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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미타불 광명으로 밝히는 연등 원문보기 글쓴이: 사랑과 감사
계살 방생문(戒殺放生文) - 살생을 경계하고, 방생을 권하는 글 명 나라 운서사 주굉 스님 엮음 3. 방생하던 일[放生文] 듣건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생명이요, 천하에 가장 참혹한 것은 살생이라 하였다. 제일 소중한 것에 둘이 있는데, 하나는 사람들이 재물과 벼슬과 처자와 자기의 몸을 모두 소중하게 여기지만 여럿을 모두 함께 보전할 수 없을 때에는 소중한 것 가운데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을 취하게 된다. 그러므로 몸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재물도 아끼지 않고, 벼슬도 아끼지 않으며, 처자도 돌아볼 겨를이 없이 단지 자기 몸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둘째, 생명을 가진 이는 누구나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중생은 부처의 종자가 되므로 제일 소중하다는 것이다. 가장 참혹하다는 것은 발로 차고 몽둥이로 때리는 것 따위가 모두 고통이지만 목숨을 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죽이는 것이 보다 참혹한 것이다. 그러므로 잡히게 되면 도망하나니, 이와 벼룩도 죽기를 피하는 것이다. 장마가 지려 할 때 이사하는 개미들을 보라. 그들도 또한 살기를 원하는 것이다. 목숨이 지중하므로 생명을 보전하기 위하여, 죽음이 참혹하므로 죽음을 피하기 위하여 벼룩과 개미들이 도망하고 이사하는 것이니 보잘 것 없는 것들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큰 것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어찌하여 산에는 덫을 놓고, 물에는 그물을 쳐서 갖은 수단으로 붙들며, 굽은 낚시와 곧은 화살을 써서 온갖 계책으로 잡는다는 말인가? 모든 중생들이 살기를 탐하고 죽기를 피하거늘, 어찌하여 양심을 잊어버리고 여러 가지 나쁜 짓을 행하는가? 산에 있는 짐승은 덫으로 잡고, 물에 사는 고기는 그물로 건지며, 못에는 낚시를 드리우고, 공중으로 활을 쏘며, 심지어 모르게 함정을 만들고 비밀히 통방이를 놓으니, 그 여러 가지 방법을 이루 말할 수 없어 한탄할 일이다. 그들로 하여금 쓸개가 떨어지고 , 혼이 흩어지며, 어미와 새끼가 서로 헤어지게 하다니....... 그러한 여러 가지 기구를 보기만 하여도 놀라서 혼이 흩어지고, 맞으면 죽어서 어미 새끼가 헤어지는 것이, 마치 우리들이 난리를 만나 총과 칼이 우리 몸을 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혹 새장이나 우리에 들어가면 감옥에 갇힌 듯, 도마나 안반에 오르면 사형을 당하는 듯....... 가두고 얽매이면 옥에 갇히는 것과 다르지 않고, 목을 찌르고 가죽을 벗기면 사형을 만나는 듯 하리니, 내 이 몸이 그런 처지를 당한다면 정경이 어떠하겠는가? 새끼를 사랑하는 어미 사슴은 살 맞은 자리를 핥느라고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졌고, 죽음을 두려워 하는 원숭이는 활만 보고도 눈물을 흘렸느니라. ※ 새끼를 사랑하는 사슴이라는 말은, 중국의 허진군(許眞君)이 젊었을 적에 사냥을 하다가 한번은 사슴을 한 마리 쏘았더니. 어미 사슴이 달려와서 화살 자리를 핥았으나 오래지 않아 사슴은 죽었고, 어미도 곁에서 죽고 말았다. 