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과 중복은 모르고 지나갔다.
어제, 말북은 지레 알았다. 그리해도 보신탕 동생같은 삼계탕은 먹지 않을 것이다, 했다.
점심은 돌솥밥으로 조기구이와 먹었다. 조기구이가 먹고 싶었던 참이라 맛있게 잘 먹었다. 논현동에서.
논현동에서 버스를 타고 인사동으로. 껀수 한 가지를 마무리고는 도서관으로 돌아와 공부하는 척 하던 중, 그놈의 '말복'이 자꾸 나를 괴롭혔다.
서대문 께에 사는 후배 하나에게 삼계탕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삼계탕 먹으려 청량리까지 오기는 아무래도 힘들지 했는데 힘들댄다.
구리 사는 한 후배에게 삼계탕 어떤지 물었다. 된다면 몇이 함께 어울릴 판이었다. 그랬더니 처가 식구들과 먹기로 했다며 오시란다. 짐작컨데 그네들은 초복, 중복도 제대로 지낸 듯 싶었다.
그놈의 삼계탕!
썩 가까이 있는 후배를 꾀기로 했다. 그 후배도 초, 중복을 모르고 지나쳤단다. 그래, 가자꾸나!
청량리에 있는 좀 크다 싶은 삼계탕집을 찾았는데 그야말로 바글바글이었다. 믈 한 컵도 제대로 못 얻어 먹을 지경으로 종업원들은 바빴다.
먹기는 다른 날보다 잘 뜯어 먹었다. 더불어 닭 대신 먹기로 했던 절편도 퍽 먹고 싶었다. 딸은 두고 나만 맛있게 먹어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돌아온 길로 에어컨 켜 놓은 채 잠, 잠, 잠...
아침에 딸에게 미안해 새우젓국에 계란 두개 풀어넣고 대파 숭숭 썰어 계란탕을 끓여주었다. 영영영계탕인 셈이다. 냉동실에 얼려놓았던 조기 새끼 두마리도 내어 구워 주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좋은 엄마인 편이다)
하늘에 흰 구름이 두둥실이다.
60년대의 어느 여름날이 생각키워지는 날씨다. 나는 그때 대성리 초록 산수유 열매가 매달린 나뭇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누워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은 두둥실 흰 구름을 올려 보았었다. 그리움이 지나치면 더러 되돌아오기도 하는 법이다.
첫댓글 내가 제주도에서 사보낸 갈치는..... 흑돼지는 왜! 왜 안드시는거야...
쓰지 않았지만 네가 보낸 흑뙈지 삼겹, 맛나게 잘 먹었도다다. 제주 갈치는 무 숭덩숭덩 썰어 넣어 졸임으로 밥반찬할 참이다. 고마워! ^^
갈치는 그냥 구워서 드시는게 더 맛날 듯..밥이랑 김치랑.......졸여먹긴 아까운 가격인데........-_-;; 맘대로 드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