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베르 입양자 권륜환입니다.
매번 입양 일기만 보다가 이렇게 직접 입양 일기를 작성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
저희 가족은 긴 시간 함께 살아온 모란앵무새를 작년 말 해씨별로 보냈고,
그 이후 적막하고 적적한 분위기에 새로운 아이 입양을 고려하다가도.. 또 다시 슬픔을 겪을 두려움에 선뜻 나서지 못해왔습니다.
그런 상황에 최근에 베르 사진을 제가 가족들에게 공유해줬는데,
다들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과 눈망울에 반해버려 이렇게 가족으로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일단 베르가 지금 저희한테 얼굴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 일기 작성이 쉽지는 않은데요..ㅋㅋㅋ
고양이는 처음이라 너무 어려워요😭 보시고 많은 냥집사분들 조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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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낮 12시 경, 동물병원에서 마지막 검사를 마치고 퇴원하는 베르
사람 손이 다가오면 한껏 마징가귀를 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하악질을 하지만
막상 쓰다듬어주면 손길을 즐기는듯한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입니다.
다소 소심하지만 공격성은 없는 애기인것 같아요.
2. 어제 낮 1시 50분 경, 차를 타고 집에 도착.
차가 좀 막혀서 1시간이 조금 더 걸렸지만, 차에서 특별히 멀미증상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바로 거실로 이어지는 벽면에 켄넬을 두고 문을 열어두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기다려도 나오지도 않고 마치 켄넬에 담요만 들어있는 듯 아무 소리도 안들리더라고요.
엄청 쪼끄맣고 까매서 '켄넬에 있는거 맞나?🤔' 싶지만,
이렇게 눈 땡그랗게 뜨고 있답니다ㅋㅋㅋ🥹🥹🥹
3. 어제 낮 4시 경, 빈 방으로 자리를 옮겨줌
거실에서 tv소리도 나고 다양한 소리가 나니까 애가 더 못나오려나 싶어서
집에 있는 빈 방으로 자리를 옮겨주었어요.
(뭔가 노력하려고 하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느긋하게 기다릴걸 그랬습니다)
이번엔 켄넬의 빈틈도 담요로 가려서 아늑하게 만들어주고, 입구도 벽을 보게 해서 조금 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때부터는 최대한 관심을 끊기 위해 도기보기(펫캠)을 설치해서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켄넬 입구에는 밥그릇과 물그릇을 두고, 그 옆에는 화장실을 설치해줬어요.
동물병원에 있을 때 화장실을 비슷한 크기의 락앤락통으로 사용하고 있길래
일단은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해줬어요
첨에 데려온 직후에는 들여다보기도 하고 했지만, 이제는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도기보기로만 보는데
확대해도.. 보이진 않더라고요😅😅
4. 어제 저녁 6시 경, 아예 방문을 닫아줌
아예 나올 기미가 없어서 소음을 줄여주기 위해 방문을 닫아줬습니다.
5. 저녁 6시 50분 경, 방문을 닫아놓으니까 베르가 용기를 내어 켄넬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캠으로 눈 마주쳤어요ㅋㅋㅋㅋ 너무 귀엽지않나요? 땡그란 눈🥹
이렇게 여기저기 염탐을 하며 켄넬 주변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밖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으니까 문 주변을 어슬렁거리기도 하더라고요
(이 때 문을 열어줄까말까 고민했는데.. 괜히 열어주면 다시 숨어버릴까봐 일단 두었습니다ㅠㅠ)
문 앞에서 큰 소리가 났는지, 화들짝 놀라며 도망가기도 했습니다..!!
그 때 저희 어머니 말로는 아버지가 엄마를 불렀는데 조금 더 신경썼어야 했는데 좀 큰소리로 불렀다고 합니다ㅠ
그리고 이 부분은 제 큰 실수인데..ㅠㅠㅠ
켄넬 입구 문을 떼어놨어야 했는데 그대로 두었다가
베르가 실수로 문을 닫아버리고, 그 다음부터 조금 당황스러워 하는것 같더라고요
이 때 이후로 방 안에서 가장 안식처가 되어야하는 켄넬이 믿지 못할 장소가 되어버린 듯 했습니다😢
6. 저녁 8시 30분 경, 방문을 열었지만 어딘가로 사라진 베르.
창문이 닫혀있었기에 밖으로는 나가지 못했을 건데, 어딘가로 숨어버렸습니다.
켄넬은 이미 한번 못믿을 장소가 되어버려서인지 비어있었고,
베르가 놀랄까바 불은 켜지 않았고, 아마 피아노가 크니까 그 사이에 숨었으리라 생각하고 켄넬 문만 다시 열어주고 나왔습니다.