진군이 어미 사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으니, 그것은 새끼의 죽음을 슬퍼하여 창자가 끊긴 것이다 진군이 그것을 보고 크게 허물을 뉘우쳐 활을 꺾어버리고, 산에 들어가 도를 닦아서 신선이 되었다가 지붕을 뚫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니, 이것은 어미와 새끼가 헤어지는 것이다. ※ 죽음을 두려워 하는 원숭이는, 초(楚) 나라 임금이 양유기(養由基)를 데리고 사냥을 갔다가 원숭이를 만나서 쏘라고 하였더니, 원숭이는 양유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원숭이의 동작이 빨라서 오는 화살을 능히 붙잡을 수 있었지마는, 양유기의 활 솜씨는 하도 신통해서 살을 붙잡을 수 없음을 알고 슬퍼한 것이니, 이것은 쓸개가 떨어지고 혼이 흩어질 일이다. 내가 억세다고 남의 약함을 업신여김도 이치에 마땅치 않은 텐데, 하물며 남의 살을 먹고 내 몸을 살찌게 하다니 어찌 마음이 편안하랴! ※ 위에 말한 사슴과 원숭이의 일로 보아도 살생함이 옳지 못함을 알 것인데, 세상 사람들은 짐승의 고기는 당연히 먹을 것인 줄로만 알고 있으니, 이것이 곧 나의 억셈을 가지고 남의 약함을 업신여김인 줄을 알지 못함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는 것을 보고도, 사람의 고기는 호랑이가 당연히 먹을 것이라고 하겠는가? 범아재비가 매미를 잡아먹고, 참새가 범아재비를 잡아먹고, 새매가 참새를 잡아먹는 이것이 모두 약한 놈의 고기를 강한 놈이 먹는 것이다. 또 사람들이 말하기를, 채식만 하면 여위고, 육식을 하여야 살찐다 하니, 그래 자기가 살찌기 위해서 남의 고통을 생각지 않는다면 사람의 마음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하늘이 불쌍히 여기고, 성인들이 착한 일을 하시었다. ※ 세상이 아득하여 이치를 알지 못하므로 살기(殺氣)가 하늘에 미치지만 하늘은 본래 살리기를 좋아하여 백성들에게 보여도 백성들은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살생을 너무 많이 하면 날씨가 고르지 못하고, 재난이 잦으며, 선한 일을 하면 시절이 풍년 들고, 천하가 태평하게 되니, 사람들이, '살생 함은 천리(天理)를 어기는 것이다' 하여 옛날 성인들은 위로는 천리에 순종하고, 아래로는 생명을 불쌍히 여기어 착한 마음으로 온 세상을 구제하였다. 그물을 걷어 치운 것은 은 나라 탕 임금의 잘한 일이요, 물고기를 기르게 된 일은 정 나라 자산이 비롯하였다. ※ 그물을 걷었다는 말은, 탕 임금이 나다니다 보니, 어떤 사냥꾼이 사방에 그물을 치고 이렇게 축원을 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놈, 땅에서 솟아나는 놈, 사방에서 오는 놈들이 죄다 내 그물에 걸리라."고 탕 임금이 세 곳의 그물을 걷어 치우고 한 곳만 두고 다음같이 빌었다. "왼쪽으로 갈 놈은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갈 놈은 오른쪽으로 가고, 위로 갈 놈은 위로 가고, 아래로 갈 놈은 아래로 가고, 목숨이 필요하지 않은 놈만 내 그물에 들라." ※ 물고기를 길렀다는 말은, 정 나라 자산이라는 벼슬아치가 산 고기를 가져다 주는 이가 있으면, 먹지 않고 하인을 시켜서 못에 기르게 하였다. 이 두 가지 일로 보더라도 방생하는 것은 불교에서만 하는 일이 아니고, 세상 선비들도 모두 행한 것이다. 