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13:15-22 그 악보다 더하다
15 그리하고 암논이 그를 심히 미워하니 이제 미워하는 미움이 전에 사랑하던 사랑보다 더한지라 암논이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 가라 하니
16 다말이 그에게 이르되 옳지 아니하다 나를 쫓아보내는 이 큰 악은 아까 내게 행한 그 악보다 더하다 하되 암논이 그를 듣지 아니하고
17 그가 부리는 종을 불러 이르되 이 계집을 내게서 이제 내보내고 곧 문빗장을 지르라 하니
18 암논의 하인이 그를 끌어내고 곧 문빗장을 지르니라 다말이 채색옷을 입었으니 출가하지 아니한 공주는 이런 옷으로 단장하는 법이라
19 다말이 재를 자기의 머리에 덮어쓰고 그의 채색옷을 찢고 손을 머리 위에 얹고 가서 크게 울부짖으니라
20 그의 오라버니 압살롬이 그에게 이르되 네 오라버니 암논이 너와 함께 있었느냐 그러나 그는 네 오라버니이니 누이야 지금은 잠잠히 있고 이것으로 말미암아 근심하지 말라 하니라 이에 다말이 그의 오라버니 압살롬의 집에 있어 처량하게 지내니라
21 다윗 왕이 이 모든 일을 듣고 심히 노하니라
22 압살롬은 암논이 그의 누이 다말을 욕되게 하였으므로 그를 미워하여 암논에 대하여 잘잘못을 압살롬이 말하지 아니하니라
범죄한 이후의 반응을 보면 죄의 본질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본문은 범죄 후 가해자인 암논이 어떻게 뻔뻔하게 돌변하는지, 그의 심리적 변화와 피해자인 다말이 어떻게 철저히 고립되는지, 그리고 이 사건을 외면하는 아버지 다윗의 침묵이 어떻게 공의를 무너뜨리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줍니다.
정욕의 실체(15-17) 자신의 욕망을 채운 직후, 암논의 마음은 180도 돌변합니다. 방금 전까지 그토록 원했던 다말이 이제는 꼴도 보기 싫을 만큼 미워진 것입니다. 성경은 “그 미워하는 마음이 전에 사랑하던 사랑보다 더 컸다”고 기록합니다. 이것이 바로 육신적인 정욕의 민낯입니다. 하나님 없는 욕망은 채워지고 나면 지독한 허무함과 자기혐오만을 남기고, 암논은 그 불쾌감을 연약한 다말에게 다 뒤집어씌우며 그녀를 쓰레기 버리듯 문밖으로 내쫓습니다. 이 내쫓는 행위는 처음 지은 죄보다 더 잔인하고 비열한 폭력이었습니다.
다말의 슬픔(18-19) 다말은 공주로서 입고 있었던 아름다운 채색옷을 찢고, 머리에 재를 뒤집어쓴 채 엉엉 울며 집을 나섭니다. 이러한 다말의 뒷모습을 떠올리면 처참함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그녀의 삶은 하루아침에 산산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 참담한 상황 속에서 다말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결국 다말은 친오빠 압살롬의 집에 숨어 들어가, 평생을 쓸쓸하고 외롭게 버려진 사람처럼 살아가게 됩니다.
직무유기(20-22) 끔찍한 소식을 들은 아버지 다윗은 심히 분노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는 왕으로서 법적인 제재를 가해야 했습니다. 또한 아버지로서도 암논의 죗값을 묻고 다말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침묵하며 직무유기를 했습니다. 학자들은 이 모습을 과거 다윗 자신이 밧세바를 범했던 죄책감 때문에 맏아들을 차마 벌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편 친오빠 압살롬은 겉으로는 조용히 있었지만, 속으로는 무서운 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죄는 반드시 더 큰 비극의 씨앗이 되어 싹을 틔웁니다.
적용: 혹시 불편하다는 이유로, 또한 과거의 당신의 부끄러움 때문에 공동체나 가정 내의 영적 도덕적 문제를 모른척하며 침묵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을 계획할 때, 한 장군이 “일을 계획해도 성취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며 만류했습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모든 것은 내가 계획하고 성취한다”라고 분노하며 교만을 떨었습니다. 결국 그는 러시아 전쟁에서 처절하게 패배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할지라도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심을 망각한 대가였습니다. 성경은 교만이 패망의 선봉임을 경고합니다. 내 능력과 의지만을 믿는 오만함은 결국 파멸을 부릅니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그분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