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뒤안길 21
-성주사지 돌부처
임철재
오합사* 업둥이
운수경雲水經만 넘기며
모진 탁발공부 마치고 성주사지 돌부처로 좌정하다
양회로 땜질한 세월의 가슴팍에
복숭아 내음 보름달
머물다 갈 유리창이 없어
아뿔사
천오백 년 헛공부에 돌같은 눈물 떨구다
적막의 경계 마음자리에
밤하늘 드르륵 열고 내다 볼 유리창이 아예 없다니
텅 빈 폐사지 무겁게 들렸다 가는
밤구름 앉혀놓고
산 넘어 백제의 저간這間 도란도란 물어보지도 않고
저승꽃처럼
돌이끼 굳어버린 두 손, 우두둑 단전에 다시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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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합사烏合寺 마당에 큰 적마가 나타나 백제는 곧 망하고(삼국유사), 삼국통일 후
성주사로 개명 됨.
성주사지 돌부처는 출처불명으로 이곳에 옮겨 와 자리함. 충남 보령 소재
첫댓글 모질게 흘러버린 세월의 아픔을 이겨내고 아직도 백제를 지키고 있는 돌부처, 임철재 선생님의 손길 따라 그 아픔이 세간에 알려졌으니 아픔이 치료될 날이 있으리라 봅니다. 작가의 의도와 같을런지는 모르지만 의미가 쉽게 이해되네요. 백제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습작생이라 아직도 의미의 전달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미지, 그림을 독자에게 드려야 하는데 죽기전에 한편이나 만들어 볼려는지,,, 감사합니다.
九山禪門의 하나였던 대 가람지에 탁발승에 누더기를 걸쳐입고 슬픈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돌부처를 쓰셨습니다. 대 문장가 고은 최치원 선생의 글이 적힌 부도비등 보물이 많은 곳이니 진진한 글들 기대됩니다.임철재 시인님의 글을 대하다보면 걸망하나 둘러매고 떠나고 픈 충동을 느끼곤 합니다.
해질녁에 텅 비어 괴괴한 성주사지를 들렸더니 더욱 착잡 하데요. 저 돌부처님을 그냥 두고 떠나자니 왜 그렇게 안 되었는지...나 역시 마땅히 갈곳도 없고, 그자리에서 돌부처가 되었으면 했답니다.
백제 시인이라고 닉을 올려 드리오니 받으소서~~ㅎㅎ
그 해박한 지식을 지리함 없이 시로 읽으니 절로 흥이 납니다~~^*^
아이고 구름나목님 기라성같은 백제시의 대가들에게 무릎 꿇고 배우고 있는 습작생 입니다. 주시는 큰 선물은 고맙게 받지만, 밖에다는 말씀 하시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혹시나 제가 뇌물을 드렸다는 말도 하시면 안됩니당~~^*^
님의 행동과 마음이 시삶속에 살고있군요 아주 좋으심입니다 신선이 따로 있나요?
신선 놀음 하다가 아이들 공부도 못 갈칠뻔 했습니다. 원 하는대로 커 주니, 이놈에 병이 또 도지는군요. 들리시어 감사합니다.
해박한 역사와 불문 지식. 그것들을 깊은 의미로 옮겨 표현하는 능력. 부러움에 감탄하며 즐겁게 감상하였습니다.
호월 님의 샘 솟는 필력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 남은 詩想 그라지세일 하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거라지 세일은 커녕 쓰레기 치워주는 값을 내라네요. ㅎㅎ.
시가 너무 무거워지면 읽는 일이 즐겁지 않습니다. 시에 너무 깊은 의미를 담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시는 그저 흥겨운 노래일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직도 붓끝에 힘을 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격다짐의 미련함을 버리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건안 하시기 바랍니다.
시가 읽히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재미'입니다.
스트레이트나 어퍼컷도 좋지만 잽도 맛이 있습니다.
가볍게 때려도 이슬비에 옷 젖듯 독자를 울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직 물 흐르듯 형상화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줍잖게 들은 겉멋부터 벗겨내야 하는 작업이 필요 합니다. 아득한 선비정신부터 공부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