거룩한 유수장자(流水長者)는 물 마른 못 속의 고기를 살리기 위하여 물을 길러다가 부었고, 자비하신 부처님께서는 죽게 된 비둘기를 대신하여 살을 베었다. ※ 《금광명경(金光明經)》에는, 유수장자의 아들이, 수많은 물고기가 못에 물이 말라서 죽게 된 것을 보고, 코끼리로 물을 실어다가 부어주어 살리고, 또 법문을 말하여 주었더니, 그 고기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에 태어났다고 하였다. ※ 석가모니 부처님은 전생에 보살행을 닦을 적에, 매에게 쫓긴 비둘기가 보살의 품에 날아들어 피하고 있었는데, 그 때 마침 매가 보살에게 말하기를, '당신이 비둘기만 구하여 주고 나는 굶어죽게 하느냐?' 고 하는 말을 듣고, 보살이 '무엇을 먹겠느냐?'고 물으니, 매는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하였다. 보살이 자기 팔의 살을 손수 베어서 매에게 주었더니, 매는 또 '고기의 무게가 비둘기와 같아야 한다'고 했다. 보살이 아무리 살을 베어 내어도 비둘기 무게보다 가볍기만 하였다. 마침내 팔에 있는 살을 죄다 깎게 되었다. 그 때 매가 물었다. "당신은 후회하는 마음이 없느냐?" 보살은, "나는 조금도 후회하지 않노니, 만일 내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나의 살이 전과 같이 자라리라" 고 하였다. 그 말이 끝을 맺기도 전에 팔은 전과 같이 되었다고 한다. 그 때에 매는 제석천왕으로 변신하여 예배하며 찬탄하였다고 한다. 천태의 지자는 방생하는 못을 팠고, 대수선인은 몸에 깃드는 새를 보호하였다. ※ 천태산(天台山) 지자대사(智者大師)의 이름은 본래 지의(智 豈+頁)인데, 수(隋) 나라의 양제(楊帝)가 지자라는 호를 주었다. 그는 못을 파 놓고 사람들에게 방생하기를 권하였는데, 방생을 권한 것은 지자대사 뿐 아니라 예전부터 그런 일이 많이 있었다. 오늘의 서호(西湖)도 예전에 방생하던 못이건마는, 세월이 멀어지고 그 때 사람은 가고 없다. 불법 또한 쇠퇴하여져서 지금은 고기 잡는 횃불만이 물 위에 은하를 이루니 슬픈 일이다. ※ 대수선인(大樹仙人)은 항시 큰 나무 밑에 앉아 선정에 들곤 하였는데, 새가 품 안에 들어오는 것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고 얼마든지 그대로 앉았다가 새가 다른 데로 날아간 뒤에야 선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중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처럼 되어야 하리라. 물고기를 사서 놓아주고 극락 세계에 왕생하였으니 연수선사의 자비가 남아 있고, 용의 아들을 구하여 주고 비밀한 약방문을 전해 받은 일은 손진인이 남긴 풍습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 ※ 영명사(永明寺) 지각선사(知覺禪師)의 이름은 연수(延壽)이다. 오월왕이 항주를 차지하였을 적에, 연수선사는 속인의 몸으로 여항현의 창고지기가 되어 있으면서 여러 번 창고의 공금으로 고기와 새우 등속을 사서 방생하였는데, 마침내 공금을 빼어 쓴 죄로 몰리어 사형선고를 받게 되었다. 오월왕은 그가 방생하느라고 공금을 허비한 줄을 알고, 형벌을 집행하는 사람을 시켜서 대사의 말이나 기색을 살펴서 알리라고 하였다. 대사는 사형장에 나아가면서도 슬퍼하는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으니, 대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공금을 조금도 사사로 소비한 일이 없었고, 모두 산 고기를 사서 자유롭게 놓아준 것이 그 수가 한량 없노라. 이제 내가 죽어서는 서방 극락세계에 가서 날 터이니, 그런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오월왕은 이 말을 듣고 대사를 석방하였다. 대사는 그 뒤에 출가하여 중이 되었고, 공부에 부지런히 힘써 걸림이 없는 변재를 얻었다. 