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질주,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잇단 해운대 대형 교통사고 원인을 찾아야
지난 9월 4일 중동역 근처 교차로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운전자가 몰던 포르쉐 차량이 오토바이 등과 충돌해 7중 추돌사고를 내 2명이 중상을 입고 5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 7월 해운대문화회관 교차로에서 7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 이후, 2018년 9월 미포오거리 교차로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창호 씨가 만취 상태의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사망했고, 이어서 2019년 11월 좌동 대동사거리 인근에서 역시 만취 상태의 음주운전 차량이 보행자 4명을 치어 1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해운대 중동과 좌동 지역에서 잇달아 4건의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4건의 교통사고 중 문화회관 사고 운전자는 뇌전증 환자로 사고 당시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했고, 미포오거리 사고와 대동아파트 사고는 음주운전이 원인이며, 중동역 사고는 약물 흡입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다만 운전자들이 사전에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강력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결국 4건의 사고 모두 일종의 심신미약 상태에서 일어난 범죄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해운대 지역 그 중에서도 좌동과 중동 지역의 교통환경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신시가지와 주변 지역은 해운대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고 그만큼 인구밀도가 높고 차량 통행도 많다. 게다가 좌동과 중동 지역 주변은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관광지로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노는 곳이기 때문에 교통체증이 자주 발생하고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도 다소 떨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비록 최근 몇 년간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가 해운대 좌동과 중동 지역의 특정한 여건과 관계없다손 치더라도, 해당 지역의 교통시설과 신호체계, 도로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여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최대한 낮추고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준법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확고히 심어줄 필요는 있을 것이다. 특히 과속과 음주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 신시가지 주변은 주거지역이라 이에 대한 단속이 상당히 느슨한 편이다.
●신시가지 과속단속카메라 단 4대
신시가지에는 크게 4개의 도로가 도시 안팎을 연결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중동역교차로에서 해운대문화회관 앞을 거쳐 송정터널 앞을 연결하는 ‘좌동로’, 대천공원 앞에서 동백초등학교까지 이어진 ‘양운로’, 중동역교차로에서 동일아파트와 장산역 앞을 거쳐 송정터널 앞까지 이어지는 ‘해운대로’, 그리고 중동역교차로에서 미포오거리 앞을 지나 해운대신시가지를 순환해 중동역교차로로 돌아오는 ‘좌동순환로’이다. 그렇다면 이들 도로에 과속을 단속하는 과속단속카메라(이동식카메라는 제외)는 과연 몇 대일까? 아마 10대 전후로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정답은 단 4대이다. 그 중 2대는 양운로에 있고 1대는 신도초등학교 앞에 있으며, 1대는 동일아파트 앞에 있다.
물론 과속단속카메라가 적다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차량에 과속단속카메라 위치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이 달려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교통법규를 잘 준수하지 않는 운전자들은 신시가지 지역에서 제한속도 50km를 굳이 지킬 필요성을 못 느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좌동순환로에는 신시가지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몰려 있어 과속 단속의 필요성이 절실한 데도 말이다.
●과속 및 음주단속 강화해야
더 큰 문제는 해운대가 관광지이고 상권이 크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음주운전의 유혹을 많이 받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사고들 중 미포와 대동사거리 앞 사고는 음주운전이 원인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접촉이 제한되는 탓에 음주단속이 이전보다 훨씬 줄었다. 음주운전 단속도 야간뿐만 아니라 주간에도 적극 실시해서 전날 술이 덜 깼거나 낮술을 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단속해야 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와 해운대 지역의 교통환경 사이에 특별한 인과관계가 없긴 하지만, 신문방송을 접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마치 해운대 전체를 굉장히 위험한 도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만큼 해운대의 브랜드 가치가 깎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운전자들이 해운대, 특히 좌동과 중동 지역에 들어설 때 제한속도를 준수하고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과속단속과 음주단속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 박동봉·신병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