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는 예수님의 임종 순간 갈바리(골고타) 산에 함께 모였던 소수의 사람들,
즉 예수님의 어머니, 여인들, 그리고 제자 요한을 일컫는다.
설립자 메리포터는 1870년 건강이 약화되어 자비 수녀원에서 나온 후
몇 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며 거의 죽음에 직면하는 고통을 체험했다.
그때의 고독감과 나약함, 무기력의 체험을 통해 아주 심원한 갈바리의 사건으로 몰입해 들어갔다.
그리고 1877년 7월2일 성모님과 함께 했던 이들의 정신을 따르겠다는 뜻에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를 설립했다.
갈바리의 산에서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봉헌하신 예수님과
일치하신 성모 모성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자비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기도하며
임종 전 환자들에게 예수님의 치유의 현존을 전하는 일이 수도회의 기본정신이다.
오늘날 영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에서 임종자를 위한 호스피스와 의료봉사를 주로 하며
예수의 치유가 필요한 모든 곳에서 다양한 사도직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최초의 호스피스
강릉시 홍제동에 자리한 아담한 3층 건물인 갈바리스의원이 최초의 호스피스다.
당시 한국은 전후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 의료 수녀들의 활동이 절실한 시기였다.
독일의 원조금으로 입원시설을 갖춘 의원을 지어 병동을 열었으나
언어와 관습의 차이, 물품조달의 어려움, 한국식 병원의 운영지식부족등으로 넘쳐나는
환자들을 위해 외래 방문으로 치료하였다.
1987년 답십리에서 모현 가정 호스피스를 시작하여 수녀 두 분이 두 칸짜리 방을 얻어
답십리에서 미아리를 거쳐 활동하다가 2005년 6월 호스피스병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포촌 16병상의 '모현 의료센타'를 열어 원하는 환자를 받아들이며
1층에는 20여분을 모신 노인전문요양원을 운영한다.
한국에 오신 독일 수녀님들의 초기에 호스피스진료를 하실 때 희생과 겸손을 보면 가슴이 넘 찡하고 소름이 돋습니다.
메리트레이시 수녀님의 지극정성 환자돌보기는 수녀회 수녀들도 감동시키기 충분했다고 합니다.
그중 타인에 대한 참된 배려를 보여주는 에피소드 한 장면 소개할까합니다.
메리수녀님과 불개미 라면
수도자로서 내가 맡게 된 첫 소임은 가정방문 호스피스였다.
답십리 공동체(5명의 수녀가 가정집 2층에서 공동생활)가 미아4동으로 이사한후
어느 날 설암으로 고생하고 있던 달동네의 한 형제를 메리 수녀님과 함께 방문했다.
도착한 시간은 점심때였는데 환자를 돌보는 동안 라면을 끓여오겠다는 보호자의 간청을 못이겨 그러시라고 했다.
환자는 이미 암세포가 얼굴, 머리까지 퍼져 쳐다보기 처절할 정도였지만 메리 수녀님은
특유의 유머와 친절로 환자에게 필요한 모든 처지를 했다.
통증 조절에 필요한 약을 처방한 뒤 우리는 참깨를 동동 띄운 맛있는 라면을 대접받았다.
라면을 맛있게 끓이기 위해 참깨까지 띄었나 보다 생각한 나는 면을 다 먹은 후
국물을 마시려니, 그 순간 윽! 국물 위의 것은 참깨가 아니라 불개미들이었다.
어찌할 줄 모르는 나를 보고 메리 수녀님은 사태를 파악하신후
나에게 아무런 내색도 하지 말라고 슬쩍 눈치를 주시더니 당신은 태연하게
나머지 면을 다드면서 수저를 놓으셨다.
어쩔수 없는 나는 참깨를 후후 불어가며 국물을 몇모금 마시고 내려 놓았다.
그날 개미들이 참깨로 보였던 것은 한낮인데도 햇빛이 들지 않아 어두컴컴한 방의 백열등 불빛이
너무 희미해서 일까? 아님 허기져서일까?
어쨌든 늘 어디서나 환자와 그 가족들을 우선으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메리 수녀님과 함께 한 날들은
내가 살아온 수도의 삶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억의 단편으로 남아 있다.
특강 이후 제쳐 놓았던 '죽이는 수녀 이야기' 책을 집어들고는
병마와 싸우는 가장 힘든시기를 아름다운 가족의 사랑으로 이겨나가는 모습에 감동~
초기 호스피스시절 외국인 수녀님들과 우리 수녀님들 ('블루 베일')의 모습에
강심장인 저도 눈물이 흐릅니다.
특강 후 모두들 너무 좋았다는 반응인데,
모두들 그런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하기보다는 내가 죽을 때 저렇게 잘 죽었으면 좋겠다는
(남보다는 나만 보는) 것 같아 마니 안타까웠습니당.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추천사를 써주실 만큼~~너무 귀한 체험이 가득한 사랑의 책입니당!! 강추~
초기에 메리 수녀님과 같은파란 눈의 수녀님들의 희생 없었다면 이런 모현 호스피스 병동이 생겼겠습니까요?
첫댓글 이세상에서 마지막을 준비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손과 발이 되어주시는 수녀님은 진정 천사와도 같았고 정말 존경스러웠답니다..죽음은 험하고 무서운것이 아니라 마지막 여행길을 떠나는것이라는 수녀님의 말씀을 새겨봅니다..특강 제목처럼 "오늘의 나와 내일의 죽음"에 대해서 묵상할수있는 시간이었답니다. 혹시 주변이나 구역식구가 어려움을 겪는다면 저 또한 진실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위로를 줄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