대사가 죽은 뒤에 어떤 스님이 명부에 들어갔더니, 염라대왕이 가끔 나와서 어떤 스님의 형상 앞에 예배하는 것을 보고 물었다. 대답하기를, "이 분은 인간의 영명 연수선사인데, 서방 정토의 상품상생에 왕생하였으므로 그의 공덕을 소중히 여겨 예배하노라." 고 하였다. ※ 손진인이 신선이 되기 전에 나다니다가 보니, 어떤 아이가 뱀 한 마리를 잡았는데, 오래 시달려서 죽게 되었으므로 돈을 주고 사서 물에 놓아주었다. 그 뒤에 가만히 앉았는데, 어떤 하인이 와서 청하므로 따라가 보니 한 관청인데 그곳은 세상에서 말하는 수정궁이었다. 왕인듯한 이가 맞아서 윗자리에 앉게 하고 말하기를, '철 없는 내 아들이 어제 나다니다가 선생을 만나지 않았으면 죽었으리라'고 하면서 연회를 베풀고 여러 가지 보물을 주면서 사례했다. 손진인은 사양하면서 말하기를, '들으니 용숭에는 비밀한 방문이 많다 하니 그 방문을 내게 전하여 세상을 구하게 하면 금옥의 보물보다 낫겠노라' 고 하였다. 용왕은 설흔여섯 가지의 방문이 들어 있는 책을 전하였으므로, 그 때부터 손진인의 의술이 훌륭하여졌고, 마침내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개미를 살려준 일로 사미는 단명한 것이 장수하게 되고, 선비는 낮은 처지로 높은 벼슬을 하였으며, 마찬가지로 거북을 놓아주어, 모보(毛寶)는 위태하게 되었다가 난을 벗어났고, 공유(孔愉)는 미천한 벼슬로 제후를 봉하게 되었다. ※ 개미를 살려준 두 가지 일에서, 첫째 단명한 것이 장수하게 되었다 함은, 옛날에 어떤 사미가 스님을 모시고 있었는데, 스님은 사미가 앞으로 이레면 죽을 줄을 알고, 집에 가서 어머니를 뵙고 이레 후에 오라고 하였다. 물론 어머니 곁에서 죽게 하려는 것이다. 사미는 이레 후에 돌아왔다. 스님은 이상히 여기고 삼매에 들어서 살펴 보니, 사미가 집으로 갈 적에 길가에서 여러 개미들이 물에 빠져 애쓰는 것을 보고 다리를 놓아서 건져주었으므로, 개미들은 죽지 않았고, 사미는 그 일로 수명이 연장된 것이었다. ※ 둘째, 낮은 처지로 높은 벼슬을 한 것은, 송교와 송기는 형제간이었다. 한꺼번에 과거를 보게 되었다. 송교가 전날에 여러 개미가 물에 떠내려 감을 보고, 대를 엮어 다리를 만들어 건져준 일이 있었는데, 어떤 스님이 그의 관상을 보고놀라서 말하기를, "당신은 수백만 생명을 살려 주었구료!" 라고 했다. 송교는 그런 일이 없다고 했더니, 사람만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생명이라고 하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야 송교는 개미 건져 준 일을 말하였다. 스님의 말이, '당신의 동생은 여러 선비 중에서 장원 급제를 할 터이고, 당신도 동생만 못하지 않으리라'고 하였다. 뒤에 방을 부르는데, 송기가 장원이 되었다. 조정에서 의논하기를, 동생이 형보다 앞서는 것이 마땅치 않다 하여, 송기는 열째가 되고, 송교가 첫째가 되었으니, 그 스님 말이 맞은 것이다. ※ 거북을 놓아준 두 가지에서, 첫째 위태하게 되었다가 난을 벗어난 것은, 모보가 미천하였을 적에 길에서 거북을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 사서 놓아 준 일이 있었는데, 뒤에 장수가 되어 싸우다가 패전하여 물에 빠지게 되었다. 그 때 물 속에서 무슨 물건이 발을 받들어 주어서 더 빠지지 않고 언덕에 올라와서 보니 발을 받들어 준 것은 예전에 놓아준 거북임을 알았다. ※ 둘째, 미천한 벼슬로 제후를 봉하게 된 것은, 공유는 본래 미천한 관리로서 일찌기 거북을 놓아준 일이 있었는데, 그 때 거북이 물 위에 떠 올라와서 자주 머리를 돌려 돌아보면서 간 일이 있었다. 그 뒤에 공유는 공로가 있어 제후를 봉하게 되었는데, 제후의 인장을 부을 때에 인장의 거북 꼭지가 머리를 돌리고 있었다. 