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7시 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로비. 사람들이 빼곡했다. 공연시작 30분 전. 다른 공연과 다른 것은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대부분 30대 이상이라는 점. 물론 젊은이들도 있지만, 중장년층이 무엇보다 눈에 많이 띈다. 김동규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3번째 독창회. 자신이 3년째 맡아 진행하고 있는 CBS 라라디오 프로그램 <아름다운 당신에게>와 같은 제목으로 여는 독창회이다. 경기가 어려워 울상을 짓고 있는 공연계에 이번 공연은 '대박'이었다. 일찌감치 매진사례가 있었고, 공연 로비는 꽉 찼다. 김동규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특징은 클래식에서 재즈, 샹송, 칸초네, 가곡, 가요까지 다양하다는 점.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1부에서 베르디의 <오텔로>부터 <일 트로바토레> 비제의 <카르멘>을 보여 주더니, 2부에서는 다양한 전세계 음악을 선보였다. 이번 무대의 하일라이트는 깜짝 등장한 김동규의 어머니 박성련 여사의 무대. 그는 가곡 '보리밭'을 부른 후 이 노래를 자신에게 처음 가르쳐 준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남들은 너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리톤이라고 하는데, 널 낳은 건 나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어머니와 손잡고 나왔다. 연로한 데다 다리도 불편한 어머니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나와 '옛날은 가고 없어도'를 열창했다. 정말 세계적인 성악가인 아들의 손을 잡고 노래 부르는 어머니를 보는데 눈물이 났다. 10여 년 전 김동규를 인터뷰할 때, 그는 어머니가 다른 사람을 레슨하는 너머로 노래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노래를 가르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끼는 숨길 수 없는 법. 결국 그는 연대 성악과를 갔고, 성악가로서 유럽 최고의 무대에 섰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성악가가 됐다.
김동규의 무대는 김동규가 아니고는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무대이다. 수많은 가수들이 무대에서 노래를 하지만 김동규는 무대에서 노래만 하지 않는다. 지휘자 금난새가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하듯, 김동규 역시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한다. 그러나 금난새를 따라했다, 혹은 금난새 같다라고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보여 주는 그 끼가 그대로 무대에서 발산된다. 무엇보다 객석과 함께 호흡한다. 그래서 클래식 공연이면서 상당히 편하고 재미있다. "노래를 이렇게 편안하게 하다니." 어젯밤 김동규가 무대에서 한 말이다. 그가 매일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매일매일 공연을 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았다. 라디오라는 것도 매일 청취자와 만난다. 그 보이지 않는 청취자들을 향해 김동규는 매일 공연을 하는 것이다. 스스로 3곡의 앵콜을 한 후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손을 잡고 나감으로써 객석의 미련을 없애는 그의 무대 메너 역시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새삼 확인했다. 김동규의 카리스마, 참 대단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했듯, 마지막은 '10월이 어느 멋진 날에'로 끝이 났다. |
첫댓글 무염님 감사합니다...........""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로 친숙한 목소리 김동규님정보캄솨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