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겡남말 소꾸리] (240) 오이, 왼짝잽이(엔손잽이, 짝배이)
△서울 : 추석 연휴에다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보는 재미로 그동안 즐거웠는데 대회가 끝나 아쉽네. 넌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냈니?
▲경남 : 김해 고양(향)집에도 가고, 창원 처가(갓)집에도 가고, 우떤 날은 우리 집에서 하리 오이 쉬다 보이 6일이 금상 가뿌더라.
△서울 : ‘금상’은 금방 뜻이고 ‘하리’가 하루 뜻인 건 아는데, ‘오이’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발음도 먹는 오이는 앞의 소리가 낮고 뒤가 높은데, 네가 금방 말한 오이는 앞의 소리가 높고 뒤가 낮네.
▲경남 : 니말마따나 묵는 오이는 성조가 저고형이고, ‘오이 쉬다’ 칼 때 오이는 고저형으로 다르다. 고저형 ‘오이’는 모두, 몽땅, 통째로, 온전히 뜻이다. ‘그 큰 거를 혼차(혼자) 오이 다 무웄나?’ 이래 카지. 그라고 오이는 ‘어디’ 뜻으로도 씨는데, 요때는 발음이 묵는 오이매이로 저고형이다. ‘어디냐?’고 물을 직에 ‘오이고?’ 이래 칸다.
△서울 : ‘오이’를 너 혼자 ‘오이’ 다 먹었니? 내가 발음을 제대로 한 거 맞아?
▲경남 : 잘하네. 그라고 추석 연후에 처가집에서 아시안게임 탁구 경기로 보다가 가족들이 우리도 함 해보자 캐서 처영(형)캉 처남 식구들이 탁구장에 가가 경기로 했는데 억바이 재밌더라.
△서울 :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탁구를 치는 모습을 생각하니 내가 기분이 좋네. 누가 제일 실력이 좋았어?
▲경남 : 운동을 좋아하는 큰처남이 지일 잘하던데, 왼짝잽이라서 더 잘하는 겉더라.
△서울 : ‘왼짝잽이’는 ‘왼손잡이’ 뜻인 것 같은데 맞아?
▲경남 : 하모. ‘엔손잽이, 웬손잽이, 윈손잽이, 짝배이, 짝잽이, 짝빼기’라꼬도 카고, ‘윈짝빼기, 엔작잽이, 엔짝쨉이, 엔쭉잽이’라꼬도 칸다.
△서울 : 왼손잡이 뜻의 경남말이 이렇게 많아. 정말 천지삐까리네. 우리 가족들도 다음에 모일 기회가 생기면 탁구장에 가서 경기를 해보고 싶네. 화목한 가족이 될 것 같아.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