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3분기 매출 66% 늘어난 763억원
'B2C 강한 기업이 클라우드 승자'
네이버가 B2B(기업 간 거래) 분야로 진격 중이다.
지난달 15일 자회사 네이버비지니스플랫폼(NBP)의 이름을 '네이버클라우드'로 바꾸고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B2B사업을 끌어모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9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가 네이버 B2B 비지니스의 원년'이라고 선언했다.
네이버는 3분기 실적부터 '클라우드'란 이름으로 B2B 실적을 따로 발표했다.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763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2% 늘었다.
핀테크(67.6%)에 이어 둘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월 방문자만 3805만 명인 국내 최강 B2C(기업.개인 거래) 기업 네이버는 왜 기업 시장에 주목하는 걸까.
지난달 2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키노밸리에 있는 본사에서 박원기(59)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네이버가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클라우드 등
B2B 분야'라며 '새 성장동력을 찾지 않고 기존에 하던 일만 계속하는 기업은 망한다'고 말했다.
IT인프라 전문가인 박 대표는 IBM에서 일하다 2009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2014년부터는 네이버클라우드(옛 NBP) 대표를 맡아 왔다.
왜 B2B를 강화하나
'우리가 B2C에 강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사업에 성공한 건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MS) 에져 등
고객을 아는 B2C 기반 플랫폼 회사들이다.
네이버도 그렇다'
클라우드 사업을 사진 저장해주는 서비스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는 클라우드 사업을 '기업이 하는 행위 중 본질적인 업무를 뺀 나머지 일을 대신해주는 사업'으로 정의한다.
게임을 예로 들면 개발할 때 저장공간이 있어야 하고 해킹을 막을 보안도 필요하다.
서비스를 시작하면 결제와 정산을 잘 해줘야 하고 게임 이용자끼리 커뮤니티도 만들어줘야 한다.
이걸 기업이 직접 하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클라우드는 이 모든 걸 적절한 값에 대신해준다.
게임사는 본업인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면 된다'
클라우드 쓰겠다는 산업이 늘고 있다.
'공공과 금융, 의료, 게임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쓸 수 있다.
우리 서비스는 22개로 시작해서 지금은 170개까지 늘었다.
반찬이 170개 나오는 뷔페를 생각하면 된다.
먹고 싶은 반찬(필요한 기능)을 골라서 갖다 먹으면 된다.
저장공간, 서버, 비즈니스 협업 룰 같은 기능부터 인공지능(AI) 비서, 데이터 분석까지 다 해결해 줄 수 있다.
이 사업에선 단품 메뉴로는 경쟁력이 없다.
모든 걸 갖춰 놓은 '뷔페 전략'이 중요하다.
우리가 가진 기술을 잘 엮여서 필요한 기업에 적시에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글로벌 크라우드 절대 강자는 AWS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이 발표한 2분기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동향에 따르면 AWS는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였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MS, 알리바바, 구글에 이은 5위다. 박인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