(이때도 켄넬 문을 뗄 생각은 못했습니다 ㅠㅠ)
7. 오늘 아침 6시 경, 간밤에 밥그릇 물그릇을 싹싹 비우고 똥도 잘 싸놓은 베르😻
방문을 열어보니 밥잘먹고 똥 잘 쌌길래 안심했습니다ㅎㅎ
여기저기 어지럽혀진 흔적(도기보기 캠을 쓰러뜨려 놓았다던지 ㅠㅠㅋㅋㅋ)이 있었기에 야밤에 잘 뛰어놀았나 싶었습니다.
아쉽게도 따로 사진이 없긴 한데, 피아노 틈 사이로 숨어있던게 맞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눈 땡그랗게 뜨고 경계해서 눈인사만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구조를 좀 변경해서,
이제는 밥을 먹으려면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밥그릇 물그릇을 문 밖으로 빼주었습니다.
그리고 켄넬 문도 이제 떼어냈고요.. 열어두었던 켄넬 문이 간밤에 또 닫혀있더라고요ㅠㅠ
또한 용기를 내어 나왔을 때 쉽게 숨을 수 있도록 구조물을 거실 곳곳에 설치해놨습니다.
아침에는 그래도 구석 틈에서 볼 수 있었는데 제가 조금 더 가까이 가니까 하악질을 하더니 엄청 겁먹고 피아노와 벽 틈 사이로 숨어버렸어요..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ㅠ
8. 오늘 10시 30분 경, 엄마를 찾는듯한 소리를 내는 베르😿
애처롭게 애요옹~ 소리를 내길래 가서 저도 애용~ 해주니까 따라서 계속 애요옹~ 하면서 애처롭고 누군가를 찾는 소리를 내더군요ㅠ
아무래도 아직 아깽이긴하지만 한 3개월정도 되었으니, 이제는 캣초딩 단계라고 볼 수 있을텐데,
그전까지 사람보다는 고양이들과 더 많은 관계를 맺은 탓에 사람이 익숙치 않은걸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베르가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을텐데,
예를들면 켄넬 문을 제 때 떼어둔다던지, 관심을 조금 덜 가진다던지 하는..
베르의 적응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행동들을 많이 한 것 같아 저에게 아쉬웠습니다.
아무튼 일단 이제 데려오고 24시간 정도가 지난 상태인데, 얼굴을 쉽게 볼 수는 없지만 밥도 잘 먹고 똥도 잘 싸는 건강한 상태로 보입니다.
베르 일기는 꾸준히 또 쓰도록 할게요.
그리고 냥집사분들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륜환님의 일기라니 너무 신기한데요! 베르가 아직 아기 고양이이고 구조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계속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밥도 잘 먹고 똥도 잘 싸는 거 거 보면 베르가 집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기다려주신다면 베르도 마음의 문을 열고 천천히 다가올 것 같아요~ 베르의 가족이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다음 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분히 기다려볼게요. 베르가 믿을 수 있는 가족이 되어주고 싶네요
베르에게 답해주시는 어머님 목소리가 아기냥이에게 너무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세요:) 감동..
하루이틀 지나면 베르가 가족분들에게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고 얼굴도 괜히 쓱 보여주고 눈 마주치면서 냥냥 울고 다가가면 ‘하찮은 하악질’이나 손을 바닥에 치는듯한 ‘하찮은 모션’ 할수 있는데 다가오는 손이 아직은 어색해서 경계하는거지 막상 만져주면 너무 편안해하고 안정감을 느끼더라구요.(저랑 의사샘께 입질이나 손질 제로였슴당^^)
의사샘 말씀대로 손길이 익숙해지면 많이많이 만져주세요^^
아마 엄마를 잃고 짧은시간에 여러번의 환경이 바뀌어 조금은 당황했겠지만 밥도 잘 먹고 응가도 잘하는거 보면 베르 성격 온순하고 착해서 금방 적응할거에요!!
도기보기 펫캠으로 베르 모습 보니까 앞으로 캣초딩 베르 똥꼬발랄 커가는거 보는 재미가 벌써 기대돼요 >.<
답변을 해줘도 되는지 궁금했는데 오히려 안정감을 줄 수 있겠군요 ㅎㅎ 다행입니다.
