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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에게 있어 김치처럼 친근한 반찬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식당에서 먹게되는 김치는 대개 중국산일 경우가 많다. 수입김치량은 나날이 늘어 지금은 한해 3천억원
어치를 넘기고 있다. 중국산 김치는 10kg 한 봉에 고작 9천원정도 밖에 안된다.
유통과 저장비용을 빼면 수입원가는 절반이하로 떨어지리라. 1kg이면 단돈 몇백원이 될 뿐인데, 그 재료가 오죽하랴 싶다.
아무리 김치가 전통음식이라 해도 거기 무슨 전통이 있고 우리 정서가 있겠는가.
김치는 역시 우리땅의 농산물로 우리 기후에 맞게 좋은 소금과 부재료로 잘 익히며 우리의 손맛이 들어가야 제 맛과 제 얼이
살아 있을 것이다.
김치는 오행의 기운이 고루 담겨 있는데, 다양한 부재료가 발효를 통해 완벽히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김치 한가지만 먹어도
밥맛이 꿀맛이며, 먹고나서도 든든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러한 김치를 만든다는 것은 웬지 번거롭고 어려워보이기도 하지만,
방법을 알고나면 의외로 쉽고, 한번 만들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으니 반찬 걱정을 덜게하는데 일등공신이다.
채식김장김치의 특징은 보통 김치보다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담백하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과 감칠맛을 낸다.
재료의 구성은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젓갈이나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으며, 나아가서 사찰김치와 같이 파, 마늘같은 오신채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김치는 깊고 부드러운 맛을 내며, 일반김치처럼 에너지발산을 촉진하거나 성정을 격하게 만들지
않으므로 평온한 심신을 유지하려는 이에게 도움이 되며 김치를 먹은 후에도 마늘냄새나 역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김치의 맛은 좋은 배추, 잘 절임, 좋은 양념, 잘 보관한다는 4개항목에 저마다의 부재료 선택에 나름대로의 특징이 생긴다.
여기선 젓갈이나 오신채도 없이 깊은 맛을 내는 사찰식 채식김장김치에 대해 살펴보자. 한번 읽어보고 이해를 하면 누구나
재료준비만으로 맛깔진 김치를 담글 수 있을 것이다.
재료준비 -절임배추 만들기-채수준비-찹쌀풀준비-고춧가루 불리기-양념 부재료 준비-
무채부터 무치고- 나머지 섞어 양념만들기-양념 버무려 통에 담기- 저장
1. 재료 준비하기
김장김치를 하려면 일단 재료준비를 해야 하며, 김치 담글 다라이, 고무장갑, 볼, 양념분쇄기 등 여러 도구도 필요하지만
김장독이나 저장공간이 꼭 마련되어야 한다. 요즘에 기본살림도구가 되어가고 있는 김치냉장고는 도심생활을 하면서도
옛스런 김치맛을 재현하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되었다.
하지만 전통방식으로 항아리에 담아 응달에 묻어 자연숙성 시킨 김장김치의 깊은 맛은 아직도 따라가지 못한다.
김장김치는 재료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채식김치를 담구려면 배추, 무, 고춧가루, 소금이 필요하며 맛을
더 깊고 생생하도록 하기위해 생강, 갓, 미나리, 당근, 통깨, 찹쌀가루(통밀가루)가 더 필요하게 된다. 또 채식김치는 젓갈을
넣지 않기 때문에 자칫 밋밋해지거나 잘 시어버릴 수가 있는데 그 때문에 조선간장과 마른청각을 더 넣거나 미삼이나 더덕을
더 넣기도 한다. 또 취향에 따라서 과일을 즙내서 넣기도 하며, 찹쌀풀대신 호박죽이나 연자죽 같은 것을 넣기도 한다.
김장김치를 잘 담구려면 김치의 핵심인 배추가 좋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장김치는 오래두고 먹을 것이기 때문에 배추가 나쁘면 쉬 물러버리거나 쉬어버려 두고두고 애먹게 된다.
우선 배추의 겉모양이 좋고 나쁘고에 앞서, 오래 키운 60일 배추나 90일 배추인지 살펴야 한다.
