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월요시편지_1024호
장미란과 무쇠 씨
문인수
장미란은 그만 바벨을 놓치고 말았다.
잠시 망연하게 서 있었으나 곧
꿇어앉아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오른 손을 입술에 대
그 키스를 청춘의 반려, '무쇠 씨'에게 주었다. 그러자 마침내
오랜 무게가 한 잎 미소로 피어났다. 손 흔들며 그렇게
그녀는 런던 올림픽 역도 경기장을 떠났다.
장미란 모두 활짝 마지막 시기를 들어 올리는 것,
마지막 시기가 참 가장 붉고 아름답다.
- 『문학마당』(2012년 가을호)
*
이 시를 14년 전에도 시편지(314호, 2012.10.8)로 띄웠더랬는데,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문인수 시인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그러고 보니 5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나저나 한 번 올렸던 시를 다시 올리는 이유는 순전히
최가온 선수 때문입니다.
이제 겨우 열여덟 살, 고등학생인 최가온 선수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입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금메달을 땄기 때문입니다.
설상 종목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금메달이랍니다.
1차 시기 도전 때 추락 사고가 너무 커서
다시 도전할 거라고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때
어린 선수는 다시 도전에 나섰습니다.
마지막 3차 시기, 그는
누구보다 높게 하늘을 날았고,
누구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고
마침내 포디움의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습니다.
지난 일주일 내내 독감으로 끙끙 앓았는데, 비실비실했는데,
놀랍게도 그 순간만큼은 언제 아팠나 싶더군요.
최가온의 선수로서의 커리어는 어쩌면 이제부터일지도 모릅니다.
지금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오를 테지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도전을 즐긴다면
그는 분명히 누구도 밟지 못한 높이까지 오를 겁니다.
물론 언젠가는, 모든 선수의 운명이 그렇듯, 정상을 내려와야 하는,
스노보드를 벗고 경기장을 내려와야 하는 날이 올 테지만,
그때가 오더라도, 그날마저도
저 장미란처럼 멋지고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실은, 문인수 선생이 저렇게 멋진 '장미란'을 썼듯,
저도 '최가온'이라는 멋진 시를 한 편 써보겠다는 말을
이리 주저리 주저리 쓰고 있습니다.
까악까악 까치 설날 아침이라 그러려니 이해해주시길요!^^
오 해피데이~~~ 해피설날!!! 보내시길~~~~
당신도 나도 우리 모두
해피해피 훨훨 비상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6. 2. 16.
달아실 문장수선소
문장수선공 박제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