세 번 네 번 다시 부어도 거북 꼭지는 마찬가지로 머리를 돌리고 있었다. 인장 붓던 사람이 공유에게 말하니, 공유는 옛날에 거북 놓아 준 일을 생각하고, 자기의 제후를 봉하게 된 일이 거북을 놓아준 과보인 줄을 비로소 깨달았다. 굴 스님은 원촌에서 잉어를 살려주고 십 년을 더 장수하였으며, 수 나라 임금은 제 나라에서 뱀을 구제하고 천금 가는 구슬을 얻었다. ※ 굴 스님이 원촌에서 잉어를 가지고 가는 것을 보고 사서 놓았더니 어느 때 꿈에 용왕이 용궁으로 청하여서 말하기를, '그대의 목숨이 이제 한정이 되었지마는 잉어를 살려준 공덕으로 십년을 더 살리라' 하였고, ※ 수 나라 임금이 제 나라에 가다가 길 가의 자갈밭에서 뱀 한 마리가 머리를 상하여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지팡이로 들어서 믈에 놓아 주었다. 돌아오던 길에 뱀 구하던 곳에 다다르니, 그 뱀이 구슬을 물고 와서 임금에게 주었다. 그러나 그 구슬을 받지 아니하였는데, 그 날 밤 꿈에 발로 뱀을 밟고 놀라 깨니 구슬 한 쌍이 곁에 놓여 있었다. 술에 빠진 파리를 건져 준 술 장수는 사형을 면하게 되고, 삶으려는 자라를 놓아준 식모는 병이 나았다. ※ 파리를 건져 준 것은, 어떤 술 장수가 (파리가) 술에 빠져 죽은 것을 보고 건져 내어 마른 땅에 두고 재를 몸에 덮어주었더니 물이 빠직 파리가 살아난 것이다. 이렇게 하기를 오래오래 하여 수많은 파리를 살려주었다. 뒤에 도둑의 불림에 들어서 변명하지 못하고 죽게 되었는데, 법관이 붓을 들고 판결문을 쓰려 할 적에 파리들이 붓 끝에 모여와서 붙었다. 쫓으면 또 모여 붙어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법관의 생각에, 선뜻 억울한 판결이 아닌가 하여 자세히 물으니 과연 억울하였다. 도둑을 불러서 사실을 따진즉 거짓이라고 자백하여서 술 장수가 석방되었으니, 역시 이상한 일이었다. ※ 자라를 놓아주었다는 것은, 한 정(程) 씨의 부부가 자라 고기를 즐겼다. 하루는 큰 자라가 생겨서 밥 짓는 식모에게 삶으라고 하고 밖에 나가게 되었다. 식모가 생각하니 자기 손으로 죽인 자라가 수없이 많았다. 식모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번에만은 이 자라를 살려 주자고. 자기가 어떤 핍박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주인이 밖에서 돌아오자 자라 고기를 들여오라고 하였다. 자라가 달아났다고 하고는 매를 맞은 일이 있었다. 식모는 그 뒤 돌림병이 들어서 거의 죽게 되었다. 집 사람들은 식모를 수각 옆에 내다버렸는데, 밤중에 무엇이 못에서 나와 젖은 흙을 가져다가 식모의 몸에 발라주어 열이 내리고 병이 나았다. 주인이 이상히 여기고 물어본 즉 사실대로 대답하였으나 믿지 않아 밤에 가만히 엿보았더니 예전에 잃어버린 바로 그 자라였다. 온 집안은 깜짝 놀라서 다시는 자라를 먹지 않았다. 도수장에서 죽을 짐승을 사서 놓아주던 장제형(張提刑)은 죽어서 천상에 태어났고, 고깃배에서 산 것을 사서 놓아주던 이경문(이경문)은 주사의 독이 풀리었다. ※ 장제형은 항시 도수장에 가서 잡혀 오는 짐승들을 사서 놓아 주었는데, 뒤에 임종할 때 가족에게 말하기를, "나는 방생을 많이 하여 덕을 쌓았으므로 지금 천상에서 나를 맞으러 왔기에 따라가노라" 하고 편안히 앉아서 죽었다. ※ 이경문은 고기잡이 배에 가서 산 고기들을 사서 물에 놓아 주기를 오래하였는데, 경문이 선도(仙道)를 좋아하여 늘 주사로 단약을 만들어 먹었으므로, 열기가 쌓여 병이 되어 등창이 났는데 백약이 무효였다. 혼수상태에 있을 적에 여러 고기들이 등창의 독을 빠는 듯 하더니 상쾌함을 느끼게 되고, 마침내 병이 쾌차하였다. 