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을 보고 얘기하라
사랑하는 사람이 위대한 영혼과 함께 있으면서
휴식과 평화를 찾았음을
내가 알도록 만들어 주십시오
언젠가는 우리가 다시 합쳐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내가 삶을 계속하도록 도와주십시오."
베어하트- 인생과 자연을 바라보는 인디언의 지혜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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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때
인디언들이 드리는 기도문이래요...
언제부터 비가 오시기 시작했는지 알수없지만
학교길엔 나무며 산이며 꽃이며
사람들 마음까지도 다 젖어있는듯
아련한 슬픔이 느껴졌습니다...
너무도 진한 노랑색의 이름모를 꽃이
제 손을 톡톡 건드렸지요,
화사한 햇살 아래서 눈부시게 빛나던 하얀 철쭉이
빗물에 풀이죽어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있었습니다
이 비가 내일까지 계속된다니
이젠 우리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가신
장영희마리아님도 저 위에 계시겠구나...하는 생각에
눈을 들어 비내리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토요일,축구 수업을 마치고 눔이 수영수업을 위해 가고있던중에
부음을 들었습니다
님은 저를 기억못하실지도 모르고
잘 아는 분도 아니었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수가 없어서
냄펴니가 휴지를 건네주고나서도
한참을 쿨적대다가 그칠수 있었지요
다음날 조문을 가자는 남편의 말이 있었지만
녀석이를 데리고 세브란스 병원이라...
어릴적 고생했던 기억에
그 병원가는 길로만 접어들어도 좌불안석이 되는 녀석이라
갈 엄두가 안났습니다
그렇다고 저 혼자 들어갈 용기는 더더욱 안나고...
다행히도 사이버 조문이 가능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쉬운대로 조문을 드렸습니다
아...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나눠주신 사랑으로
희망의 싹들을 곳곳에 틔워놓고 가셨으니,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인생의 깊은 맛을 음미하며 사셨으니
아무 고통없이 잘먹고 잘살다가 선선히 돌아가는 이들도 나름 복이있다 할수있겠지만
하느님께 "수고했다" 라는 말씀을 듣기에는 자격이 부족한것 아닌지요...
그러한 기회를 못가져보고 돌아가는 이들을
가련하게 생각해야 할것입니다...
"아줌마는 교복 안 입으세요~?"
응...???
"아~맞다 맞다 아줌마는 교복 안입으시지~!"^^
까르르....아이들의 맑은 웃음이 쏟아집니다
매일 교실에서 같이 부대끼다 보니
제가 같은 반 학생이라고 느꼈는지
저에게 교복을 안입냐고 물어보곤 즈이들끼리 웃고 난리가 났습니다^^
새로생긴 학교라서 그동안 교복을 안입다가
하복부터 입게 되었는데 재우이눔은 조금 더 있다가
입으라는 날짜에 입을 예정입니다
한덩치 하다보니 사이즈가 없어질까봐 미리 사놓긴 했는데
눔이가 불편한지 안입으려 해서 조금 걱정입니다
집에서 입혀놓고 적응을 시키고있는데
아무래도 신축성도 덜하고 불편하겠지요
그래도 정장을 입혀놓고보니 늠름한게 ^^
아주 의젓해보입니다
애기짓만 안하면 흠잡을곳이 없어보이는데
아니나 다를까 금새 훌훌 벗어버리며
"재원이~아야~해요~!" 합니다
불편하다는 얘기지요^^
팬티만 걸친 눔이가 스모선수같은 몸매로
신이나서 겅중거리며 뛰어다녀서 얼른 커튼을 쳤는데
저 덩치에 저 애기를 어찌하면 좋을까요...휴...^^
제가 저를 어떻게 키웠는데
요즘은 남자 둘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며
죽고 못 삽니다
수영가서도 둘이서만 들어가고(남자탈의실이니까~^^)
목욕도 둘이서 가고
쌈채 심어놓은 밭에도 물조리개들고 둘이서 가고
TV볼때도 둘이 붙어 누워서 낄낄거리면서
같이 음~파~ 음~파~ 이불을 온통 뭉개며 수영연습도 합니다
'저 냄표니가 요즘 부쩍 늙었나...안하던 짓을 많이 하네 음...'
아이들 어릴때는 놀아준다는 것이 울리는게 다반사였던 냄표니가
요즘은 꽤 잘 데리고 놉니다
"자기가 여성호르몬이 많이 나오는게야~
나중에는 가슴도 나올지 몰라~ " 핀잔을 주어도
별로 노여워도 않고 금새 해해거리는걸 보면
확실히 이젠 남성이 아니라 중성이 되어가나 봅니다
그러고보니 날로 씩씩해져가는 저는 그러면...?^^
저도 중성이 되어가는지
아니면 제 3의 성이라는 아줌마 특유의 씩씩함인지
요즘은 제가 이 집의 가장같이 느껴집니다 하하하~~~^^
월요일부터 비가 내린다고 툴툴대는 사람을 만났는데
저는 뭐 하늘에서 오시는건 다 좋으니까
별 불만 없습니다^^
비가 내려서 좋은점은 피부가 덜 부~ 해보인다는거?
그리고 마음도 촉촉해져서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거...