40일, 60일 혹은 90일 배추는 생육기간이 다를 뿐만 아니라 종자도 다르다. 40일 배추는 싼값에 거래되며 주로 대량 소비하는
식당으로 팔리는 경우가 많지만 값싼 배추를 찾는 일반인들에게도 적잖이 팔린다. 그런 배추는 쉽게 무르고, 배추 자체의 기운이
약하기 때문에 먹어도 별로 힘이 나지 않고 때로는 식곤증에 시달리게 하므로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다.
90일 배추는 오래자란만큼 생기가 넘치며 몇 달을 두고 먹어도 아삭거림이 살아 있으며 밥과 함께 먹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충분한 기력을 낼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90일 배추는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쉽지 않다. 한 달을 더 키워 출하를 한다 해도 임자를 만나지 못하면 좋은
값을 보장 받지 못하므로 대체적으로는 60일 배추를 키우는 형편이다. 그러나 60일 배추 정도만 되어도 상당히 생명력이 강하고 좋은 맛을 낸다. 우리가 시중에서 좋은 배추를 사려할 땐 대개 60일 배추일텐데 구입시 혹 40일 배추는 아닌지, 60일배추인지 꼭 물어보고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산지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데, 배추재배지는 낮은 곳보다 고랭지가 좋고, 도심인근보다 산간지역이 좋다. 또 해풍이 부는 바닷가에서 재배되는 것도 괜찮다. 물론 산간지역 좋은 토질에서 화학비료 없이 60일 이상 유기농으로 잘 키운 배추가 참으로 좋을 것이다. 게다가 서리를 맞으며 자랐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키웠든 일단 품질이 좋지 않으면 안 된다. 좋은 배추는 대개 속이 알차고 무겁다. 겉잎은 파랗고 속은 노란빛이 감도는 미색이다. 좋은 토양에서 유기농으로 충분한 기간 동안 키운 배추라면 클수록 좋겠지만, 시중에 나오는 일반적인 배추는 너무 큰 것보다 중간것 이상이면 무난하다. 또 너무 키가 큰 배추보다 보통 정도라 생각되는 것이 좋고, 배추줄기의 흰부분을 눌러보아 단단한 느낌이 나는 것이 좋으며 배추대궁은 너무 굵거나 너무 가는 것보다 중간 약간 넘도는 굵기가 더 좋다.
맛을 본다면 배추 속이나, 배추심을 먹어보아 달고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배추를 구입하여 금새 쓸 것이 아니고 여러 날 보관해야할 경우라면 배추를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눕혀놓으면 일어서려 애쓰는 바람에 기 소모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배추는 몇백원 더 주고라도 좋은 것을 구입하는 것이 두고두고 식탁을 행복하게 하는데 도움될 것이다.
2. 분량은 얼마나 해야 할까
김장김치 분량은 먹기 나름이겠지만 대체적으로 신혼가정의 경우 4포기 정도만 해도 넉넉할 것이며, 30대 가장에 아이들이 있는 4인 식구의 가정이라면 6포기정도, 대학생이 맏이로 있는 50대 5인 가족이라면 훌쩍 많아져 20포기 정도, 거기에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있다면 큰가족이라면 30포기 정도 준비하면 적당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집은, 단 두 식구 사는데도 30포기나 하는 걸 봤는데 아마도 함께 나눠먹기 위해서리라. 여건이 된다면 넉넉히 담아두고 친지나 이웃에 인심쓰는 것도 좋을 것이다.
3. 부재료에 대해서 알아보기
배추 이외에 재료도 가급적 좋은 상품을 구해야 할 것이다.
무, 고춧가루, 소금, 생강, 갓, 미나리, 당근, 청각, 조선간장, 과일즙, 늙은 호박, 찹쌀가루(통밀가루), 고수, 밤, 통깨, 더덕, 미삼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무 - 무가 맛이 없으면 김치도 맛이 떨어진다.
때문에 좋은 무를 골라야 한다. 무는 몸매가 딱딱하고 곱고 빛깔이 희며 윗부분은 푸르고 무청이 달려 있고 잎이 싱싱하고 많은 것이 좋다. 또 길쭉한 것보다 짧은 것이 좋고, 단단한 것이 좋다.