어제 새벽에도 계속 애옹애옹 했나보더라고요. (베르 방이 어머니 있는 안방과 가깝습니다)
만약 오늘 밤에도 애옹애옹거리면 따뜻하게 답변 해주라고 부모님께 전달하겠습니다☺️
@권륜환 베르 이틀 함께 있으면서 공간과 사람에 금방 적응했던걸 보면 오래 기다리지는 않으실듯해요^^
집이 익숙해지면 금방 다가올거에요.
안전을 위해 사무실에서 냥이 케어할때 썼던 대형철장에서 분리 보호했는데
처음엔 박스에 숨어있다가 몇시간만에 큰냥이 소리에 나와서 아는척하고 냥냥 울다가
저랑 큰냥이가 보고 있을때도 밥도먹고 물도 먹고 했어요
(엄마 잃은 새끼다보니 큰냥이가 있어서 좀더 안심한거 같아요)
숟가락에 베이비 파우치를 주니 뇸뇸하며 야무지게 잘 받아먹기도 했구요
박스안에 쉬다가도 나와서 사람 보이는곳으로 이동해서 사람(저)을 구경도 하면서 냥냥 하다가 졸고
손을 살짝내밀었더니 하악질하고 만져주면 위에 쓰신것처럼 손길을 즐기고
떼면 하악질하고 또 만져주면 좋아하고를 반복하더라구요.
순하고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않은 아이같아요
베르를 기다리시면서 도움이 되실까 써봐요^^
간사님께 베르 사진이랑 영상 보내놓을게요!
조바심이 나시겠지만 항상 시간이 약이더라구요ㅎㅎ 밥잘먹고 응가 잘하는거만으로도 잘 적응하고 있는걸로 봐도 될거 같아요! 구조되던 상황부터 지금까지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많았을테니, 방 부터 자기 영역이라고 느껴질 수 있게 기다려주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친해지려고 뭘 하면 더 오래 걸리더라구요ㅠ 평생 함께할 10여년 중 몇일~몇주일테니 여유롭게 생각하시됴! 홧팅홧팅!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 안그래도 너무 이쁘고 해서 뭘 하려고하고 자꾸 들여다보고 하다보니 애기한테 더 부담일 것 같아서 그냥 평상시 주말처럼 있으려고 노력중입니다ㅎㅎ 평생 함께할 긴 시간 생각하면서 여유롭게 생각하겠습니다.
@권륜환 진짜 너어무 귀여워요 까망베르ㅠㅠ 행복만 하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도 사진 많이 올려주쎄용!
곧 애교둥이가 될꺼에요!
냥이들은 기다림이더라구요
베르 너무 이뻐요
감사합니다ㅎㅎ 베르 이쁘죠? 애교둥이 베르 될때까지 열심히 기다려주고 예쁘게 키워볼게요!
수직공간과 스크레쳐 있음 더 좋을것 같아요~원래 색이 있는 고양이보다 검정고양이들이 덜 예민하다는 카더라 뉴스가 있어요..
또 어린 고양이들에겐 우다다 타임에 필요한 장난감이나 냄새 강한 습식사료들이 친해지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화이팅!하세요~^^
좋은 조언 감사드립니다 ㅎㅎ 캣타워도 장만해야겠어요
어쩜 이리 세심하게 아가를 배려해주시는지ᆢ글 읽으면서 냥이에겐 무지한 저도 배우네요
베르가 정말 따뜻한 가족을 만났어요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가족 모두 고양이를 몰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어려워하고 있어요..ㅎㅎㅎ
넘나 작고 예쁜 울 베르~가족들 사랑과 배려로 곧 적응~애교쟁이로 변신할 거 같네요🥰
베르가 얼른 애교쟁이로 변신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사랑해주겠습니다ㅎㅎ
식사와 배변을 잘 한다면 좋은 신호인 것 같아요! 저는 사정상 고양이랑 함께 살진 못하면서 지인분이 집을 비우실 때마다 그 집 고양이를 돌봐주고, 팅커벨에 봉사 가고, 고양이 전문 수의사 유튜브를 보는 정도라서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주변에서 1묘 2화장실을 추천하거나(이건 최근글에서 해 주셨더라구요!), 검은 아이는 인터넷에서 본 이 사진처럼 어두우면 안 보여서 부딫히거나 다치게 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거나 여러 경험담들을 말해주더라구요. 물론 제가 그런 정보를 판단할 경험치는 없고 베르는 베르만의 특성이 있겠지만...! 가능한 시행착오 없이 원활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양이는 처음인지라 모든 말씀이 다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시간 내어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말씀대로 베르도 까망이라서 도통 보이지가 않아요ㅠㅋㅋㅋ 가구나 매트같은걸 밝은 색으로 배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줄 수 있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