곤란한점은 열심히 힘주고 나온 머리가 다 죽어버려서 속상하고
둘이서 비비적대며 우산 하나로 버텼더니
한쪽 어깨랑 가방 뒷주머니가 다 젖어서 꿉꿉 찝찝 하다는거^^
오늘 방과후엔 집에 얼른가서 베란다에 오래도록 앉아
비내리는 구경을 할겁니다
노란 방울토마토 꽃이 별처럼 피어있는 화분앞에서요^^
냄펴니는 어제 손바닥만하게 만들어놓은 밭에 물주러 갔다오더니
아주 의기양양하게 씩씩대며 들어왔습니다
왜? 물었더니
아 글쎄 아삭이 고추가 시들거려서 이상하다 왜 저놈이만 시들거리나
순간 스치는 생각이 있어서 뿌리를 급히 파보았더니 글쎄 손가락만큼 실한
굼벵이 같은 눔이가 파먹고 있지 않았겠어 그래서 멀리 휘익 던져놓고 왔지
내일 가보고 다시 살아나면 놔두고 시들거리면 화분에 다시심어 특별케어를 해야지
라고 했습니다^^
농사라곤 지어본적이 없는 냄표니가 고런 기특한 생각을 해내다니
(저라면 뿌리에 밤벌레 같은 눔이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못했을테니까요^^)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주었더니 으쓱해가지고선
시키지도 않았는데
전지가위를 들고나가서 에어컨 실외기 앞 무성한 풀들도 정리하고
고인 물웅덩이도 모기 생긴다고 흙 덮어메우고
베란다 화분들도 씻고 몇잎 안되는 상추며 쌈채들도 뽀득뽀득 씻어서
저녁상에 올려놓았습니다
'오호라... 칭찬을 자주 해줘야 겠구먼...하이구 단순하긴~^^'
저는 교활한 웃음을 속으로 흘리며
상추에 묻은 물을 털어가며 맛있게 (입이 미어지게) 쌈을 싸먹었습니다
울고 웃고 슬퍼하고 기특해하고 절망하고 때론 이유없이 기분이 업되기도 하고...
그 모든 감정들에서 벗어날수 없으면서도
또 생활은 영위되어야 하고...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나 봅니다
고작해야 하루일? 정도 예측 가능한 우리들로선
현재를 즐기며 열심히 사는게 정답인것 같습니다
비내리는 날이지만 우울해하지 마시고
결리는 어깨며 무릎은 그러라고 놔두시고^^
행복한 마음으로 밝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첫댓글 에구에구 재원이 아빠 최고!!! 베란다에 읹아서 비오는거 바라보며....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
점심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썰물같이 빠져나가고 저는...건빵을 아삭거리고 있어요 히히^^ 이런날씨엔 왠지 군것질거리가 생각나서요 느림보님도 평화로운 하루가 되시길 기도드릴께요
무지무지 길게 사설을 늘어 놓았는데 흑흑 날라가 버렸네요. 별 내용있겠습니까? 마음이 있으신줄알고, 장례식장갈때 뚱이님 모시고 재원이 데리고 함께 마음으로 다녀왔다는 내용이지요. 결리는 어깨며 무릎은 그러라고 놔두고 출근합니데이...
날쌘돌이님 저희 마음을 데리고 가주셔서 감사해요, 사실은 우리 아이들을 이뻐해주셨던 마리아님이라서 눔이들이 갔어야 하는건데 현실은 어렵지요...폐도 끼칠까 걱정도되고...날쌘돌이님 날아간 글자들을 어떻게하면 잡아올수 있을까요 잠자리채를 휘둘러볼까요^^ 날아간 글 다시 쓰는거만큼 재미없고 힘빠지는일도 없어요 오늘도 비가 내리는데 무릎이며 어깨 조금 래주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했던 분을 잃은 슬픔도 함께 나누니 서로가 위로가 되네요. 어제는 님들과 (모두 바쁘셔서...소수이지만) 신부님과 함께 연도드리고 왔어요. 땡이님의 그 마음을 교수님도 잘 아실거여요. 그분은 가셨지만 우리 가슴에 희망의 촛불을 주고 가셨으니 행복한 분이시지요. 우리 소중한 오늘의 삶을 더욱 잘 살자구요.
벌하나님 연도드리고 오셨군요...신부님 많이 힘드실텐데 건강은 괜찮으신지요, 별하나님 말씀처럼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아야 겠어요...
네...저두 뚱땡님처럼..하루를 맛나게 열심히 살게유.잘 보앗어유^^.....뚱땡님 글이..살맛나게 해유^^
곡스님 사시는 얘기두 저를 살맛나게 해유...^^ 오늘은 아침부터 조금 덥네유 가방 메고온 등이 땀으로 옷이 붙었어유 짧은소매를 입었더니 가루 알레르기로 팔에 반점이 울긋불긋 하구유 참 못났지유
쉼터 님들은 모두가 삶의 연금술사들이세요.. 고단한 일상들은 더욱 더 반짝이게 매만지시는 위대한 분들이세요.. 저에게도.. 땡이님처럼 맛난 하루를 기대할 용기를 주셨어요.. 감사해요..땡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