가지요 시골 어디든 산을 끼고 있으면 산에 산 짐승이 살지요 녹화사업이 잘된 산들은여름만 되면 열대우림이 되어 한발짝 떼기도 힘이들지요 산 짐승들의 천국이 되지요 그 중에서도 멧돼지들은 농부들이 애써 가꿔온 농작물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죠 작년엔 복숭아를 입맛만 보고 다녀간 멧돼지떼들이 올 핸 프리패스도 없이 수시로 출몰하여 밭을 헤쳐놓구 열매를 따먹고 일년 농사 망치기 일보직전 멧돼지 퇴치작전에 나섰는데 여러가지 방법을 지인이 알려줬지요 電線(전선)을 깔아 퇴치하는 방법 지자체에 신고하여 수렵으로 죽이는 방법등....두가지 방법 중 먼저말한 전선을 깔아 퇴지하는 방법은 밭이 넓어 경제적 부담이 되어 포기하고 수렵 퇴치 방법도 신고해야 언제 수렵 허가가나 퇴치할지 모르고 고민을 하고있는데 친구 하나가 야! 멧돼지는 개가 천적이라더라 짖는 소리만 듣고도 녀석들은 개를 피하지 그래! 그렇게 해서 밭에 개를 멧돼지 파수꾼으로 정했지요먼저 영국종 콜리라는 덩치가 산만한 녀석을 소나무 밑에 메어두고 야! 콜리야 멧돼지 나타나면 한입에 덜컹 무는거야 알았지? 복숭아 피해가 막심할 때 였지요 그런데 아차! 너무 넓은 경계지역은 콜리 능력 밖이었지요 그래서 다시 또 한마리 진돗개를 영입하여 150m 떨어진 소나무 아래에 메어뒀지요 녀석의 할당 범위도 넓어 밤마다 멧돼지들은 나타나 진탕을 쳐놨지요 그래서 마지막 한마리 농막 앞에 발바리 녀석을 메어놨더니 멧돼지들은 나타나지 않더군요 녀석들의 고마움은 이루 말할수없었지요 정성드려 녀석들의 먹이 공급에 최선을 다하였지요그런데 어쩌죠?농막에 발바리 녀석 暴炎에 더위를 먹어 비실비실 먹이도 먹지않고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내가 가면 가재걸음으로 보는척 만척 기력이 쇠잔한 녀석에게 돼지고기 한덩이 먹였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나머지 콜리와 진돗개는 혈기 왕성하게 멧돼지들의 접근을 막아내지요 그러니까 우리집 과수원 지킴이 삼총사지요 원래 난 짐승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지금은 반려동물이라 하여 이에 관계되는 신종 산업이 우리들 생활에 전반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펫 병원 펫 장례식장등이 생기고 보호단체가 범 국가적 차원이 되어 인권 ~~아니라 하하 동물권을 법으로 제정하고 인간과 짐승은 이제 하나라는 등식이 성립되었지요 인간과 짐승 半侶(반려)반과 반이 더하면 완벽한 하나 하나를 반으로 나누면 반쪽 반쪽만 있으면 외롭고 두쪽 다 있으면 만족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반려라고 부르는 것인지 모릅니다 개 똥개 20년도 훨 지난 시골 고향집에 살았던 똥개 이야기 해 드릴까요? 17년을 살다가 죽은 개 이야기 개의 수명은 일반적으로 8년 이라는데 녀석은 17년을 살았지요 그러니까 2배를 더 살다죽은 우리집에서 살던 개 이야기 지 엄니는 그저 평범한 똥개였지요 크기도 그렇고 성깔도 그렇고옷 입은 색깔도 그렇고 우리집 앞마당 감나무꽃이 필 때쯤 녀석은 태어났는데 지 어미는새끼 8마리를 해산했지요 장소는  부모님이 거처하는 안방 앞 마루밑 끼깅끼깅 여덟식구를 만든 지 어미는 밤새 새끼를 낳는다고 수척해진 얼굴로  우두커니 내오매를 바라보며 새끼들에게 젖꼭지를 물려주고 있었고 오매는 애썼다고 한마리도 허실없이 옹골지게 무탈하게 다 낳았다고 地神께 치성드리고 특별 보양식으로 녀석을 대접하였지요 녀석은 젖을 뗄때까지 한마리도 이상없이 양육을 하여 그 중 5마리를 오매는 다른집으로 분양을 하고 3마리는 집에서 키웠지요 강아지 때 녀석은 특별한 구석을 보이지 않했지요 늘 지엄니 꽁지만 형제와 따라다니는 그저그런 개 새끼였죠 강아지 티를 벗어나자 오매는 녀석들에게 목걸이를 채워주기로 했는데 두 녀석은 수월케 채웠는데 그 녀석은 요지부동 채울수가 없었데요 묵어 놓으려는우리 부모님의 의중을 용케 알아채리고 절대 몸을 맡기지 않했데요어떤 먹이로도 녀석을 유인하지 못하였데요  여러번 시도끝에도 녀석의 영리함이 만든 눈치는 우리 부모님을 포기하게 만들었지요 그래! 