잔뿌리가 적으면서 매끈해야 하며, 윗부분 녹색부분이 많지 않고, 무를 잘라 맛보았을 때 날것으로 아삭하고 맛있는 것은 생채로는
좋지만 저장용김치로는 적합지 않다. 맛이 좀 매운 듯 달며, 단단하고 빡빡한 느낌이 드는 무가 저장용 김치나 깍두기로 적합하다.
그리고 무청 줄기를 반으로 잘라 자른면이 파랗고 생기있게 보이면 무속도 꽉 차 있는 것이고, 자른 면이 허옇게 보이거나 바람 든 것 같으면 무도 대개 바람 든 것이다.
무청은 길다란 무의 무청보다, 짧은 무의 무청이 맛있고 그게 시래기용이나 국거리용으로 적합하다.
무청은 구입즉시 잎을 떼어내서 우거지로 말리거나 국거리로 쓰면 좋다. 잎을 그냥 두면 무의 영양이 잎이 자라면서 계속 빠져나가게 된다. 그리고 무는 김치에 있어서 두 번째로 많이 들어가는 부재료다. 또 김치맛을 증가시켜주고 김치국물의 맛을 좌우하기도 한다. 무는 너무 많이 넣으면 국물이 많이 생기고 김치국물이 맛없어진다.
그리고 무채는 가급적 칼로 써는 것이 좋다. 채칼을 많이 쓰는데 채칼은 칼처럼 날카롭지가 않아서 무채의 잘린면이 깔끔하지 못하며, 전체적으로 지저분하게 되고 물이 더 많이 생기므로 금방 먹는 김치가 아니라면 가급적 칼로 썰도록 한다. 그리고 무의 결과 반대로 써는 것과, 결방향으로 써는 것이 있는데, 결방향으로 쓰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무를 먼저 토막을 낸 후 결방향대로 얇게 편썬 다음 채썰어내면 좋다. 내공을 기르는 절호의 찬스가 무채썰기에 있으므로 무가 좀 많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썰면 마음을 비우는 무의 시간도 되고, 비운만큼 김치맛도 더욱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준비한 무를 모두 무채를 썰지 말고 조금 남겨 무즙을 내어 양념에 쓴다. 그리고 무를 살 때는 무청이 붙어 있는 것을 구입하여 말려뒀다가 시래기국이나 무침을 해도 좋고, 오래보관할 김장김치위에 우거지와 함께 덮어놓으면 김치가 오래도록 맛있게 유지되도록 도와준다.
고춧가루 - 고춧가루는 중국산도 많이 나오는데, 빛깔과 맛이 국산과는 상당히 차별된다. 국산 태양초를 쓰는 것이 제맛이 나지만, 반 건조한 상품이나 열건조한 상품도 쓸만하며 특별히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가급적 덜 매운 종류로 선택한다. 또 고춧가루 재배시엔 농약을 많이 치므로 무농약 농산물을 구입하면 훨씬 건강한 김치를 담글 수 있을 것이다.
소금 - 소금은 간수를 다 빼서 쓴맛이 나지 않는 국산 소금을 쓰는 것이 좋으며 돌솥에다 충분한 온도로 일정시간 이상 구워내어 간수는 물론 다이옥신 염려가 전혀 없는 소금을 쓰면 더욱 좋을 것이다. 간혹 김치를 담고 나서 맛이 쓰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소금 때문인 경우가 많고 쓴맛이 나는 소금을 쓸 경우 김치맛도 좋지 않지만 김치가 빨리 물러지게 된다. 특히 값싼 중국산 소금은 김치를 쉽게 무르게 하므로 가급적 쓰지 않도록 한다.
생강 - 생강은 굵고 향이 적은 중국산보다, 매끄럽고 향과 맛이 진한 국산을 선택한다. 금방 먹을 김치에는 생강즙만 짜서 넣는 것이 더욱 맛있지만 오래두고 먹을 김장김치에는 다져서 쓰는 것이 좋다.