손양사(孫良嗣)는 붙들린 새를 놓아주었더니, 죽어 장사할 때에 새들이 역사를 도왔고, 반현령(潘縣令)은 강에서 고기 잡는 일을 금하였더니 갈려 갈 적에 고기들이 슬피 울었다. ※ 손양사는 붙들린 새들을 보면 항상 사서 놓아 주었는데, 죽은 뒤에 가난하여 장사 지낼 힘이 없었다. 그 때 수백 마리의 새들이 흙을 물어다가 시체를 덮으니, 보는 이들이 자선하던 과보라고 찬탄하였다. ※ 어느 골 현령 반 공은 금령을 내려 강에서 고기 잡는 일을 못하게 하고, 어기면 벌를 주었다. 임기가 차서 갈려 갈 적에 물 속에서 통곡하는 소리가 들려서 사람들이 듣고 이상하게 여겼다. 신대사(信大師)는 기우제 지내려는 짐승을 살렸더니 단비가 내렸고, 육조 스님은 사냥꾼의 그물을 맡아 보았는데, 덕망이 온 나라에 퍼졌다. ※ 신대사는 날이 가물어서 백성들이 짐승을 잡아 기우제 지내려는 것을 보고 딱하게 여겨, '그대들이 짐승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기도하여 비를 오게 하리라'고 하였다. 농민들이 허락하니 대사는 지성으로 기도하여 단비가 넉넉히 와서 여러 사람이 감화되었다. ※ 육조 스님은 황매산에서 오조 스님의 법을 전하여 받고, 속인으로 사냥꾼을 따라다니면서 그물을 지키고 있다가 노루나 토끼가 걸리면 몰래 놓아 주기를 십육 년 동안이나 하였는데, 나중에 조계산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을 제도하여 그 은혜가 온 천하에 퍼졌다. 참새는 옥환을 물고 와서 은혜를 갚았고, 여우는 우물 위에서 도술을 가르쳐 주었다. ※ 양보(揚寶)가 어렸을 적에, 한 참새가 올빼미에게 채여서 땅에 떨어졌다. 개미떼들이 모여들어 뜯어 먹으려는 것을 보고, 가져다가 상자에 넣어 두고 먹을 것을 주어서 상처가 다 나은 뒤에 날려 보냈더니, 꿈에 누른 옷을 입은 동자가 와서 사례하고 옥환 네 개를 주면서 말하기를, "나는 서왕모의 사자인데 그대의 신세를 지고 살아났으니, 바라건대 그대의 자손이 이 옥환같이 결백하고 정승의 자리에 오르기를 비노라" 고 하였다. 그 뒤에 과연 4대손까지 높은 벼슬을 하였다. ※ 여우가 도술을 가르쳤다는 일은, 어떤 중이 부랑해서 황정(黃精)이 사람을 늙지 않게 한다는 말을 듣고, 그 일을 시험하려고 마른 우물 속에 황정을 넣고 사람을 꾀어 우물에 들어가게 한 뒤에 연자매의 판돌로 위를 덮어 버렸다. 그 사람은 우물 속에 갇혀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때 한 여우가 우물 위에서 내려다 보며 말하기를, '그대는 걱정하지 말라. 좋은 술법을 가르쳐 주리라. 도통하는 여우들은 무덤 위에 구멍을 뚫고 그 밑에 누워서 일심으로 구멍만을 주목하여 보다가 오래 되면 날아 나오게 되나니, 이것은 선경(仙經)에서 말한 바 정신이 몸을 날게 한다는 것이다. 그대는 이 판돌의 복판 구멍만 주목하여 보라. 나는 예전에 사냥꾼에게 잡혔다가 그대가 사서 놓아 준 은혜를 갚으려고 가르쳐 주노니 주의하라'고 했다. 그 사람은 그러한 방법으로 10여 일 후에 우물에서 나왔다. 그것을 본 중은 황정의 영험인 줄로만 알고, 대중을 작별하고 황정을 한짐 지고 우물에 들어가면서 한 달 후에 열어 보라고 하였다. 기한이 되어 열어보니 물론 죽어 있을 수밖에. 죽게 되던 지네가 살아나서는 벽에 붙어서 경을 들었고, 잡혔던 두렁허리들은 누른 옷을 입고 현몽하여 살기를 구하였다. ※ 벽에 붙어 경을 들었다는 것은, 내가 어느 절에 있을 적에 어떤 사람이 지네 몇 마리를 잡아서 댓가지로 머리와 꽁지를 버티어 말리는 것을 보고 사서 놓았더니 대개는 죽고, 한 마리가 살아서 달아났다. 어느날 밤에 도반들과 함께 앉았노라니 벽에 지네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목척으로 곁을 두드렸으나 가지 아니하기에, 나는 이렇게 말하였다. "전날에 놓아준 것이 네가 아니냐? 