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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좋은 기회를 주신 빠빠빠 카페와 야사카 코리아 관계자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11월 7일에 러버를 받고 인증한 이후 3주가 흘렀습니다. 매일 사용해 보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되는 대로 사용하면서 느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0. 시타자와 장비
1) 시타자 - 왕난리친(48세, 오른손 셰이크, 양핸드 전진 드라이브 전형)
왕난리친은 만년 초보입니다. 약 30년을 한결같이 초보로 지냈습니다. 구장 7부 중에서도 희망부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얼마나 운동신경과 감각이 무딘지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참고하셔서 오해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2) 사용 장비
i) 블레이드: 3959 R-TYPE regular, FL 85g
ii) 반대쪽 러버: 빅타스 V>15 림버
* 양쪽 러버를 같이 테스트할 목적으로 검은 색을 요청했으나, 야사카 코리아의 사정에 따라 빨간 색으로 받았습니다. 양면 빨간 러버의 블레이드가 탄생했습니다. 함께 공을 쳐주신 분들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1. 시타품 - 야사카 라크자 X(빨강, 맥스)
1) 라인업과 위치
라크자 시리즈는 5가지 러버군, 총 8가지의 러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늦게 출시된 라크자 X(텐)은 탑시트의 주성분이 천연고무로, 스피드와 스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뛰어난 그립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 탑시트를 보다 단단한 '파워 스펀지'와 결합해 매우 좋은 '포포몬스'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특히 서브와 쇼트가 매우 날카롭다고 하네요.
2) 성능 및 특성
야사카는 스펀지의 경도를 범위로 표시하는데, 라크자 X의 스펀지 경도는 45-50도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용했을 때 허약한 임팩트를 지난 초보의 입장에서도 지나치게 단단하지 않았습니다. 직전에 사용했던 티마운트의 에이스2 러버가 50도였는데, 훨씬 부드러운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반대쪽에 붙인 빅타스의 V>15 림버(40도)에 비해서는 단단했습니다. 림버는 40도이지만 체감상으로는 42.5-45도의 감각이라고 하는데, 그보다 확실히 단단합니다. 47.5도에 가까운 감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능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스피드와 스핀이 다 좋은 러버라고 해도, 실제로는 스핀에 조금 더 집중한 러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버러는 그립력이 좋은 러버라고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립과 스피드를 동시에 추구했고, 스펀지의 경도는 4+로 단단한 편에 속합니다. 수명도 4로 긴 편에 속합니다. 실제로 사용해 보아도 표면의 변화나 변색 등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수명은 꽤 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표적으로 사용된 기술은 NSS(new surface system)라는 것인데, 라크자 X에 최초로 적용된 기술입니다. 새로운 표면이라는 건데, 그립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입니다. 그래서 공을 칠 때 보다 강력한 터치가 가능하고, 공수 양면에서 컨트롤도 좋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기술은 '하이브리드 에너지' 기술입니다. 이것은 접착 기술인데, 이 기술을 통해 탑시트와 스펀지가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3) 사용 선수
여기서 잠깐 실제로 사용 중인 선수들을 살펴봅시다. 지금도 사용 중인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습니다만, 역시 야사카 홈페이지에 나온 정보에 따르면, 리앙징쿤 선수가 이 러버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여러 선수들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알려진 또 하나의 선수는 최근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마티아스 팔크 선수입니다. 이 선수는 홈페이지에 마티아스 카를손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본래 이름이지만, 작년 오래 사귄 여자친구 줄리아와 결혼하면서 장모의 성을 따라 자신의 성을 바꾸었습니다. 결혼 전에 줄리아의 어머니가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힘들어하는 줄리아를 위해 성을 바꾸면서까지 사랑으로 위로했습니다.