썪을놈의 개야 니 명이 길면 오래 살것이고 그렇지 못허먼 내일이라도 쥐약먹은 쥐먹고 죽을것잉게 헐수없지 하며 포기했지요 남은 두녀석 녀석의 형제는 일년을 넘기지 못하고 한 녀석은 약먹은 쥐를 먹고 다른 한 녀석은 물구덩이에 빠져 죽었지요녀석은 자랄수록 다른 똥개들보다 월등한 체격에 준수한 용모를 갖추기 시작 했다는데 완전 늑대의 모습을 갖춘 모습이었지요 짖는 소리부터 걷는모습 네발을 땅에 딛고 서있는 자태어느 누구도 똥개라고 할수없는 명견의 자태를 갖춘 개 우리집 똥개 평소의 동작은 어둔하다 싶다가도 결정적 순간 몸놀림은 민첩하기 그지 없었지요 남모르는 사람이 우리집을 찾았다가 기겁을하고 달아난 사건도 여러번 그러나 한번도 사람을 물거나 해한 일이 없었답니다 그런데 그 늑대 개 똥개가 운명을 달리했지요 17년을 살다간 기네스 북에도 오를만한 장수를 누리다 죽은 우리집 똥개죽었다기 보다는 죽임을 당했지요 어느 명견과 비교해도 어느 명견이 남긴 살아생전 이야기보다 인간처럼 삶을 살다간 똥개 족보있는 개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살다간 족보 없는 완전한 흙수저 우리집 똥개 돌연변이란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어느 무엇에게도 나타나는 현상을 몸소 보여준 우리집 똥개 그의 이름은 才童이 우리 오매가 지어준 이름 넘 멋있는 이름이었죠 그녀석에게 아주 걸맞는 이름 재동이 넘넘 영리하였죠 주인인 우리 부모님을 부모 이상으로 보호하였고 객지로 떠난 칠남매가 하지 못하는 자식간 그 이상을 그녀석이 대신하였지요 부모님이 잠든 그 시각에도 녀석은 마루밑에서 부모님의 숨소리 마른 기침소리 아파하는 소리 자식들과 꿈속에서 이야기 나누는 소리 모두를 듣고 알수 있었겠지요 낮에는 논이구 밭이구 이웃이고 어디를 가도 뒤를 따랐고 從처럼 下人처럼 받들어 모셨지요 부부동반 멀리 여행을 떠나 여러날 집을 비울 때도 떠나기 전처럼 온전히 집을 지켰고 가끔 邑으로 출타를 할때도 동구밖 버스 승강장까지 따라나서 버스가 도착해  부모님이  버스에 타 버스가 출발하여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동안 앉아있다 집으로 향했다는 이야기 어머님의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情이란 무엇인가 混頓(혼돈)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아무도 풀수없는 原始的話頭인가! 佛家쪽 이야기가 있지요 犬有佛性 (견유불성)개에게도 부처의 성정이 있습니까? 없다 하더라구요 자식 그보다 더한 자식이 어디있나요?녀석의 죽음에 직접적 원인은  유방암이었지요 태어나 17년간 수십번의 생명을 잉태하였고 잘 기른 그 새끼들을 널리 분양해 자손창성에 이바지한 녀석 그렇게 많은 새끼들을 키워낸 젖이 온전할리 만무하지요 유방암에 걸린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을까요? 암에 걸린 녀석은 일년 넘게 앓았지요 죽은듯 누워있는 녀석에게 울 오매는 온갖정성을 쏟았지요 죽은줄 알고 땅에 묻을 준비를 하는 동안 녀석이 깨어나기두 하였고 몇일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앓고 있을 땐 울 부모님도 먹지 못하였데요 녀석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다못한 부모님은 녀석을 죽이기로 작정했지요 안락사 시키기로.... 결국 죽임을 당했지요 정신을 잃고 앓아누운 녀석에게 커다란 장독대 뚜껑을 덮어씌워 숨을 쉬지 못하게 하여 죽였지요 그렇게 죽인것이 잘된 일인지도 모르지만 어쩜 어미로서 최후의 순간을 숙연하고 극적인 마지막을 장식했다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뚜껑을 벗기고 녀석의 모습을 본 나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지요 늘어진 뱃가죽 한군데 성한곳 없는 젖무덤과 젖꼭지에서 누런 고름과 검붉은 핏자죽이 뒤범벅이 되어 죽은 녀석 당당했던 녀석의 모습은 찾아볼수가 없었지요. 앓다가 앓다가 죽은 녀석에 시신은 마당 앞에 서있는 내 나이만큼의 감나무 밑에 묻어 줬지요 그 해 감나무에 맺은 감이 전 전 해 것들보다 더 큰 까닭도 녀석이 물이 되고 바람이 되고 불이 되어 키워낸 감이라서 크다고 어머니는 말하였지요 녀석은 죽고나서도 밤마다 울 부모님 꿈에 나타나 여전히 칠남매를 대신하였고 해를 넘겨서두 녀석의 굴레에서 벗어날수 없다고 울 어머니는 이야기 하더라구요 멍멍이잡종개 이름하여 똥개 어느 명견이 인간과 짐승의 관계에 이처럼 튼튼한 돌다리를 놓을수 있단 말인가 정이란 서로에게 가슴을 내 주는 것이며 서로에게 열어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보고싶고 그리워 하고 기다리다 끝내 아파하는 것이지요 죽은 개의 영혼을 위한 레퀴엠은 인간과 개의 사랑 앞에 영원히 멈추지 않는 아름답고도 슬픈 가락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