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은 일반 산악인에게도 흔히 알려진 유명산이다.
오랜만에 접하게되는 산이라 옛 추억도 있고 하여 지체없이 산행신청을 하였다.
계룡산 하면 생각나는것은 맨 먼저 한국일보(?)인지 어려서 접했던 신문연제소설의 제목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말 일제시대의 유명한 사교집단에서의 사건을 다룬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로 여겨진 내용이다.
그리고 생각나는 곳은 동학사 갑사 남매탑 그리고 진달래 능선정도이다.
문필봉 관음봉 자연능선은 당시에는 꿈도 꾸지 못하였다.(실은 자연능선 처음 다녀온지는 3~4년 전이다.)
당시란 1970년대 말 80년대 초를 말함이다.
예전 산행 기록을 더듬어 찾아 보았다. 다행히 2건의 기록이 있다.
1979년 2월 4일 계룡산(828M) 공주군 계룡면 그리고 또하나는 1980년 12월 7일에 다녀온 기록이다.
그때에는 계룡산 정도이면 무조건 일박하는 코스였었다.
관광버스도 흔하지 아니한 상황이어서 이곳 충청도 오지까지가는것 만으로도 엄청 설레는 일이었다.
그 때에는 매월 1,3주 일요일이면 가벼운 흥분속에 산행지를 살피며 베낭을 살며시 꾸리곤 했다.
산행이 없는 2,4주에는 가끔씩 구룹 등반을 결성하여 일박으로 장거리산행(경기 일원을 벗어나면 모두 장거리였다)을 도모했다.
이러하니 아무리 천사같은 마눌님이라도 나를 곱게 보아줄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지금도 날이 몹시 궂은 날 베낭메고 집 나설때에 무슨 큰 죄를 지은 놈 모양 고개 푹 숙이고 까치발로 현관문을 빠저 나온다. ㅋㅋㅋ
계룡산을 생각하며 산행기를 다루다 보니 나의 옛 이야기만 늘어 놓았다.
9월 13일 우중의 계룡산 산행은 비가 줄기차게 내리는 상황이었다.
장비가 아무리 좋아도 순탄하게 산행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영철 쾌남 올메카 나 그리고 혜기 한결 유경 등이 C팀으로 구성되어 뒤에 남아 구룹을 이루었다.
내가 예전 산행한 기억을 되뇌기며 갑사에서 진달래능선 남매탑 동학사 길을 제안하였다.
이곳이 고향인 쾌남과 일행들이 흔쾌이 동의를 하여 맛집 식당에 잠시 짐을 풀었다.
산행 하기도 전에 단합대회를 하여야 한다고 동동주 4동이를 비우고 파전 2접시 기타 나물 3접시등 맛나게 배를 채웠다.
비에 젓은 돌계단을 쉬지않고 오른다. 비가 많이내려 곳곳에 이름모를 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아주 아주 오래된 산길이라 주변의 나무들이 모두 고목이다.
산세가 너무나 아름답다하며 모두가 환호한다. 코스를 잘 선택하였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진달래 능선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돌 계단이다. 예전에는 거의 흙길로 기억이 되는되 이상하다.
폭우에 길이 상하니 바위와 돌로 길을 새로 정비한 모양이다.
잠시 흙길을 지나니 다시 바위계단의 내리막이다. 남매탑에서 중식주에 선두 A팀을 만났다.
함께 서서히 내려오니 오늘도 서너시간 산행을 한셈이다.
올해에는 우중산행이 너무나 많았다.
쾌남이 쏜 오전의 산나물 동동주 너무 좋았다. 산행 맟치고 귀가길에 뒷풀이 하자고 제안한다. (헌데 이날은 청풍님이 저녁술값을 모두 쏘았다.)
코오롱스포렉스 정기 모임날인 어제 갑자기 저녁을 여럿이 함께 하자며 쾌남이 연락이 와 잠시 즐거운 자리를 했다.
작년에 영철고문이 모셔온 듣보잡 쾌남이 나타나 내 주변을 활성화 시켜 준다.
내 또래라서 영철과 셋이 친구하기로 했다.
나이가 들어서 사람을 알아도 서로 조심만 하면 이렇게 좋은 사이가 되는구나 하며 또 내 뒤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본다.
요즈음 바쁜일이 있어 이번 산행 신청을 게을리 하였더니 벌써 신청이 마감이란다.
푹신한 방석 준비해서 뒷자리 통로에 앉자 뒷분들괴 실없는 농담으로 얼굴에 주름살 좀 만들어야 겠다.
이번 산행은 변산반도 섬산행(예전에는 틀림없는 섬위치)이라 쉬운 코스이니 종주를하는 A팀으로 붙어볼까~~~~
아~~~ 이제 본격적으로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좋은 사람들 보러 가자!!!
그리고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보자.
첫댓글 산행 후기가 참~달콤하고 쫀득 쫀득 하네요,ㅋㅋㅋ
어릴때 코흘리며,하교 길에 사먹었던 쬰득이 맛 같습니다...
내용이 감미로와 첨부터 끝까지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내리 읽었습니다.ㅋ...
세분 우정에 부러움이 감돌고 ,후배들도 또,그 우정 만들며 따르겠나이다...
헌데,뒷자석 통로는 제자리로 찜 했는데,,,행님 한테 또 뺐겼네요,,,ㅋㅋㅋㅎㅎㅎ
지금 다시 예전 산행기를 들쳐보니 84년도에 바로 이번 코스로 산행한 기록이 나오네요~~~
84년 4월 7일 ~8일 계룡산(828M) 제물포산악회 창립 11주년 기념 행사
주차장~~갑사~~금잔디 고개~~남매탑~~동학사~~동학사 주차장
아! 엊그제 같은데~~
아직도 다리에 근육이 꿈틀 거리는데~~~
웃고 즐기는 사이 세월은 말없이 제 갈길을 가고 말았습니다.
산행 시작도 하기 전에 동동주를 네 동이나 비우시다니...
우중산행에 취중산행이라... 황홀했겠구만유 ㅋㅋ
어쩐지 C팀 사진을 보고 모두 발그레하니 혈색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유가 있었네요.
공기가 좋아서인지 술이 신선주라서인지 모두가 취하신분이 없었던듯~~~
또한 진한 산림욕장의 솔잎내음은 지금도 그자리에 또 있고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