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 권서각
세상에서 가장 긴 쉼표 하나
한반도 허리에 누워 있네
말도 안 되는 이 문장
우리들의 마침표는
어디에 있는가?
ㅡ출처 : 계간 『詩하늘 112』( 詩하늘문학회, 2023. 겨울)
ㅡ사진 : 다음 이미지
-----------------------------------------------------------------------------------------------------------
휴전선, 이 어휘도 인간이 만들어낸 것-
세상 어디에도 인위적으로 안 만들어진 선은 없다
자연에는 자연스런 경계는 있어도 자연법으로 자유를 구속하는 법은 없다
이 모든 것은 인간에 의해 그어져 그 범주에 든 모든 사람을 고통되게 한다
우리에게는 아주 큰 상처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남북으로 갈라놓은 휴전선이라는 괴물이다
인간의 탐욕이 만든 더러운 늪이다
그 선 아래위 4km 폭의 땅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영어의 땅이다
해방이래 79년의 세월이 흘렀다
긴 세월 동안 허잡스런 이념 전쟁으로 선을 지울 생각은 하지 않고
쓰레기 같은 정치로 국민을 선동하거나 권력을 잡으려는 탐욕에 눈이 멀어
21세기를 넘어온 지금까지도 국민을 위한 진정한 정치는 없고
나라를 지키려는 세력과 뒤엎으려는 세력 간에 타툼으로 소모적인 전쟁을 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찌꺼기들은 이제 버려도 된다
국민을 상전으로 생각한다면 국민을 위한 정치로
나라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정치를 해서
정의가 살아있는 건강한 나라가 남과 북에 서게 된다면
이제 터무니없는 이런 선은 우리가 지워서
민족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라 빼앗겨 고통 중에 살았던 설움을 지금까지 겪어야 한다면
우리가 바로 잡아야 한다
골곳에서 탐욕 버리는 소리가 메아리로 들릴 때가 되었다
필요없는 선은 지워야 한다 우리 힘으로
ㅡ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