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5월29일
티라미수 케이크
5월 초에 목소리 듣고 한 달 만에 얼굴을 보았다. 안 좋은 일에 연루가 되어 있어서 걱정했는데 좋게 마무리되었다니 다행이었다. 색감이 선명하고 환한 그림을 열 장 정도 카톡으로 보내면서 안부를 전하는 친구에게 ‘밀린 폭풍 안부’ 냐고 반갑게 답장을 보냈다. 오랫동안 소식이 뜸해서 ‘사식 넣어줘야 하나?’ 했다고 했더니 배꼽을 잡고 웃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언제나 반가운 친구다.
저녁을 먹자고 갑자기 문자가 와서 후다닥 저녁 준비해 놓고 샤워하고 화장을 마치니 약속 시간이 5분 넘어갔다. 날씨가 더운 것도 아닌데 빛의 속도로 저녁까지 준비해야 하니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샤워를 했건만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엄마는 어디 한 번 가려면 이렇게 준비할 것도 많고 정신이 없다. 미리 약속한 것이 아니고 불씨에 연락이 오면 초고속으로 달려야 한다. 그래도 짜증 나지 않고 한걸음에 달려가서 손잡고 얼굴 보고 밥 먹고 싶은 사랑하는 친구다.
대구대학교 앞에 자주 가는 한식당에서 밥상을 마주하고 ‘맛있다.’ 라고 연신 양념을 쳐가면서 식사했다. 생선을 발라주고 많이 먹으라고 챙겨주는 친구랑 밥을 먹으니 ‘좋다.’ 라는 말이 절로 터진다. ‘좋다.’ 라는 즐거움의 합이 행복에 가장 근접하는 문장이라고 한다. 나도 이 말에 공감한다. ‘좋다’ 이런 말이 아무 때나 나오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지금 나는 친구 앞에서 수시로 ‘좋다.’ ‘맛있다.’ 하면서 행복한 여자가 되고 있다.
대구대학교 캠퍼스를 걸었다. 친구를 만나면 찾아오는 시크릿 가든이다. 돗자리를 깔고 자몽 주스 카푸치노 티라미수 케이크를 먹었다. 친구가 좋아하는 티라미수 케이크는 ‘나를 들어 올리다’ 나를 응원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먹을 때마다 기분 좋은 케이크다. 친구의 감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디저트 취향이다.
오늘은 대학생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친구 마음이 내 마음에 들어와서 감성을 흔들었다, 우리는 언제나 만나면 대학생이 되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는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 친구가 웃으면 나는 좋다. 잘 웃지 않는 사람이라서 만나면 친구가 웃을 수 있는 일을 만든다. 활짝 웃는 친구는 대학생으로 돌아가 있다. 마음 한구석이 짠하다. 잠들지 못하는 하루가 고마웠다고 인사하는 친구가 또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