갓 - 갓은 청갓과 홍갓이 나오는데 김장김치는 물론이고 동치미나 물김치를 제외하고 배추김치나, 깍두기 총각김치 같은 데는 가급적 홍갓을 쓰는 것이 좋다.
미나리 - 미나리는 고춧가루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하며 싱싱한 김치 맛을 내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 돌미나리가 좋긴 하지만 줄기가 짧고 구하기 어려우므로 밭미나리나 논미나리로 구입한다. 미나리는 구입해서 잘 씻고, 미나리 줄기속에 거머리가 숨어있을 수 있는데 미나리가 잠기도록 물을 부은 다음, 10원 동전을 몇 개 넣어두면 얼마후 십원짜리 욕하면서 다 기어나온다. 그리고 김치에 넣을 것은 미나리의 잎은 제외하고 줄기부분만 쓰도록 한다.
당근 - 당근은 크고 잘생긴데다 세척까지 되어 시판되는 중국산보다 흙이 묻어있는 국산당근을 쓰는 것이 더욱 좋다.
청각 - 청각은 해조류로서 사슴뿔처럼 생겼다해서 녹각채라고도 부르는데 김치가 시어짐을 늦추고 시원한 맛을 나게 한다. 또 항산화효과가 뛰어나서 건강에도 무척 좋다. 배추 5포기에 말린 청각 천원어치만 있어도 좋은데, 대개 2, 3천원어치씩 판다. 곱게 다져 넣거나 몇가닥씩 말아서 묶어 넣어도 된다. 하지만 짧게 잘라서 넣거나 하면 꼭 검정벌레 든 것처럼 보기가 안좋아지니 주의한다.
조선간장 - 조선간장은 청장이나 국간장, 혹은 집간장으로 부르는데, 오래 묵은 것일수록 더욱 좋다. 김장김치 양념에 조금 섞어주면 김치의 감칠맛을 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채식김치를 만들 때 젓갈을 쓰지 않더라도 조선간장과 채수를 적절히 섞어 쓰면 젓갈을 쓰는 것보다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내도록 도와준다.
과일즙 - 과일은 사과나 배를 넣으면 되는데 두 가지를 섞어도 좋다. 또 사과나 배가 단단하고 맛있는 품종일수록 좋다. 다만 김장김치는 오래두고 먹게 되므로 과일채를 넣거나 그냥 갈아서 넣으면 김치가 빨리 무르게 할 수 있으므로 즙만 짜서 넣도록 하는 것이 좋고, 즙을 뭉근히 끓인 후 절반정도 졸아 든 것을 넣어주면 더욱 좋다. 김치 양념에 감칠맛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설탕을 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과일즙을 넣으면 설탕을 넣지 않아도 된다. 또 설탕을 넣으면 과일즙과 달리 자칫 배추를 쉽게 물러지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찹쌀가루 - 찹쌀풀은 감칠맛을 내도록 하고 적절히 익어가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쉬이 익게 하므로 김장김치에는 조금 적은 듯이 넣거나 아예 넣지를 않아도 된다. 찹쌀가루로 찹쌀풀을 쑤는 게 일반적이지만 찹쌀 자체를 물을 넉넉하게 부어 푹 삶아서 써도 된다.
호박 - 호박은 늙은 호박도 되고 단호박도 된다. 호박은 푹 삶아 으깨서 찹쌀풀과 섞어서 쓰면 된다. 김치가 빨리 시는 것을 방지하고 감칠맛을 증가시킨다.
더덕이나 미삼 - 더덕이나 미삼은 물러지거나 시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깊은 맛을 내도록 도와준다. 소금으로 씻고 쓴맛을 약간 빼준 다음 다져넣으면 된다.
고수 - 시어지는 것을 늦추고 맛을 깊게 해준다. 잘게 채썰어 쓰면 되고, 고수를 구하기 어려울 땐 코리안더 같은 말린허브를 쓸 수도 있다.
밤 - 질감과 감칠맛을 증가시켜준다. 밤은 채썬후 곧바로 물에 담가두어 변색을 막는다.
통깨 - 통깨는 매콤한 맛을 부드럽게 하며 고소함을 덧붙여 감칠맛 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통깨는 빻지 말고 그대로 넣고 볶은 것을 쓰면 된다.
