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집에서
편집위원들 다섯 명과 사무국장이 모였습니다. 김희진 동문은 연수 중이어서 빠졌지요.
너무 반갑고,
이쁘고,
믿음직한 친구들.
장가가서 어른되니, 더욱 의젓하고 따뜻해져 여유로와 보이는 배성호!
대구 내려가 부모님 뵙고, 사랑 듬뿍 받고 온 키큰 핸섬보이 영등포지기!
핼쓱한 얼굴과 가녀린 몸피에, 작은 소리(상대방의 휴대폰)하나 놓치지 않는 유리알 같은 성혜선!
따끈하고 재치있고, 영민하여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정선!
제일 어리지만 의젓하고 믿음직하며 백설같이 하얀 피부의 김미진!
용의주도하고 당차며 재치꾼인 김희진만 빼고,
다 모였습니다.
우리는 기분 좋아,
때늦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고...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선물을 받아들고 어린 여자후배들은 탄성을 지르고...
와인에 숙성시킨 돼지고기 위에 월계수 잎파리 하나가 얹혀서 나오고, 그것이 익을 무렵, 송송 썰어서 콩고물, 새우젖, 겨자간장에 찍어, 야채와 곁들여 먹으며 우리들의 정담은 오갔습니다. 물론 야채로 당호박과, 양파와, 버섯과 감자도 구워서 먹었지요.
우정을 얘기하고, 동문회를 얘기하고, 부득이하여 불참하신 자애로운 회장님과, 억수로 술이 센 것 같다는 사무차장님 얘기를 하고...
잔잔한 기쁨에 적셔져 있는 새신랑의 단꿀같은 애기도 듣고...
회원명부 작업에 관한 얘기를 끝으로 우리는 일어나 찻집으로 갔습니다.
눈이 얼어서 길은 미끄럽고, 날씨는 차가왔으나 그거 무어 대수겠습니까?
향이 더 멋있는 커피를 배성호가 샀습니다.
감미로운, 갓 결혼 한 새신랑의 얘기를 들으며 함께들 웃고 있는데 배성호의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었지요. 상경하신 시어른 모시느라 불참해서 애를 태우고 있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