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겡남말 소꾸리] (246) 트름(트럼, 트리미), 오감타
△서울 : 2024년 올해는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잖아. 용의 해라 그런지 용틀임하는 용처럼 힘이 느껴지고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새해에 용꿈은 꾸었어?
▲경남 : 안주꺼지 용꿈 몬 꿌다. 용틀임 카이 새앵킨긴데, 포준말로 용틀임을 적을 직에 소리 나는 대로 ‘용트림’이라 마이 적었다 아이가. 이래 용트림이라 적으모 용이 끄억 소리를 내먼서 트름하는 뜻인 기라.
△서울 : 경남에서는 ‘트림’을 ‘트름’이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용트림은 용이 트름하는 걸 말하는 거네. 이거 아재개그네~ㅎㅎ.
▲경남 : 트림을 겡남선 ‘트름’이라 지일 마이 카고, ‘트럼’, ‘트리미’라꼬도 마이 칸다. 나이가 드이 세상에 대해 고맙다는 맴(마음)이 들더라. 날 낳아 키아준 부모님도, 묵고살 거로 해준 회사도 고맙더라꼬. 내가 받고, 누리는 것들이 다 내한테는 오감타 아이가.
△서울 : ‘오감타’가 무슨 뜻이야?
▲경남 : ‘오감타’는 ‘과분하다’는 말이다. ‘내사(나야) 이것만 받아도 오감타’, ‘그 남자자테는(한테는) 오감은 각시다’ 이래 카지. 울매 전 내가 남해군에 가가 하릿밤 자고 아직질에 산책하다 사진을 찍고 거어 어불리는 시를 적는 ‘디카시’로 써봤다. 함 들어보거래이. 제목이 ‘이젠 알겠다’다. ‘응달에서 겨울 바람을 맞고 있는 거미를 보니 알겠다/ 따뜻한 내 집이 얼마나 고마운지// 바람 맞으며 들판에 자라는 식물을 보니/ 내 울타리가 되어주는 가족·친구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바람결에 향긋한 유자향이 느껴질때/ 몸이 건강해서 얼마나 좋은지//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보니/ 엣날 우리 아부지·어머이 마음이 어땠을지// 고맙고, 고맙고, 고맙다’. 그라고 여어 그때 찍은 사진도 있으이 함 봐라.
△서울 : 사진을 보니 시의 느낌이 더 살아나는 거 같네. 나도 행사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우리 가족이 같이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러고 보면 내가 우리 부모님의 자식으로 세상에 태어난 것도, 사랑하는 아내를 만난 것도, 아이들이 잘 자라준 것도 정말로 오감타.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