기타 - 이외에 오신채도 없이 만든 채식조미료인 도솔천, 베지시즈닝과, 건표고가루, 건느타리가루, 피스타치오가루 등을 취향따라 쓸 수 있다. 하지만 김장김치엔 이런 재료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게 되므로 굳이 넣지 않는다.
4. 재료비율 (2~3인가족 기준)
배추 조금 큰 것 4포기(중이하, 두 묶음짜리는 석단=10~12kg)
무 중간 크기 2개(1.5kg), 소금 7컵(1kg), 고춧가루 4컵(600g), 갓 1/3단(300g), 미나리 1/2단(150g), 당근 1/3쪽, 생강 4쪽(40g), 찹쌀풀 2컵(찹쌀1/2컵, 채수2컵), 삶은호박 1컵, 조선간장 4큰술, 과일즙 1/2컵, 무즙 1/2컵, 통깨 2큰술, 마른청각 한줌(30g), 미삼 약간,
5. 재료손질과 준비
배추 절일 다라이, 세수대야 보다 약간 큰 스텐볼, 기타 양념준비 도구
우선 배추부터 절이고 나서 다른 재료를 준비하도록 한다. 배추는 지저분한 겉잎을 떼어내고 쓸만한 겉잎은 따로 모아 둔다. 작은 배추가 아니라면 네 등분으로 쪼개준다. 크기가 일정하게 잘 쪼개는 것이 좋다. 배추를 가를 때는 전체를 칼로 자르지 말고 10cm정도의 깊이만 칼로 자른 뒤 나머지는 손을 이용해 자르는 게 깔끔하고 손실이 적다.
6. 배추 절이기
김치를 절이는 이유는 변질 없이 숙성을 유도하는 것이 첫째 목적이며, 세포벽을 부드럽게 만들어 억센 배추줄기를 연하게 하면서 양념의 침투가 용이하게 하고, 소금에 절이므로 미생물침투를 막아 오랫동안 저장을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너무 짜게 절이거나 오래 절이면 김치가 질겨지고 먹기 힘들어지며 너무 싱겁게 절이면 풋내가 나거나 물이 생겨 맛이 영 없어진다. 게다가 절임이 적당하지 않으면 양념 침투가 잘되지 않고, 숙성도도 나빠지고 뒤늦게 아삭함도 없어지는 등 맛과 질감이 다 떨어진다. 때문에 좋은 김치맛을 내기 위해선 잘 절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배추 절이는 방식엔 보통 두 가지 방법을 쓴다.
첫째, 적당한 농도의 소금물에 통째로 절이는 방법과, 둘째 소금물에 적신 배추줄기 사이에 다시 소금을 뿌려 절이는 방법이다. 소금물에 통째로 절이면 뒤집어줄 필요 없이 간편하지만 얇은 잎사귀까지 너무 절여질 수 있다. 진하게 절이지 않고, 곧 먹기 시작하는 보통김치라면 소금물에 통째로 절이면 좋지만, 김장김치는 후자의 방법이 좋다. 몇 번 뒤집어 주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얇은 잎과 두꺼운 잎이 적절하게 절여지는 장점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을 쓸 경우 소금물의 농도는 물 10컵에 소금 1컵 정도를 넣어 10% 농도를 맞춰 8시간 이상 절이거나, 소금 한 컵 반을 넣어 15%정도 농도를 맞추어 5시간 이상 절이는 방법을 쓴다. 만일 저녁에 절이기 시작할 경우, 농도를 옅게 하여 오래 두는 것이 좋고, 낮에 작업을 할 경우, 농도를 조금 세게 하여 시간을 단축하도록 한다. 그렇다고 너무 진하게 해서 속성으로 절이면 세포막이 파괴되기도 하여 쉽게 물러지는 수가 생기므로 적어도 5시간 이상 천천히 절이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방법으로 한다면 다음과 같이 한다.
