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1)
정신을 한 곳으로 모으면
무슨 일이 던 다 이루어질 수가 있다는 뜻이다.
산골 마을에 사는 선비가 과거를 보러 길을 떠났다.
날이 저물어 어느 마을의 큰 집에 유숙을 청하니 젊은 부인 혼자 사는 집이었다.
부인이 안내해 준 방은 서책으로 가득 쌓여 있고
문방사우(文房四友:종이, 붓, 먹, 벼루)가 잘 정돈되어 있는 방으로
그 방은 장기간 비워두었던 방 같았다.
부인이 차려준 밥상을 먹고 나니 다시 술상을 내왔다.
그리고 부인은 나가지 않고 계속 서 있는 것이었다.
선비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인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부인은 화려한 비단옷에 칠보단장을 하고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녀의 치마폭에는
'원차인간종(願借人間種)' 즉 사람의 씨를 빌려 주시기 원합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
☆☆☆
선비가 그녀에게
그 글의 연유와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녀의 남편은 칠십 세가 넘는 퇴재상(退宰相)인데
후사가 없자 열아홉살인 이 부인을 설득하여 씨받이를 하게 된 것이라고 자기를 소개하고는,
이 가문의 후사(後嗣)를 이어 준다면
결초보은(結草報恩) 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
그래서 선비는 퇴재상과 부인의 생년월일시를 묻고
지성이면 감천이라면서, 좋은 일이 반듯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하고는
“큰 장닭에 인삼을 넣어 정성껏 삼계탕을 다려서 퇴재상께 드리고
인시(寅時 : 세벽 03~05시)에 재상과 동침(同寢)을 하면 필히 옥동자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선비는 필묵(筆墨)을 가져다가 원차인간종(願借人間種)이란 글씨 옆에
난기천상안(難欺天上眼 : 하늘의 눈을 속이기는 어렵다는 말) 이라는 글씨를 써 주었다.
이 글을 읽은 퇴재상은
하늘을 속이려했던 자기의 처사를 크게 뉘우쳤다.
☆☆☆
퇴재상은 선비가 떠났다는 말을 듣고
다음날 부지런히 상경(上京)하여 임금님을 배알했다.
비단보에 싼 보자기를 푼 후
선비가 쓴 치마의 글귀를 임금님께 보여드리면서,
그 글의 사연을 설명하고
이번 과거시험은, 별과(別科)를 먼저 보게 해서
제세경륜(濟世經綸 : 세상을 구할만한 역량이 있는 사람)의 능력을 갖춘
이 사람을 꼭 뽑고 난 뒤에 본과(本科)시험을 보게 하자고 건의를 했다.
☆☆☆
과거 시험날 선비가 과거장에 들어가니
‘원차인간종(願借人間種)’ 다섯자가 문제로 나왔다.
선비는 일필휘지(글씨를 단숨에 죽 내려씀)로,
‘난기천상안(難欺天上眼)’ 즉 "하늘의 눈을 속일 수 없다"란 글을 써서
제일 먼저 올렸다.
곧 바로 합격해서 어전(御前)으로 불림을 받고
임금님을 배알(拜謁)하게 되었다.
☆☆☆
임금님이 퇴재상에게
이글을 전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선비는 "중국의 이광 장군이
온 정신과 힘을 다한 활로 호랑이를 잡으려 쏜 화살이 바위를 꿰뚫은 고사"를 얘기하고
퇴재상님의 부부도 온 정신을 집중을 하시면
그런 기적이 일어날 것을 확신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임금은 ‘정신일도하사불성,이란 이 말에 감동 하여
선비에게 장원급제의 홍패(紅牌)를 내리고
그리고 퇴재상의 부인에게는
효열부 교지(敎旨)를 내렸다.
☆☆☆
세월이 흘러 퇴재상의 부인은 예언대로 옥동자를 낳았으며
얼마 후에는 또 딸을 낳았다.
선비는 그 후 예측한대로
나라의 훌륭한 인재가 되었다.
☞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2)
옛날에 한 장수가
한 마리의 개미가 보리 한 알을 물고 담벼락을 오르려다가
예순아홉 번을 떨어지더니 일흔 번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보고
패장이었던 그 장수는 용기를 얻어
전장에 나아가 다시 싸워 승리를 하고 영웅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