4) 외형
* 뒷면 V>15 림버는 이미 붙어 있는 상태입니다. V>15가 붙은 상태에서의 무게를 잰 사진이 사라졌네요.-_-;; 이전에 잰 V>15의 무게와 블레이드, 그리고 풀의 무게를 통해 계산해 보면, 50g 정도 됩니다. 최근 나오는 고경도 러버들의 일반적인 무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185g은 넘어야 좋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어깨가 좋지 않아 다소 가벼운 무게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러버를 붙이고 자르면서 느낀 특이점은 자르기가 매우 쉽다는 겁니다. 사진상으로도 표가 나는데, 뒷면에 있는 림버는 스펀지가 약해서 칼로 자르는데 마치 톱으로 자른 것처럼 뜯기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보통 중국 러버의 스펀지가 단단하기는 해도 기포 같은 것도 없고 반듯하게 잘리는 편인데, 라크자 X은 그만큼 단단하지도 않아서 정말 쉽고 깔끔하게 잘 잘렸습니다. 레이저 커팅을 못하지만 예쁘게 자르고 싶은 분에게 이 러버를 적극 추천합니다.ㅋ
* V>15 림버와의 형태 비교
위가 V>15 림버, 아래가 라크자 X입니다. 돌기의 두께도 라크자가 살짝 굵고, 간격도 라크자가 살짝 넓습니다. 탑시트의 두께도 라크자가 살짝 두껍습니다. 그런데 막상 탑시트의 감각을 꽤나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양쪽 다 빨간 러버이기 때문에 빙글빙글 돌려서 잡고 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스펀지 경도 때문에 타구감이 달라서 구분이 되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감각이 둔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 서두가 길었습니다. 서두를 길게 쓴 이유는 실제로 중요한 시타기를 간략하게 쓸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2. 기술별 성능 및 감각
1) 플랫 타법 - 포핸드롱, 백핸드 쇼트, 포백 블럭 등
기본적으로 포핸드를 툭툭 칠 때 비거리는 개인적으로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사람은 적응을 하기 때문에 블레이드나 러버가 바뀌어도 나무로 치다가 철판으로 치는 게 아닌 이상 금방 적응을 해버려서 기본 타법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감각이 둔한 것도 있지만, 플랫타법은 사실 거의 각도만 맞춰서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비거리의 차이나 궤적의 차이를 크게 느끼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뒷면에 붙어 있는 V>15와 비교해서 살짝 단단한 느낌으로 조금 더 경쾨하게 뻗어나간다는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비거리는 크게 차이가 난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중국 점착러버가 붙어 있는 라켓으로도 쳐보았는데, 역시 비거리 자체는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느 것으로 치든 평소 들어가는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 러버만 놓고 생각할 때는 비거리가 지나치게 길거나 짧지 않고 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공격적인 쇼트나 수비적인 블럭 모두 개인적으로는 컨트롤에 큰 불만은 없었지만,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매우 쉬운 러버라고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
2) 회전 타법
커트나 드라이브(탑스핀) 같은 회전을 사용한 타법에서, 계속해서 그립력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었던 터라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물론 그립력이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NSS 기술이 탑재되었다고 해서 표면의 그립력을 지나치게 기대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끌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사용기를 적었던 산웨이의 기어 하이퍼 러버의 경우 제조사에서 점착러버가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점착러버라고 생각할 정도로 표면의 끌림이 좋았습니다. 라크자 X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라크자 X의 그립력은 스펀지와 함께일 때가 더 좋다고 느꼈습니다. 각을 열고 강하게 치는 한방 드라이브나, 루프성으로 얇게 치더라도 충분히 끌어서 스펀지까지 확실히 집어 넣어 친다는 마음으로 치면 공이 뚝 떨어지는 게 보입니다. 솔직히 회전이 그리 많이 먹은 것 같지 않은데 받는 쪽에서 생각보다 회전이 많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공끝이 꽤 정직한 것 같은데도 받는 쪽에서는 가끔 생각보다 빠르게 튀어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상대 커트볼에 대한 드라이브도 어렵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백핸드 드라이브가 뚝 떨어지는 궤적을 경험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백핸드 드라이브에 힘이 없어서 뚝 떨어지는 경험을 거의 하지 못했었는데, 라크자 X을 백핸드 면으로 사용할 때 뚝 떨어지면서 꽂히는 공이 종종 나왔습니다.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커트의 경우 뒷면의 V>15 림버보다 확실히 힘이 좋았습니다. 임팩트를 주어 자를 때 공이 직선적으로 날아가서 꽂히는 게 보였습니다. 테이블 끝에 걸리도록 길게 찔러주는 커트를 꽤나 쉽게 구사할 수 있었습니다.
