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터미널 11번 탑승장에서 송전 지나 오산으로 가는 24번 시내버스를 타고 안어고개가 있는 창리에서 내려 창리저수지를 구경하고 산으로 붙어 완만하고도 호젓한 능선 따라 아무것도 없는 시봉산(x121.9m)을 지나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종일 걸어도 마음 편할 산길을 따라간다.
표지기 몇장이 걸려있는 달봉산(x206.9m)을 넘고 잘 정돈된 묘지들이 있는 우뢰골고개에서 따사한 햇살을 맞으며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어제의 산행으로 묵직한 다리를 채근해서 갈림길에서 5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보실봉(x214.6m)을 다녀와 생태 통로로 도로 고개를 건넌다.
산으로 깊숙하게 파들어온 공장을 보면서 공터에 낡은 삼각점과 정상목이 놓여있는 함봉산(306.3m)을 넘어 처음으로 등산객 한분과 지나쳐 삼거리에서 능선에서 벗어나 있는 병봉산(x238.5m)을 다녀와 거센 바람을 피해 근처의 무덤을 찾아 떡과 어묵을 끓여 소주를 돌리며 추위를 달랜다.
더욱 뚜렷해진 산길을 타고 서낭당 흔적이 있는 상봉고개를 건너고 349.7봉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삼각점을 찾다 포기하고 지형도의 아흔아홉고개로 올라가니 데크 전망대에 무봉산 정상석이 놓여있고 막걸리와 어묵을 파는 상인이 있어 가족들과 놀러 나온 산책객들로 붐빈다.
점점 차가워지는 바람을 맞으며 실제 무봉산(x361.3m) 정상을 지나고 정자가 있는 삼거리에서 산책로와 헤어져 북쪽으로 꺾어 흐릿한 족적 따라 긴장해서 코리아컨트리클럽을 횡단해 정상 등로와 만나 이정판도 서있는 임도 고개를 건너 널찍한 임도를 마냥 따라간다.
송전탑을 지나 한남정맥과 만나서 가파른 나무계단들을 타고 정자가 서있는 부아산(402.9m)으로 올라가면 쌈박한 용인시 특유의 정상석과 삼각점(용인23/1984복구)이 놓여있으며 전망대 데크에서는 용인 시가지가 발아래로 펼쳐지고 군부대가 있는 석성산에서 함박산으로 이어지는 정맥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근처 아파트에 산다는 부부에게 따뜻한 커피를 얻어 마시고 밑으로 터널이 지나가는 하고개를 건너서 지나온 부아산을 뒤돌아보며 지적삼각점이 있는 341봉 벤치에 앉아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고 힘을 내어서 명지대를 내려다보며 서둘러 정상석이 서있는 함박산(x349.3m)으로 올라가니 너른 공터는 텅 비어있고 찬 바람만 불어온다.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과 헤어져 명지대 쪽으로 꺾어 밧줄 난간들이 쳐져있는 잘 정비된 산길을 한동안 따라가 임도를 만나고, 신기저수지를 지나 남동마을에서 산행을 마치고는 택시를 불러 가까운 용인으로 나가 뜨거운 동태탕에 소맥 몇 잔으로 얼은 몸을 녹이고 터미널에서도 어묵탕에 소주를 마시며 버스를 기다려 서울로 돌아온다.
첫댓글 한남정맥 부아산에서 분기되는 무봉단맥과 함께 한남정맥 부아, 함박산 구간을 다녀오셨네요....얼마전에 걸었던 길이라 기억이 새롭습니다....
무봉단맥은 의외로 호젓한 길이 이어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