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에 도착한 우리들은 팜플렛을 사고 주위를 둘러 보았지요
발렌타인 데이라 젊은 커플도 많았지만 부부나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중년의 커플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주인공도 요새 팬클럽까지 창단하는 젊은 배우가 아닌 30대를 훌쩍 넘긴 중년배우였기 땜에 얼마만큼 관객을 흡인할수 있을까도 궁금했구요,
우리의 자리를 찾아가 앉으니 그간 여러번에 걸쳐 선택한 그 모든 좌석보다도 탁월한 선택을 했더군요 역시 다년간의 경험이 이런대서 발휘한다고 생각했지요.
너무 앞도 아니고 약간 앞쪽 정 중앙에 우리자리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무슨일이든지 자만은 금물이라고 우리 앞에 앉은 남자 앉은키가 왜이리도 큰지 게다가 얼굴마져 커서 우리는 vip석임에도 불구하고 내내 양쪽 으로 고개를 빼고 공연을 봐야 했지요
막이 오르기전 아바의 곡이 메들리로 연주되면서 이미 마음은 기대감으로 들썩이기 시작 했죠.
막이 오르면서 시원한 그리이스의 한적한 섬에 있는 작은 모텔이 나타납니다
갓 스믈이 된 소피는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아빠가 누군지 알아내기로 결심을 합니다
미혼모인 엄마는 일체 아빠에 대한 얘기를 해 주지 않아 결국 엄마의 일기장을 훔쳐보고 가능성 있는 남자 3명에게 결혼 청첩장을 보내게 됩니다
여기에 젊은 시절 엄마와 함께 시스터즈로 공연을 했던 절친한 엄마의 친구인 로지와 타냐가 결혼식을 참석하기 위해 섬에 도착하게 됩니다,br>
서로 다른 생활을 하던 그들이었지만 침대 밑에서 자신들이 공연할때 입었던 옛날 의상을 발견하고는 딸을 위해 결혼식전 마지막 밤에 공연을 합니다
이들이 1980년대스타일의 반짝이 옷감에 러플거리는 레이스가 달린 아바식 의상을 입고 댄싱퀸을 부를땐 감격해서 저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어리더라구요.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만이 알수 있는 공감대와 나이는 들었지만 마음만은 청춘인 우리를 몸으로 보여주기 때문인것 같아요
이어 도착한 세명의 아빠 후보들은 각자 자신이 아빠임에 분명하다고 결혼식날 서로 소피를 데리고 입장을 하겠다고 주장합니다
직접 보면 금방 아빠를 알아 볼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소피는 일이 묘하게 꼬이자 고민하다가 결국 엄마와 약혼자에게 사실을 털어 놓게 됩니다
결국 스토리는 해피 엔딩이지만 이 뮤지컬에서 스토리는 별로 중요한게 아닙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아바의 곡으로 구성을 해서 스토리를 엮어 간 것이기 땜에 설정이 다소 무리가 있는 것도 있었고 내용상 우리의 정서와 안맞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 뮤지컬을 통해 아바가 거듭났다는게 의미가 있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우리가 아바노래의 가사를 우리나라 가요처럼 꿰고 있다면 이 뮤지컬의 감동은 몇배 컸을 걸로 생각됩니다
위에 조그맣게 영어 자막을 내보내 주는데 거의 노래 가사가 원곡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노래 가사를 거의 바꾸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토리와 연결시킨 점이 작품을 구상한 작가와 프로듀서의 천재성을 엿볼수 있는 점이기도 했지요
또한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도 아바의 노래는 촌스럽다거나 어설퍼보이지 않고 완벽함 짜임을 자랑하는 것을 보고 걸작이란 시대에 흐름에 도태되지 않고 더욱 빛나는 것이란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중간 휴식기에 옆에 있던 젊은 여자가 남자에게 "노래 다 아는 노래야?"하고 물으니 "아니~~~어디선가 들어본 멜로디가 몇개 있을 뿐야.."하는 말을 하더군요
또 한번 아바와 함께 젊은 시절을 보냈다는게 기뻤고 고마왔던 순간이었어요
이번 뮤지칼의 주인공은 엄마역의 도나와 두명의 여자 친구입니다
이들이 극을 이끌어 가고 딸 역인 소피가 중간 중간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소피역의 배혜선은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의 인상적인 연기와는 다르게 극을 이끌어 가기에는 좀 힘에 부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베태랑인 전수경은 말할 것도 없고 또하나의 친구인 로지역의 이경미도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도나역의 박해미는 중년의 나이에도 바래지 않는 미모와 함께 예술의 전당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성량에 관중을 압도하고도 남았지요
약간 페이스 조절만 된다면 더더욱 매끄러운 모습을 보일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정말 멋있는 중년 여배우들의 모습을 본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우리는 집으로 향해(?) 간게......... 아니라 전 택시타고 집으로 오고 우리 남편은 환자 땜시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어요
이번 발렌타인 데이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날 이었지요
결혼기념일과 겹친 덕분에 아마 우리처럼 발렌타인 데이를 젊은 사람들처럼 열심히 챙겨먹는 부부도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유난스럽게 준비하지 않아도 분위기에 휩쓸려 하루에 추억을 만들고 또 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해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첫댓글 EBS에서 아바의 그후의 모습을 방송 했던적이 있었어요.. 부부였다가 다들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아바의 음악관과 인생철학등을 볼수 있었던 프로였지요.. 그떄 맘마미아에 대한 기획 의도를 들었던것 같아요.. 덕분에 즐감합니다..ㅎㅎ
프랜드님 감사해요 ~~이번 공연에서 프리다의 남편이었던 비욘 울바우스가 직접 한국에 왔었지요. 정말 열심히 준비했더군요 그리고 역시 아바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아바의 곡들은 가사가 아주 좋아요.. 공연을 하면서도 아이들에 대한 사랑에 갈등하고, 그것을 곡으로 승화시키고.. 인간적인 갈등을 겪어내는 아바의 모습이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맞아요 ~~ 정말 ,,, 아바와 함께 자라온 세대라는게 얼마나 풍성하고 ,,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 받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거예요 ~~~
님님~~저도 이번에 그것을 느꼈답니다 지금과는 달리 우리세대의 곡에는 아름다움이,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는 따뜻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꼭!!! 볼꺼예여~ 근데 혹시 결혼식 입장할때 " I do, I do, I do" 에 맞춰서 하지는 않나여?
저도 보러 갈래요.. 흥분 흥분 ^^ 우리나라 공연문화 많이 발전했다는 ^^
아바를 알게된게 학창시절이었고 그 땐 늘 아바를 흥얼거리고 다녔는데 요즘 다시 아바를 흥얼거리고 있답니다. 정말 좋죠. 뿅님 결혼 기념일 조금 지나긴 했지만 축하드려요^^
나두 아바 아는데.....ㅋㅋㅋㅋ 나오는 곡은 딴씽 퀸입니당~~^^
인어님~맞아요 결혼식때 I do I do I do 한 답니다 단지 딸이 아닌 엄마가 하지만요~~~~그외에도 설정과 기가막히게 맞는게 많아요, 지각님~맘마미아 보다도 이 댄싱퀸이 더 감동적이 었어요 그래서 이 곡을 올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