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등대(燈臺)
사람들은 노한 바다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 등대를 만들었다. 우리에게도 삶을 밝게 비춰주는 당당한 등대가 필요하다. 이런 등대가 있으면 일이 풀리지 않고 답답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등대는 위로를 해주기도 하고 모범이 되기도 하며 자신 있는 가치를 상징한다.
우리의 인생을 이끌어주고 손을 내밀어 위로가 되어주는 등대들을 목록으로 정리해 보자. 그러한 등대들로 무엇이 있을까? 책? 친구? 고향? 신? 부모님? 목록을 만들고 카드에 붉은색 글씨로 써보자.
인생에 암초가 나타나 위협하고 바다가 사나워질 때 이 목록을 떠올려보자. 또 등대는 돌과 불꽃으로 만들어진 규명 튜브 같은 존재이며 든든한 안전망이다. 등대의 불꽃은 물에 빠지지 않게 도와주고 희망을 상징하기도 한다.
잘 생각해보자. 희망은 이룰 수 없는 이상이 아니다. 희망은 완벽히 다가갈 수 없는 평화의 이미지가 아니다. 다만 희망을 품으면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기고 일어난 일을 담담하게 맞을 수 있다.
희망은 의지를 불태우는 연료로, 그 덕분에 의지가 피어나면 좀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된다. 희망은 맹목적이지 않고 현실과 이성에서 오며, 희망이 있으면 살면서 절망적인 순간이 오더라도 우리는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져 패배주위자가 되진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꿋꿋하게 버티는 땅이 야말로 희망의 이미지다. 우리 모두 마음속에 희망을 품고 있다.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물러나고 싶지 않아서 희망을 품는다.
등대가 굴복하는 걸 봤는가? 바람이 때리는 뺨을 맞고 바다가 날리는 주먹질에 몸을 떨지라도 등대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살다가 밤처럼 어두운 날이 찾아오면 희망이 옅어지거나 꺼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디선가 희망의 불씨가 기회를 엿보고 등대를 부른다. 희망을 품으며 마음속의 등대를 계속 간직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마음의 등대가 되는 존재들을 진지하게 정리해보자. 무슨 일이 있어도 배신하지 않을 내 사람, 즐거움 그 자체, 추억의 장소 등을 마음속에 세워보자.
그것들이 나의 마음속에서 흔들림 없이 단단한 고정점이 되어줄 것이다. 바다는 파도가 오지 않도록 막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건 바꾸려 하지 않고, 다가오는 건 그대로 받아들인다.
―로랑스 드빌레르(laurence devillairs: 프랑스 철학자)의 ·[모든 삶은 흐른다(petite philosophie de la mer)]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