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철2호선 종점인 장산역 10번 출구를 나서면 바로 앞 택시승강장 표지판이 나온다.
그 표지판에 'pawnshop' 이란 광고가 붙어 있다.
전당포 광고판이다.
자유당말기부터(아마 왜정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안다) 90년대까지 전당포는 서민들의
금융창구역할을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은행도 있었지만 은행이란 돈이나 권력이 있어야만 이용이 가능했다.
돈도 빽도 없는 서민들은 급할 때 집에 있는 돈이 될만한 물건들을 전당포에 들고 가서 잡히고
필요한 돈을 융통해 썼다.
나도 대학 다닐 때 용돈이 부족하면 수업때 필요한 독일제 계산자(당시 전자계산기가 나오기 전이었음),
독일제 제도기, 손목시계등을 골목전당포에 맡기고 얼마간의 돈을 차용해 쓰고 보름이나 한 달 후에 이자까지 합쳐서 빌린돈을 갚고
물건을 찾았다.
해군에 갔을 때도 출동 나갔다 오면 진해역앞 중앙전당포에 시계를 맡기고 돈을 빌려 술값을 내곤 했다.
그러다가 포항 출동나갔다가 그곳 전당포에 손목시계를 잡히고 돈을 빌려 술값을 치뤘는데
사병중에 포항 인근에 사는 친구가 있어 휴가 갔다올때 전당포에 가서 그 손목 시계를 좀 찾아 오라고 돈을 줬는데
돈만 삼켜버리고 시계를 찾아오지 않아 외삼촌이 선물로 준 시계를 그만 날려버리고 말았다.
당시 전당포를 운영 하려면 자금이 제법 있어야 하므로 지역에서는 유지에 속했다.
또 물건을 보는 안목도 있아야 하고 가짜도 구별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했다.
그리고 장물 같은 것은 헐값에 사서 비싸게 팔아 재미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였다.
요즘도 채용비리로 떠들고 있는 강원랜드 인근에 있는 전당포는 한 때 고급차들로
들어찼었다고 했다. 카지노 하러 왔다가 돈을 잃자 차를 맡기고 도박판에 뛰어 들었다가
몽땅 잃고 차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생활수준이 높아지자 그 많던 전당포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가
살기가 팍팍해지니 다시 전당포가 등장한다고 듣긴다.
요즘 같으면 무엇을 들고 가야 할까?
예전에는 결혼반지도 맡기곤 했었는데...
모바일 폰은 없어서는 연락이 안되니 맡길 수도 없고...
첫댓글 일본 전당포가면 좋은 카메라 같은 고가품도 싸게 구입할수 있어.아프고 나이들어 돈 없어면 밍크오바,고급시계.보석도 아무필요 없이 현금이 최고인 시대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