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대구아가미를 넣어서 만든 깍두기,
정말 맛있지요~
지금은 연세가 많으셔서 문밖 출입도 휠체어를
이용하셔야만 하는 친정엄마께서 참 맛나게 잘 담그시던
김치였습니다.
30여년전, 큰아이를 가졌을때
대구아가미를 넣은 깍두기가 너무너무 먹고 싶은데
시집살이 하는 새댁이 그걸 핑계로 친정나들이를 하겠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드라구요.
그래서 스스로 담가볼 요량으로 장에 나가 대구를 몇마리
사가지고 왔더니 배도 남산만한 사람이 뭘 하겠다고 그러냐며
시어머니께서 당신이 담가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친정엄마의 깍두기 모양>
친정엄마는 유난히 크게 깍두기를 썰어서
한입에 넣기도 버거울만한 사이즈로 담궈서
국물도 자작하니 생기면 떠먹어도 될 정도로 담그시는 것이
특징이였다면~~
<시어머님의 무우 모양>
시어머님은 안동식혜를 할 때의 무우크기 처럼
아주 자잘하게 썰어서 소금에 절여서 물기를 꼭 짠 다음,
아가미 역시 칼로 잘게 다져서 고추가루를 듬뿍넣어
거의 생선식혜처럼 담그시는 것이 특징이였습니다.
진짜로 먹고 싶었던 깍두기는 아니였지만
시어머님께서 정성으로 담궈주신 또 다른 맛과 모양의
이 김치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싱싱한 대구 아가미 : 냉면대접으로 한대접분량>
작은 대구를 한상자 구입하여
아가미와 위를 깨끗하게 씻어서
갈등을 하고 있습니다.
친정엄마표로 담글까?
시어머님표로 담글까?
무우 한 개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을 잡고 있는 저의 등뒤에는
시어머님과 친정엄마가 함께 계십니다.
(가족요리라고 이 대목에서 우겨봅니다. ㅎㅎㅎ...)
<시어머님과 친정엄마의 중간 크기로 정한 무우모양>
나름 절충안으로 갑니다~~ ㅋㅋ..
시어머님과 친정엄마의 중간크기로~
만드는 방법 또한 깍두기도 아니고 식혜삘도 아닌,
대구아가미 무우김치로 정했습니다.
<고추가루 일회용컵으로 3컵, 찹쌀풀 1컵, 다진마늘 2수저, 다진생강 1수저, 대파 1뿌리,
설탕취향껏, 갈치창액젓1컵, 쪽파 적당히~>
소금에 절여서 하룻밤 재워둔
아가미(위도 넣었슴)에
고추가루를 비롯한 김치양념을 넣고 버무려 둡니다.
제법 큼직한 무우 한개를 썰어서
소금에 절여서 홀랑홀랑해지면
채반에 받쳐서 물기만 빼고
고추가루 양념으로 버무려 놓은 아가미와 같이
버물버물 해줍니다.
추억이라는 것이
음식과 관련되어서 떠오르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돌아가신 시어머님께서 즐겨 드시던 음식을 볼때마다
'아이구, 울어무이가 좋아하시던건데.....'
소리가 절로 나오면서 자연스레 시어머님을 떠올리게 됩니다.
친정에서 먹던 음식과는 전혀 다른 시댁의 음식들이
때론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제는 남편입맛보다 저가 더 오리지널스러졌다고나 할까요? ㅎㅎ..
무우 한 개와
냉면대접 하나그득한 분량의 아가미와 위로 담근
김치입니다.
뒷베란다 서늘한 곳에 며칠을 두고 맛나게 익으면
밥상에 올라온 김치 한입 먹고,
지나간 추억을 떠올리겠지요.
'울어무이가 만드신 대구아가미김치, 참 맛있었는데.......'
라구요.
첫댓글 옛시절 저희 친정 어머니께서도 자주 담궈 주셨던 대구 아가미 무 김치가 생각납니다.
저희 친정은 무우는 잘게 국물은 자작하게 제 개인적으로는 푹 익었을때 정말 맛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생선이 들어간 김치는 푸욱 익어야 제맛이 나지요~~~^^*
정말 감칠맛이 날것 같습니다. 좋은 추억 만나시길요~~~
아가미가 워낙 싱싱해서 특별한 솜씨가 없어도 익으면 아마도
무척 맛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무슨 맛일까요? 머리털나고 한번도 안먹어본거라서 무척 궁금하답니다...ㅎ
동지가 계시군요! 저역시생소한음식이라 저맛은 어떻까싶네요?
더부끄러운건 대구 아가미라고하면 대구의내장만 가지고 요리합니까????
안영숙님, 홍영주님~
진짜 맛있답니다.
무우김치의 지존이랄까? ㅎㅎㅎ...
대구 머리에 있는 아가미를 발려서 담기도 하고, 대구 머리를 잘게 다져서 넣기도 하고 그런답니다.
참....추억의 대구아가미 깍뚜기....
저도 친정엄마 생각납니다...
정말 맛나세 담으셨는데...
우리엄마표는 굵직 굵직하게....
친정이 강원도라 저희도 굵직굵직하게 담궜는데
시집오니 경상도 시어머님께서는 잘게 썰어서 담그시더라구요.
똑같은 재료라도 지방마다의 특색이 있는것 같아요.
아가미젓 아들이 좋아라 해서 한번 해 줘야지 하면서도 손쉽게 사는게 일수입니다.
참 맛있어 보입니다.
오늘아침에 열어보니 제법 맛이 들어서 누룽지삶은밥이랑 한그룻 뚝딱 했습니다.
가까우면 한보시기 갖다드렸으면 좋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