배추를 일차 담글 소금물을 준비한다. (넓지 않은 통에 쪼갠 배추 하나를 푹 담글 정도의 물을 담고, 15%의 소금을 넣는다. 대략 한바가지(2리터)의 물에 1.5컵의 소금을 풀어주면 4포기 정도는 절일 물이 된다.) 만일 김장김치가 아닌 금방 익혀 먹을 김치를 담근다면 10%의 소금물을 준비하면 된다.
준비한 소금물에 쪼갠 배추를 담구어 슬슬 흔들어 적신 후, 배추 속을 들춰가며 잎이 아닌 줄기부분에 나머지 소금을 뿌려준다. 이때 두 겹씩 들춰서 뿌려주면 양면으로 다 절여진다. 소금 한줌(약 2큰술)을 손에 쥐고, 한 조각의 배추 속을 고루 뿌리면 거의 맞아떨어진다.
소금뿌린 것은 준비한 통에다 자른 면이 보이도록 차곡차곡 쌓아둔다. 배추 손질할 때 따로 모아둔 파란 잎도 한번 적신 후, 소금을 조금 뿌리거나 해서 넣고 남은 소금물을 고루 뿌려준다. 통에 담고 나서 윗부분이 마르지 않도록 비닐이나 뚜껑으로 덮어둔다.
절여둔 것은 소금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므로 중간에 한번 다른 통으로 옮겨주면서 아래위의 위치를 바꿔준다. 5~6시간 절이는 동안 중간에 한번 뒤 바꿔준다. 아래위 위치가 뒤바뀌면서 자연스레 고루 절여지게 된다. 그런데, 배추상태에 따라서나 소금물 농도, 소금뿌린 양에 따라 더 빨리 절여질 수도 있으므로, 절인 지 5시간 정도 넘어서면 숨죽은 상태를 보거나 맛을 보아 숨이 잘 죽었거나, 물에 살짝 헹궈도 짭잘한 맛이 나면 그만 절이도록 해야한다. 잘 절여진 상태라면 배추 밑동을 꺽었을 때 구부러지는 소리가 나는듯 하면서도 부드럽게 휘어진다.
7. 헹구기
다 절여졌다면 헹궈준다. 다라이에 물을 틀어놓고 빠르게 흔들어 헹구면서 채반에 엎어 쌓기를 전체 세 번 정도 반복하면 좋다. 다 했으면 물이 절로 빠지게 기다린다. 네 포기라면 30분정도면 되지만 20포기, 30포기 정도로 많이 쌓아두었다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만일 물이 덜 빠지면 양념이 제대로 배이지 않고 맛이 싱거워지며 국물만 많이 생기므로 충분히 물이 빠지게 기다린다.
8. 채수준비
채수준비는 전날 해두어도 되지만 많이 필요한것은 아니므로 배추를 절여두고 나서 바로 해도 된다. 마른표고 5개, 다시마 사방 30cm 1개, 무 1/3조각, 고추씨 있으면 한 큰술(우림망에 넣어서), 거기에 브로컬리 한송이 정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넣어주면 더 좋다. 물이 끓으면 불을 줄여 은근하게 1시간 이상 끓여내면 채수가 준비된다. 다시마는 두껍고 분이 적당히 있는 것이 좋고 귀부분이면 더욱 좋다. 이 채수는 국이나 국수국물, 찌개 등 각종 음식에 두루 쓰이는데 평소 이삼일분을 준비하여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두고 좋은데, 그럴 경우 건더기를 모두 건져내고 몇 분간 팔팔 끓이면서 소금간을 한 다음, 식혀서 보관해야 한다. 만일 채수를 만들기가 번거롭다고 생각되면 마른표고만 30여분 이상 우려낸 물도 괜찮다. 배추 4개분량이라면 필요한 채수는 한두컵 정도만 하면 되니깐 두컵의 물에 마른표고 2개만 넣어도 될 것이다.
9. 고춧가루 불리기
채수가 식으면 우선 고춧가루를 불려놓는다. 두컵의 채수에 3컵의 고춧가루를 불리면 되고, 바쁘면 채수를 조금 더 넣어 불린다. 고춧가루를 반드시 불리지 않아도 되지만, 불려서 쓰는 것이 빛깔도 곱고 양도 많아지며 부드러워져서 양념넣을 때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고춧가루 불리는 건 전날 저녁에 시작해도 좋으며 적어도 2시간 정도 불리면 충분히 불려진다.
