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를 천국 환송하던 날에는 봄이 시샘하듯 날씨가 차가웠는데 우리 가족이 번갈아 가며 언니가 생전에 그토록 좋아하던 꽃,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한창 피는 꽃들을 매일 같이 가지고 언니에게 오다 보니 어느새 완연한 봄이 되었어. 언니에게 찾아오는 발걸음이 익숙해져서 그런가, 이제는 아픔과 슬픔이 다가오는 봄의 공기처럼 부드러워지기도 하네.
처음 예고 없이 찾아온 이별 앞에. 어린 딸을 두고 가는 언니가 너무나 애통해서 감당할 수 없는 고통에 우리 가족 모두 너무나 힘들었어. 힘들게 살았지만 더없는 사랑으로 똘똘 뭉쳐서. 다복했던 우리 가정. 그 중심을 지켜준 고마운 맏딸인 언니는 부모님에게는 언제나 동생들을 살뜰하게 살피는 든든한 첫딸이자 우리 형제에겐 더없이 사랑을 주기만 하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았지.
그래서 언니를 도저히 보내기 어려운 고통에 처음 안치해야 할 곳을 찾는다고 했을 때 우리 가족이 가장 먼저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을 택할 수 있어서 매일 올 수 있다고 그나마 위안을 삼았었어. 그렇게라도 언니를 볼 수 있다는 위로가 우리에겐 너무나 커.
아빠는 지금도 매일 같이 언니에게 찾아가셔서… 언니 앞에 찾아가 대화하시며 아픔과 고통, 그리움을 달래고 계셔. 빛이 잘 드는 곳에 언니가 있다는 것이 마치 천국에서의 평안함처럼 생각되시는지 이제는 남은 우리에게 위로를 나누시기도 해.
너무나 사랑했고 또 사랑하고 그리운 나의 언니. 아픔도 눈물도 더 이상 없는 곳에서 이제는 아무 고통도 아픔도 없이 사랑하는 예수님과 평안히 있길바래.
다시 만나는 그날… 내가 언니의 몫까지 힘써 기르기로 한 언니의 딸을 자랑스럽게 길러내고 나서 나도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친 후에 천국에서 만나자. 다시 만나는 저 천국 길에서 그때는 우리 더욱 사랑하고 서로 흘린 눈물 닦아주며 해같이 빛나는 얼굴로 영원히 함께 있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