네가 그 일을 사례하는 것이라면 너에게 법문을 말할 터이니 자세히 들으라" 하면서 "모든 중생은 마음으로 생겨났는데, 마음이 영악한 것은 범이나 이리 따위가 되고, 마음이 악독한 것은 뱀이나 전갈 따위가 되었으니, 네가 만일 악독한 마음을 없애면 그 더러운 몸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하고, 가라고 하였더니 쫓지 않아도 천천히 나가 버렸다. 함께 있던 도반이 그 모양을 보고 희유한 일이라고 탄식하였으니, 그 때는 융경 4년[서기 1571년]이었다. ※ 현몽을 하였다는 것은, 항주의 호숫가에 살던 간(干) 씨가 이웃집에서 도둑 맞은 일이 있었는데, 시집 간 딸이 두렁허리 열 마리를 어머니에게 보내면서 문안한 것을 물독에 넣어두고 잊어버렸었다. 하루 저녁에는 누른 옷 입고 뽀족한 모자를 쓴 사람 열 명이 꿇어 앉아서 살려 달라고 했다. 깨고 나서는 이상하여 점장이에게 물으니 방생하기를 원하는 것이 있다고 했다. 집안을 두루 살피니 독에 두렁허리 열 마리가 들어 있어 놓아 주었다. 그 때는 만력 9년[서기 1581년]의 일이다. 공을 베풀면 과보가 있는 것이며, 온갖 일이 모두 증거가 있으니 옛글에도 쓰여 있고, 지금에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방생한 사람들이 혹 복록이 생기고, 목숨이 장수하며, 혹은 재난을 면하거나 병이 쾌차하고, 천상에 태어나거나 도를 증득하여 공을 베푼대로 과보를 받은 것이 증거가 분명하다. 선한 일을 지으면 상서가 오는 것이니, 수도하는 사람이 어찌 은혜 갚기를 바랄 리가 있으랴! 과보를 바라지 아니하여도 과보가 저절로 오는 것은 인과가 분명한 것이므로, 받지 아니하려 하여도 할 수 없는 일이니 방생하는 이는 이런 줄을 알아라. 증거가 분명하다는 것은, 위에 말한 것들이 오래된 것은 책에 쓰여 있으니 증거가 분명하고, 요새 것은 여러 사람이 보고 들은 것이니 사실이 확실하여 조금도 허망하지 않다. 여러 사람에게 바라노니, 불쌍한 생명을 보거든 자비한 마음을 내고, 견고하지 못한 재물을 버려서 좋은 일을 많이 행하라. 여기서부터는 세상 사람들에게 권하여 죽게 되는 생명을 보는 대로 자비한 마음을 내고, 그리하여 재물을 아끼지 말아서 좋은 방편을 행하게 하는 것이다. 재물이 견고하지 못하다 함은, 홍수가 나면 떠내려 가고, 불이 붙으면 타고, 관리가 달라고 할 수도 있고, 도둑이 빼앗기도 하여, 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견고하지 않다는 것이며, 재물을 버려 복을 지으면 견고하지 못한 재물을 견고한 재물로 바꾸는 것이다. 만일 재물이 없거든 자비한 마음만 내더라도 복덕이 되는 것이며, 다른 사람을 권하여 방생케 하거나 방생하는 것을 보고 칭찬하고 따라서 좋아하여 착한 생각을 늘게 함도 큰 복덕이 되는 것이다. 만일 여러 생명을 살리면 큰 음덕을 쌓는 것이요, 한 마리 중생만 살려 주더라도 좋은 일이다. 형편이 넉넉하면 많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 참으로 큰 음덕이 될 것이요, 할 수 없으면 한 중생만 구하여 주어도 선한 일이니, 보잘것없는 선이 무슨 공덕이 있으랴 하여 소홀히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이런 이치를 몰라서 새우같이 값싸고 수효가 많은 것만을 가리어 사서 방생하려 하고, 한 개의 큰 짐승은 만나고도 본체만체 하니, 이것은 자기의 복이 많기만 탐하고 중생의 고통을 모른 체하는 일이다. 그러고야 어떻게 많은 복을 지으랴! 기억할 일이다. 가슴에라도 새겨 두고....... 진실로 이렇게 하기를 날마다 하여 세월이 흐르면, 자연 선행이 넓어지고 복덕이 두터워져서, 자비는 세상에 가득하고 이름은 천상에까지 사무치리라. 작은 선이나 큰 선이나 오래오래 행함이 귀한 것이니, 날마다 행하고, 달마다 행하여 선한 일이 많으면 행이 넓어지고, 행이 넓으면 복덕이 두터워지느니라. 