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놀부심보가 하나 더 있다
우리 집과 가장 절친한 분이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차까지 샀지만 아직 거리에 운행을 하려니 연수가 필요해서 부탁을 하기에 삼 일간 같이 동승해서 교습을 해주게 되었다. 앞전에도 놀라게 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도 두 사람은 기왕 배우고 가르치는 입장에서 도중하차하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용기를 내어 끝까지 밀고가자고 다짐을 했다. 어제는 심하게 놀라게 했다. ‘좌회전 신호 받아서 앞차를 따라가지’ 고 했는데
그만 그 비좁은 공간에 U턴을 하는 바람에 자칫 인도를 진입하려는 순간 브레이크를 밟아서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십년감수를 했다.
운전자가 하는 말이 “지금 어디로 가는 거예요?” 더 이상 운전대를 맡길 수가 없어서 “집사님! 내리세요, 집에까지 제가 몰고 갈게요.” 내가 놀랬으면 본인은 얼마나 놀랬을까? 그래도 야단을 치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어도 ‘개구리가 올챙잇적 생각을 해서’ 꾹 참고 “많이 놀랐죠.” 위로해 주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장맛비는 오락가락하는데 후진! 전진! 외친다고 가랑비에 옷이 흠뻑 젖는 것도 몰랐다. 누구나 면허증을 교부받아도 주차를 하라면 잘 못한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아파트 마당 주차장에서 주차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저녁에 우리 집으로 돌아오면서 좀 힘들었든지 배고픈 줄도 몰랐다.
아들도 하는 말이 “아버지는 대단하시다. 내라도 운전을 못 가르치겠다”고 한다.
집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는 순간 겨드랑과 허리띠 부분이 가렵기 시작했다.
평생에 이런 일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오늘 심히 놀라는 바람에 피부알레르기가 일어나는가 싶었다 일종의 신경쓰면 일어나는 대상포진 같은 증상? 조금 있으면 괜찮겠지,
지금 몇 신가? 한밤중이 되니 더욱 심하다 ( 사진 참조)
잠은 안 오고 병원을 갈수도 없고 오늘이 주일이라 동네병원도 문 닫고 종합병원 응급실에는 가기가 싫은데 나중에 급하면 가야겠지.
근데 나에겐 언제부턴지 천진난만한 고운 심성이 야박한 세상을 일흔 고개를 넘다보니 놀부심보로 나도 몰래 변한 것이다.
그래서 나에겐 골무만한 심보에 놀부심보가 하나 더 들어앉아 있다는 걸 알았다. ㅎㅎㅎ
남들이 곤히 떨어져 자는 집에 카톡을 보내기도 했으니...
제일 먼저 카톡을 받은 사람은, Out of sight, out of mind,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도 멀어진다는
그런 사람이 아닌, 바로 제일 가까운 안중에 들어찬 사람이다.
혹시 선잠을 깼을지는 몰라도 그 이는 행복한 줄 알까, 모를까? 그래도 남의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고 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이제 잠노미 도망을 가고 ‘홀로 자판기 두들기고 있는 이 청승맞은 사람아! 그냥 잠자리에 들거라,’ 해도 글 쓰는 순간에 장마전선이 물러가듯 가려움증으로 그
고통을 잠시 잊으려고 하지만 이젠 온 몸으로 확대되어 마치 성경에 욥이 기왓장으로 온 몸을 피가
나도록 긁어 심지어 개들이 와서 핥더라고 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그는 왜 내가 태어났던고? 자기 생일을 저주했다. 그리고 살을 붙이고 한솥에 밥을 먹던 아내도 곁을 떠났다.
누가 지금 내 맘을 알아줄까? 오늘은 주일, 이른 새벽 여명이 밝아온다. 아무래도 병원응급실을
가기 싫은데 찾아가야겠다.
첫댓글 장로님 ㅎㅎ 건강하세요~
주예수님께 기도 할께요