3) 서비스와 짧은 기술
서비스의 길이를 조절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서비스의 임팩트가 부족해서 강한 회전을 동반한 서비스를 잘 하지 못하는데, 이 부분은 역시 산웨이의 기어 하이퍼를 능가하지는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좌우회전 서비스의 경우는 꽤나 많은 회전을 줄 수 있었고, 사이드라인을 따라 빠져나가는 서비스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또 빠르고 긴 서비스도 충분히 쉽고 강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리시브 시 네트 가까이에 떨어뜨리는 스톱의 경우 실력이 모자라서 잘 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짧은 커트 서비스에 대해 테이블에 투 바운드가 될 정도로 짧게 받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또 미처 몸 중심이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든 받아넘겨야 하는 경우에 어중간하게 대주는 공도 생각보다 들어가는 빈도가 높았습니다. 하수들의 경우 생각보다 어중간하게 치는 공이 많은데, 일단 들어가면 다음 기회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의외로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융통성이 높다고 표현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적어도 한 번 더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보통 경도가 낮은 러버가 소위 융통성이 좋다고 하는데, 라크자 X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3. 결론 및 추천
1) 결론
감각조차 무딘 초보자의 입장에서 라크자 X은 적어도 쉽게 뚫리지 않고, 가끔은 상대를 놀라게 할 수도 있는 러버였습니다. 기술 구사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평가할 수 없지만, 적어도 모든 기술에서 평균을 넘어 꽤나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포핸드와 백핸드 모두에서 충분히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2) 추천
너무 낮은 경도의 러버는 물컹거려서 못 쓰지만, 그래도 융통성 있는 러버를 원하는 분
어떻게든 한 번 더 버틸 힘을 주는 러버를 원하시는 분
힘있게 날아가면서도 뚝 떨어지는 드라이브의 궤적을 보고 싶으신 분
개인적으로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하수 중의 하수가 쓴 사용기가 누군가에게는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S.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다른 블레이드에 붙여서 사용해보고, 또 뒷면의 러버와도 더 많이 비교해보고, 또 같은 블레이드의 뒷면에 다른 러버를 붙여서도 사용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모처럼의 국제대회들이 몰려서 유혹하는 바람에 다소 사용 시간이 줄었습니다. 빈약한 사용기지만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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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문의 사용기 쓰시느라 고생하셨네요..
잘 보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라크자X 종합백과사전을 읽는 듯 합니다!^^
하핫.. 역시 쓸 데 없는 게 넘 많쥬?ㅎㅎ
저도 좋은 라크자 러버 사용기 잘 보고 갑니다.
^^ 감사해요~
그래서 .... 계속 쓰실건지요? ^^
왜 물으시는 건지요?ㅋ
아, 진지하게 물으신 건가요? 그렇다면 마티아스 팔크의 백핸드를 보며 계속 사용하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생겼지만! 당장은 테스트 중인 러버들이 있어서 당분간 떼어 놓아야 한다는 걸 알려 드립니다.ㅎㅎ 그래서 어쩌면 궁금해 하시는 다른 분들을 위해 나눔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왕난리친 농반 진반이요. ㅋㅋㅋ
결국 내 라켓에 붙어있는 러버가 좋은 러버이기에...^^
@오리지날 본래는 포핸드에 점착을 써서 제게 모든 일반 러버는 백핸드용이에요. 개인적으로 백핸드 서비스랑 백핸드 드라이브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테스트 아니면 계속 붙어 있을 가능성이 꽤 높은 러버입니다.^^ 근데 당장 안 쓰고 두기 아까워서 보통 주위에 나눔하는데, 지금 탁구 치기 힘든 상황이라.. 카페에서 나눔할까 어쩔까.. 생각 중입니다.^^
좋은 사용기 감사합니다. 왕난리친 님의 사용하는 느낌이 잘 전달된것 같습니다. ^^
^^ 감사합니다. 더 많이 느껴보고 더 많이 비교해 보고 더 좋은 사용기를 적고 싶었는데 조금 아쉬운 감이 있네요. 좋은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