10. 찹쌀풀과 호박풀
찹쌀가루 반 컵에 채수 두 컵 정도를 넣고 잘 저으며 끓여준다. 묽은 죽처럼 끓인다.
찹쌀풀을 많이 넣으면 빨리 익게 되므로 감칠맛 날 정도로 조금만 넣으면 되는데 두 컵 정도 준비하면 된다. 찹쌀가루가 없으면 찹쌀을 불린 후 물 넉넉히 붓고 푹 끓이면 된다. 끓이면서 소금간을 해주는 것이 더 좋다.
호박풀은 손질한 늙은 호박이나 단호박에, 잠길 정도로 채수나 물을 붓고 끓인 후 곱게 갈아서 준비한다. 끓인 후 도깨비방망이로 갈거나 체에 내려주면 된다. 이 역시 소금 간을 하고 두 컵 정도를 준비한다.
준비한 찹쌀풀과 호박죽이 모두 4컵이 되는데 이것이 부재료의 양에 따라 많을 수도 있고 모자랄 수도 있다. 처음부터 다 넣지 말고 모자라면 더 쓴다는 생각으로 조금 남기면서 쓴다. 물론 준비한 찹쌀풀이나 호박죽은 어느정도 식힌 후 쓴다.
11. 기타 부재료
사과, 배와 같은 과일은 강판에 갈아서 베보로 짜거나 녹즙기로 즙만 추출하고, 금방 먹을 김치라면 생으로 그대로 넣지만 오래둘 것이기 때문에 한번 살짝 끓여주면 숙성을 늦춰주므로 더 좋다.
홍갓- 다듬어서 4cm 길이로 자른 후 적당한 넓이로 채썰어 둔다.
당근- 4cm 길이로 잘라 채썰어 둔다.
청각-마른 청각은 물에 십여분 불린 후 곱게 다져서 준비해둔다. 대충 썰어 넣을 경우 나중에 보기가 좋지 않게된다.
더덕이나 미삼-채썬다음 칼로 다져둔다.
무즙-무를 강판에 갈아서 즙을 내 놓는다. 한 컵 정도만 하면 된다.
미삼-깨끗이 씻고 칼로 곱게 다져둔다.
12. 무채에 고춧가루 양념하기
무채-무채는 약 6cm 길이 두깨 약 5mm 정도로 채썰어서 불린 고춧가루를 좀 덜어서 먼저 빨갛게 버무려 둔다. 무채는 썰어두면 쓴맛이 돌기 때문에 써는 즉시 버무려 두는 것이 좋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무는 채칼로 써는 것보다 칼로 썰어야 물이 덜 나오고 깔끔해지며 맛도 더 좋다.
13. 양념재료 혼합하기
불린 고춧가루에 찹쌀풀과 호박풀, 과일즙, 생강 다진 것, 무즙, 조선간장을 넣고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양념장을 만든 후 간을 봐서 소금을 적절히 넣고 간을 맞춘다. 채수와 찹쌀풀 에 미리 간을 했기 때문에 아마 소금 1/2~1큰술 정도면 간이 맞을 것이다. 양념이 넘 짜다 싶으면 무를 더 썰어서 넣고, 싱거우면 소금을 좀 더 넣는다. 그런 다음 홍갓, 미나리, 당근 등 준비한 다른 야채를 넣고 살살 섞어준다. 다 섞은 양념을 다시한번 간을 보고, 절인 배추를 약간 뜯어 양념을 무쳐서 맛을 본다. 매운맛 속에 약간 짭짤하다 싶은 정도의 맛이 느껴지면 된 것이다. 초보자일 경우, 매운 고춧맛 때문에 간을 제대로 못 볼수가 있는데, 뭔가 좀 서운하게 느껴지거나 하면, 만든 양념을 한수저 정도 덜어내어 약간의 소금을 더 넣어준 후, 다시 맛을 본다. 그러면 변치 않는 매운 맛 속에 뭔가 달라진 소금간의 맛의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금방먹을 김치라면 이 단계에서 짜다는 생각이 들지 말아야 한다.
