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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의 외모를 원숭이와 비교한다면 어느 부분에서 가장 차이가 날까?
1. 털
2. 꼬리
나는 인간이 꼬리가 퇴화 되었다는데 한표 던지고 싶다.
원숭이와 인간의 IQ 차이 만큼이나, 꼬리의 있고 없음이 인간을 직립으로 하는데 결정적이었을 것 같은 그런 정도의 상상력을 한계로 하면서....
최민자씨의 수필집 '꼬리를 꿈꾸다'를 우연히 뽑아 읽었다. 작가는 지금 50초반의 현대수필문학상 수상자이다. 우연히 손에닿은 수필집 하나읽고 독후감까지 쓰게 되니 참 재미있다. 작가는 여성 나는 남성인데 성별차이를 극복하고도 넉넉히 남는 60-90년대를 살아온 공감대가 글 여기저기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일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시대를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혜안. 2003년 현대수필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이미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은 바 있는 최민자의 글에는 인생을 바라보는 따스함이 녹아 있고,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유연성이 있다고 출판사 '문학사상사'는 말한다. 단아하면서도 탄력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 그의 수필은 향기와 여운, 예지와 아이러니 같은 수필 고유의 예술성을 보여주는 수필 문학의 정수라는 표현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거의 유일한 과일이었던 시골 초등학교 시절이 그립다. 작가와 같은 오디에 얽힌 풋풋한 사랑(?) 추억이 없어도 좋다. 그때 오디 맛이 어찌 요즘 알아주는 '서양 벗찌' 맛에 비할까. 그리고 나도 꽁지가 아닌 꼬리하나 달고서 할미손 필요없이 등을 두들겨 보고 싶다. 심심할 땐 꼬리힘 겨루기 줄다리기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 그러다 꼬리가 뽑히면 이제 바야흐로 완전한 직립인간이 될 것이니까.
문학사상사에서 수필집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을 보면 상업성에 상당히 자신이 있어 보인다. 수필집 출판을 상업성 안목으로 볼려고 하는 나는 경제인인가 속물인가, 독후감을 쓸 자격이 있는가?
첫댓글 책을 광고해 주는 것으로 오해받을까 싶다. 그러면 좋겠는데 책이 나온지 4년이 지난 주부의 수필집이 서점에 있을 것 같지 않다. 수필 어디엔가 우리 '쌍용아파트에 사는 선배언니와 개롱공원에 바람 쏘이러 나와서 정담나눴다'는 이야기가 기억난다. 그 선배가 우리 본당 교우였으면 좋겠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