자비한 공이 오래 쌓이면 덕이 세상에 가득할 것이요, 사람들의 마음에 흡족하면 하늘도 기뻐하리라. 혹은 말하기를, '저렇게 높이 있는 하늘이 어떻게 인간의 일을 샅샅이 알랴' 하지마는, 천왕은 여섯 재일마다 인간계로 돌아다니면서 조그마한 선도 반드시 알고, 털끝만한 악이라도 꼭 살핀다고 한다. 또 인간이 십선(十善)을 행하면 하늘이 이기고, 인간이 십악을 행하면 아수라가 이기게 되므로, 제석천왕은 언제나 사람들이 선한 일 하기만을 바라는 것이다. 한 사람이 선한 일을 지어도 날아다니는 천신이 상제에게 보고한다는 말은, 경(經)에 분명히 쓰여 있는 일이니 억설이 아니리라. 방생하면 원통한 업을 말끔히 씻어주는 것이므로 많은 복을 금생에서 받게 되고, 선근을 북돋으면 좋은 경사가 이 다음 세상에까지 미치리라. 놓아주어 죽지 않게 되면 저절로 원수가 없을 것이니, 금생에만 복락을 받을 것이 아니라, 이 선근으로 이 다음 세상에까지 오래 살고 복을 받아 마침내는 성불하여 모든 중생이 귀의할 것이니, 이런 것이 좋은 경사이다. 다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고 경문을 읽어 주어, 그들로 하여금 극락세계로 회향하여 영원히 나쁜 길에서벗어나게 한다면, 내는 신심이 더욱 크고, 심는 공덕이 한량 없이 깊으리라. 죽을 생명을 놓아주는 것이 선근 공덕이기는 하나, 다만 육신을 제도하는 것 뿐이고, 혜명을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 다시 아미타불의 거룩한 명호를 부르고, 대승경전의 훌륭한 법문을 읽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생명 있는 것을 사서는 이내 놓아 주어야 하며, 경문을 읽기가 불편하거든 염불만 하여서 혜명을 도울 것이다. 만일 오늘 산 것을 내일 방생하거나 새벽에 산 것을 오후에까지 그냥 두고서, 도량을 차리고 사람들을 모으느라고 시간을 늦추면 죽는 것이 많을 것이니, 그렇게 방생하는 것은 순수할 수 없는 빈 이름 뿐이니라. 염불한 공덕으로 모든 생명들이 이 생을 마치고는 서방 극락세계에 가서 연꽃 위에 화생하여, 물러가지 않을 자리에 이르러 나쁜 갈래를 떠나 영원히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고통 받는 중생을 놓아주는 것은 선한 마음이지마는, 극락세계에 왕생케 하는 일은 보리심이므로 더욱 크다는 것이다. 방생하여 얻는 복은 세간의 복이지마는, 나쁜 갈래를 벗어나게 하는 것은 출세간의 복덕이므로 한량 없이 깊다는 것이다. 도업은 이것으로 말미암아 빨리 성취되고, 연화대에는 이 공덕으로써 상품에 나게 되리라. 선심이 크고, 공덕이 깊은 것은 증험할 수 있다.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이 보살의 수행이니, 이 수행으로 도업을 닦으면 마치 순풍을 만난 배와 같아서 열반의 저 언덕에 빨리 이를 것이다. 정토에 왕생하는 세 가지 복 가운데 자비한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는 것이 그 하나이니, 이제는 살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방생까지 하였고, 방생하면서 경법으로 제도하여 정토에 태어나게 하였으니, 이러한 마음으로 이타행(利他行)을 하면 과보가 원만할 적에 구품연대에 태어날 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다. 여러 사람들이여, 덕이 박하고 미천한 사람의 말이라도 믿어주면 다행이겠노라.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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