14. 배추에 속넣고 담기
준비한 배추에 배추양념을 발라주면서 속을 넣는다. 이때 속을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한다. 얇은 줄기잎엔 색깔만 내도록 묻혀주고, 줄기속에다 양념을 적당히 넣는다. 이때 배추 안쪽까지 꼼꼼히 넣어줄수록 김치맛이 더 좋아진다.
다 넣었으면 절반 접듯히 하며 꺽어서 겉잎으로 열십자 모양으로 감싸주며 김치통에 배추 자른면이 위로 가도록 차곡차곡 담는다. 김치통에 80% 정도만 차게끔 김치를 담는데, 김치가 발효를 하면서 가스를 발생시키므로 통에 여분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두 손바닥으로 꾸욱 눌러 빈공간이 없게 해야 한다.
맨 위에 따로 떼어낸 겉잎을 잘 덮고 항아리에 넣어 땅에 묻는다면, 우거지를 잘 덮고, 그위에 소금을 하얗게 뿌려준 후 돌을 올리고 뚜껑을 닫는다. 밀폐용기에 넣어 김치냉장고에 넣는다면 우거지만 덮어주면 된다. 김치는 익어갈 때 외부 공기와 접촉되면 발효가스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맛이 쓰게 되고, 또 김치 유산균은 무산소 상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므로 밀폐가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우거지는 배추우거지, 무청 우거지가 있는데, 두 달 안에 먹을 김치는 배춧잎 우거지를 덮고, 그 후에 먹을 김치는 무청 우거지를 덮어주면 좋다. 그래야 골마지 끼는 것도 막아주고 우거지가 먼저 무르면서 김치맛이 변하지 않는다. 또 김치가 발효를 하면서 끊임없이 탄산가스를 내뿜는데 온도변화에 따라서 가스가 많이 생기기도 하면서 부피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므로, 온도 변화가 염려될수록 위에다 돌을 눌러두는 것이 안전하다.
곧 먹을 것은 하루정도 실온에 두어 약간 익혀 냉장고에 저장하지만 김장용으로 쓸 것은 바로 넣어준다. 그리고 큰항아리나 김치통에 넣을 경우, 한번 꺼내 먹을 양만큼 작은 용기에 나누어 담아 보관할 수 있으면 그것도 아주 좋다. 한번 꺼낼 때 공기와 닿으면서 탄산이 빠져나가고 맛이 조금씩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김치냉장고는 물론 일반 냉장고도 없던 시절엔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 김장을 하곤 했었다. 때문에 그 때쯤 땅에 묻으면 온도변화가 거의 없는 땅속에서 김치가 천천히 잘 익어갔다. 그런 방법이 김장김치의 맛과 신선도를 장기간 유지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춥지 않은 날씨에 땅에다 묻는다면 너무 빨리 익어 겨우내내 신김치만 먹는 수가 있다. 때문에 이런 포근한 날씨에 땅에 묻으려면 장독바닥에다 도토리나무잎이나 밤나무 잎을 바닥에 10cm 두께로 넉넉히 깔아주면 김치가 잘 익지 않게 된다. 또 항아리에 넣을 때 큰 비닐에다 넣은채 보관하기도 하는데, 좋은 항아리이면서 땅이 오염되어 있지 않다면 비닐 없이 그대로 넣는 것이 더 좋다. 항아리와 함께 숨쉬면서 김치가 맛나게 익어가면서 생기가 더욱 잘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치를 담글 때, 빨리 먹을 것, 나중에 먹을 것등 양념을 두 가지로 했다면 빨리 먹을 것은 밖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익혔다가 냉장고나 장독에 넣는다. 김치냉장고에선 보통 4주정도 경과되면 맛있게 익게 되므로 일찍먹을 것은 한달치 정도만 해 둔다. 그리고 만일 김치를 꺼내먹을 때 짜다고 느껴지면 무를 편썰어 김치 사이사이에 넣어두어 짠맛을 줄이면서 무김치도 만들면 좋다
첫댓글 즐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